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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철포, 궁수 합동운용편을 올리는게 순서이지만 일단 쉬어가기 먼저 하겠습니다.
합동운용편은 왠지 안해도 크게 지장이 없을것 같아서 망설이는 중입니다. 그렇다고 기+보+궁 통합운용으로 건너뛰자니 그것도 좀 머시기합니다.
DLC로 새로운 유닛이 추가되었습니다. 예상했던대로 범용성이 높은 유닛을 만들지 않았던것이 새로운 유닛을 팔기위한 제작사의 전략이었습니다. 쇼군2라는 게임 자체가 유럽쪽 유저들, 그중에서도 밀리터리 지식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주 고객으로 삼고있다는 점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매니아는 아니지만 대강은 알고있는 사람들(+호기심)이 주 타겟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마케팅전략은 세부고증은 수준이 높지만 큰그림은 엉성하다는 점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물론 까려면 한없이 깔 수도 있는 수준이지만 게임을 놓고 왈가왈부 하는것도 좋을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쨋든 이번 쇼군2는 블리자드 따라하기가 기본 컨셉입니다. 시디를 팔기위해서 유인책으로 멀티강화를 추구한 것 까지는 좋았지만 베테랑이라는 유닛성장을 적용한 덕분에 멀티를 제대로 말아먹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리니지처럼 레벨빨이 깡패인 게임이 얼마나 지저분해 질 수 있는지를 쇼군2에서도 제대로 보여줍니다. 덕분에 토탈워의 기본뼈대인 싱글은 상당히 홀대받게 되었고 더구나 핵심적인 재미라 할 수 있는 전투에서도 맥빠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싱글은 대충하고 빨리 멀티로 와라. 당연히 시디는 샀겠지? 나중에 DLC도 꼭 사라! ' 라는 의도가 보이는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조금 씁쓸합니다.
다음번 시리즈가 어떤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쇼군2 정책을 그대로 밀고갔다가는 말아먹을 가능성이 높을것 같습니다.
이번편에서는 게임에 등장하는 각종 근접무기들을 소개하겠습니다. 가볍게 읽고 넘어가면 되는 내용입니다.
화약무기 이전의 무기들을 흔히 냉병기라고 부릅니다. 칼, 창, 활 등이 그것입니다. 차가운 무기라는 뜻입니다.
일본 전국시대는 말그대로 전쟁의시대였기 때문에 당연히 각종 무기가 발달했습니다.
무기는 시대를 반영하게 마련입니다. 보잘것 없어보이는 무기를 사용한다고 조롱을 한다면 그건 멍청한 소리라는 뜻입니다.
당대의 모든 지혜가 녹아드는 지점이 군사학이고, 활용가능한 최고의 기술이 집약된것이 무기입니다. 어느시대나 똑같습니다.
쇼군2에 등장하는 근접무기류는 크게 타치, 카타나, 나기나타, 야리 등이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더 다양하고 세밀하게 구분이 됩니다. 게임에서도 가능하면 반영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신기한게 많을 수록 판매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1. 타치(太刀)
- 큰칼이라는 뜻입니다. 대략 80~150cm 길이로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일본인의 평균신장을 감안하면 상당히 대형무기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흔히 카타나와 혼동하는경우가 많은데 사실 전문가도 얼핏 봐서는 구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카타나와는 달리 고급지휘관이 사용하는 무기였으며 실전용보다는 권위를 상징하는 용도가 강합니다. 일본사극에서 영주옆에 세로로 세워놓은 칼이 자주보이는데 이 칼이 타치입니다. 현대에도 일본 스모에서 타치를 앞세우고 입장하는 의식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권위를 앞세운 의전 성격이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물론 실전에도 사용됩니다) 타치를 사용하다가 칼이 부러지면 다듬어서 카타나 또는 와키자시 등으로 재활용했다고 전해집니다.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입니다.
2. 코시카타나(腰刀) , 와키자시(脇差)
- 코시카타나는 허리 요 자에 칼 도 자를 씁니다. 허리에 차는 칼이라는 뜻입니다. 와키자시는 옆구리 협 자에 어긋날 차 자를 씁니다. 옆구리에 어긋나게 차는 칼 이라는 뜻입니다. 코시는 카타나의 일종으로 길이는 대략 40cm 가 안되는 단검이며 와키자시도 비슷한 크기의 칼입니다. 구분하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칼의 모양과 착용법, 용도 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은 타치를 착용한 모습입니다. 뒤에서 소개할 카타나와는 착용법이 다릅니다.
코시카타나의 착용법도 잘 나타납니다.
<타치 + 코시카타나 착용>
영화 <카게무샤>의 한 장면입니다. 칼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타치는 날이 아래로 향하게 해서 끈으로 허리띠에 묶습니다. 약간 늘어뜨린 형태라서 움직이면 덜렁거립니다.
고급무사들이 주로 착용하기 때문에 장식도 화려하게 발전한 경우가 많습니다.
무장의 배부분에 가로로 꽂혀있는 작은 칼이 보입니다. 코시카타나 입니다. 보조용 단검입니다. 실제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평상복 차림에서도 코시카타나는 반드시 착용한다는점을 감안할때 의장용 칼이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흔히 날밑이라고 부르는 칼 손잡이와 칼날의 경계에 붙이는 넓은 쇠가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타치와는 달리 허리띠에 꽂아 넣은 형태입니다.
3. 우치카타나(打刀)
- 때릴 타 자에 칼 도 자를 씁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카타나는 우치카타나의 줄임말입니다. 흔히 보병의 주력무기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고 사극에서는 칼들고 덤비는 왜군이 자주 나오지만 주력무기는 아닙니다. 물론 전투에서 쓸 수도 있지만 접근전을 위한 보조무기의 개념이 더 강합니다. 타치보다는 한등급 아래의 칼로 간주되며 주로 하급 무사나 졸병들이 착용합니다. 길이는 대략 40~80cm로 착용할때는 타치와는 다르게 칼날이 위로 향하는 형태로 허리띠에 꽂아넣습니다.(연결고리가 따로 없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칼을 위로 불룩한 형태로 착용했다면 카타나, 아래로 불룩하다면 타치로 구분하는게 가장 편합니다.
키가 작은 사람이 혼자힘으로 칼을 뽑으려면 아무래도 칼날을 위로 향하는 형태가 더 유리합니다.
타치의 경우는 혼자 뽑을 일이 거의 없습니다. 일본사극에서 항상 시종이 칼을 대신 들고 다니는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아래 사진은 우치카타나를 착용한 모습입니다.
<우치카타나 착용>
영화 <카게무샤>의 한장면입니다. 왼쪽의 야리사무라이에 주목합시다.
왼쪽의 졸병들이 착용한 칼이 우치카타나입니다. 위로 불룩한 형태로 허리띠에 꽂아넣은 모습이 보입니다.
딱 봐도 2번무기의 개념으로 운용된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타치와 비교해도 길이가 짧고 장식도 단순합니다. 대량생산을 해서 하급 졸병들이 쓰는 무기이다보니 타치만큼 화려할 이유가 없습니다.
4. 노타치(野太刀) , 나기나타(長刀)
- 노타치는 타치보다 날이 더 긴 공격용 무기입니다. 보통 2m에 최장 3m 짜리도 있다고 전해집니다. 크기도 크고 무게도 무겁기 때문에 매우 다루기가 힘든 무기입니다. 전국시대의 일본에서 철갑옷은 매우 늦게 보급된 편입니다. 따라서 노타치를 운용할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후려쳐서 통째로 썰어버리는 전술이 통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워낙에 다루기가 힘들어서 방어가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게임에서도 노타치의 방어력은 형편없는 수준으로 설정되어있는데 고증에 충실했다는 의미입니다. 주로 힘 좋고 깡 좋은 정예 병사가 노타치를 다루었다고 전해집니다.
나기나타는 길 장 자에 칼 도자를 씁니다. 길다는 의미는 손잡이가 길다는 뜻입니다. 손잡이가 긴 칼 이라는 의미입니다.
창이 아니라 칼의 개념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길이는 대략 1~3m 이며 게임에서는 사무라이와 몽크가 나기나타를 사용하는것으로 설정되어있습니다. 이 또한 고증에 충실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한때나마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나기나타가 갖는 치명적 단점, 즉 근접전에서는 칼보다 불리하고 원거리에서는 창보다 불리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한때 유행했던 표현을 빌리자면 '이건 창도 아니고 칼도 아니여~!'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주력무기에서 퇴출당하는 신세가 되었지만 전국시대이후로는 주로 승려나 여성들의 호신무기로 사랑받으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간이 비좁은 집단전투에서는 나기나타를 휘두르는게 불리하지만 1:1 승부라면 오히려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게임 오프닝 영상에 등장하는 승려도 나기나타를 들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노타치와 나기나타입니다.
<노타치 , 나기나타>
이해를 돕기위한 예시입니다. 오른쪽 몽크는 카타나를 차고 있습니다.(칼날이 위로 향해있음)
왼쪽 노타치의 경우 칼 길이가 대략 2m 정도로 추정됩니다. 오른쪽 나기나타는 대략 2.5m 정도로 보여집니다.
고증에 철두철미했다면 아바타가 머리하나 크기만큼 작아야겠지만 이정도는 애교로 넘어가도 무방합니다.
노타치는 칼이 크고 무겁기 때문에 어깨에 걸치는 형태로 휴대하는게 보통입니다. 칼집에 넣어두면 등에 메고 다니기도 합니다.
사진으로 봐도 노타치는 휘두르다가 빗나가면 바로 죽는다는게 느껴집니다.
나기나타의 경우는 카타나에 긴 자루를 붙인 형태입니다. 손잡이가 길 수록 다루기 쉽고 짧을수록 고급기술이 필요한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몽크의경우는 사기를 더욱 높이고 전투력은 지금보다 떨어뜨리는게 더 적절하지만 게임 밸런스 때문에 현재의 모습으로 설정된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니면 제작진이 당시의 몽크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잘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5. 야리(槍)
- 야리는 냉병기시대를 대표하는 주력무기입니다. 흔히들 칼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창은 철포나 대포가 본격적으로 전장을 지배한 이후에도 오랜세월동안 주력무기의 자리에서 밀려난 적이 없습니다.
앞에서 무기는 시대를 반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창은 더 먼 거리에서 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칼처럼 가까이 붙어야 위력을 발휘하는 무기는 그만큼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지만 창의 경우는 기술보다 머릿수가 더 중요했습니다. 따라서 별도의 훈련이 없이도 간편하게 다룰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징집병을 대량으로 운용하는 시대에는 언제나 창이 주력무기였습니다.
(물론 유목문화권에서는 활이 주력무기로 사용되었습니다)
야리는 그 중요성 만큼이나 다양한 형태가 존재합니다. 길이에 따라서 대략 3m 정도 길이의 테야리(手槍)와 6m까지 길이가 늘어난 나가에야리(長柄槍)로 나뉘어집니다.(길 장, 자루 병, 창 창) 이번 DLC에 나가에야리가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창날의 모양에 따라서도 구분지을 수 있습니다.
a. 스야리(素槍) - 꾸미지않을 소 자에 창 창 자를 씁니다. 날이 곧고 짧습니다. 게임에서 야리 사무라이의 무기로 등장합니다.
b. 카마야리(鎌槍) - 낫 겸 자를 씁니다. 옆으로 가지가 뻗어있는 형태의 창을 말합니다.
흔히 십자창이라고 불리는 모양으로 게임에서는 야리 아시가루의 무기로 등장합니다.
창과 극(갈쿠리)을 혼합한 형태입니다. 비숙련자들을 위한 하급무기로 운용됩니다.
c. 오미야리(大身槍) - 날이 긴 창입니다. 게임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여담입니다만 한국 사극에서 단골로 나오는 삼지창은 일본으로 치면 넓은 의미로 카마야리의 범주에 넣을 수 있습니다. 원래 창은 기본적으로 최소한 3m정도의 길이로 만들어지는게 고증에 맞지만 창이 너무 길면 근접샷에서 화면이 짤린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화면빨을 위해서 고증따위는 무시해버리는 한국 사극의 특성상 당파(삼지창)가 원래 길이로 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여집니다.
아래사진은 창의 다양한 형태를 보여줍니다.
<나가에야리>
일본쪽 사이트에서 업어온 사진입니다.
창의 길이가 무척 길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참고적으로 나가에야리 부대의 주요 전투기술은 찌르기 보다 후려치기였다고 전해집니다. 5~6m 길이의 장대를 후려치면 그 위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한 지점을 노리고 찌르는것 보다 더 쉽게 전투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멀리서 적을 공격하기 때문에 궁수만큼의 기술이 없어도 안전하게 싸울 수 있어서 사기가 낮은 징집병들에게는 중요무기로 각광 받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스야리, 카마야리, 오미야리 입니다. 날끝의 형태가 다양합니다.
<스야리, 카마야리>
이해를 돕기위한 예시입니다. 왼쪽이 스야리, 오른쪽이 카마야리입니다.
왼쪽은 야리 사무라이입니다. 창날이 단순하고 길이는 대략 2~2.5m 로 설정된것 같습니다. 길이로는 테야리이고 창날의 모양으로는 스야리로 부를 수 있습니다. 귀찮으면 그냥 창으로 불러도 상관없습니다.
오른쪽은 야리 아시가루 입니다. 창날이 십자모양이고 길이는 4m 정도로 추정됩니다.
창이 짧다는건 그만큼 훈련이 되어있어서 길이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게임에서도 야리 사무라이는 정예 창보병으로서 스야리를 착용한 것으로 설정되어있습니다. 반면 일반 징집병인 아시가루는 사기나 훈련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카마야리를 착용한 것으로 설정이 되어있습니다. 세부고증에 신경을 썼다는 뜻입니다. 설정은 엉성한데 세부고증은 치밀한 것으로 봐서 제작진이 아무래도 확실한 눈요기에 신경을 많이 쓴것으로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모두 보조무기로 카타나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오미야리>
일본쪽 사이트에서 업어온 사진입니다.
창날이 거의 칼 수준으로 길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창으로서는 별로 유리할게 없습니다. 일단 날이 잘 부러질 수 있는데다가 찌르기가 기본 창전술이다보니 활용도는 아무래도 떨어지게 됩니다. 군용무기는 무조건 튼튼한게 최고입니다.
알면 좋고 몰라도 상관없는 내용입니다.
그래도 기왕이면 알아두는것이, 가뜩이나 밋밋해진 게임에 깨알같은 재미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궁수+철포 합동운용편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올리겠습니다.
안해도 될것 같다 싶으면 그냥 뭉텅 건너 뛸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제가 게을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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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우왕 좋은글이네요. 잘봤어요.
ca가 무기고증에 신경을 쓰긴 썻군용
올ㅋ 좋은정보 얻어갑니당 ㅎㅎ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