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씨가 통솔하는 보건복지부의 어설픈 일처리 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음식 영역에 적대적 갈등이 증폭되었는데, 농수산물유통공사 상하이 지사는 대장금의 한상궁 탤런트 양미경씨를 초청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대장금’이 방영되면서 주인공인 이영애씨보다 한상궁 역의 양미경씨가 더 높은 인기를 누렸는데, 양미경씨가 상하이를 방문하면 중국 내 한국음식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을 것이며 우리 음식의 위상을 다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대장금에서 한상궁은 고상한 품격으로 아름다웠습니다. 한상궁은 상상으로 조작하여 드라마에 구현한 인물이었습니다만 한상궁 연기를 했을 뿐인 양미경씨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한류열풍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입니까? 엄격하고 솔직하게 말하더라도 한상궁과 양미경씨가 직접적인 상관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까?
시청률이 매우 높았던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주인공인 김삼순의 직업은 케익을 만드는 제과제빵사였는데, 그 드라마가 방영되는 과정에서 김삼순에 공감하는 감성이 확산되고 있었습니다. 김삼순 역할을 맡은 김선아씨의 실제 직업은 결코 제과제빵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제과제빵사와 관련된 직종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시장에서 제과제빵을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는 추세가 명백하게 형성되고 있기에 제과제빵사라는 직업의 인기가 올라가는 추세가 형성되었다면 이성적이었겠지요. 그렇지만, 단순히 드라마의 주인공이 제과제빵사였고, 그 제과제빵사의 연기에 감동을 받았기에 그 직종의 인기가 올라간 추세가 생긴 것이니 감성에 치우친 경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현실 속에 엄연히 그런 경향이 발생하였습니다.
영화는 단순히 스크린에 비춰지는 색상의 조합일 뿐입니까? 불 꺼진 극장에서 팝콘을 집어먹으며 잠시 빠져들었다가 극장 밖 환한 곳으로 빠져나오면 망각의 영역으로 희미하게 사라져갈 심심풀이 유희일 뿐입니까?
100%까지는 아닐지언정 어떤 이에게는 1%의 진실로, 어떤 이에게는 50%, 어떤 이에게는 50%를 훌쩍 넘는 진실로 작용할 수도 있는 현실적 영향력을 지녔기에 어떤 폭력영화를 40번이나 보고 대사를 거의 외울 정도가 되었다는 청소년이 그 영화장면처럼 친구를 죽이는 지경에 이르기도 하는 것이겠지요.
얼마 전 케이블TV로 ‘동해물과 백두산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코미디물이지만, 내용이 참으로 해괴하였습니다.
대한민국 경찰은 어벙하고 느끼한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어 봉변을 당할 때 통쾌한 기분이 들었고, 북한에서 내려온 인민군은 따뜻하고 정의로운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어 정이 가고 편들어 주고 싶은 기분이 강하게 드는 거였습니다.
인민군(북한 해군) 두 명(최백두, 림동해)이 배를 타고 낚시를 하다가 술에 취했습니다. 잠이 들었습니다. 표류했습니다. 도착한 곳은 대한민국 동해안의 해수욕장 근처였습니다. 해수욕장에는 가출한 여고생 3명이 놀러왔습니다. 그 중 하나의 아버지는 경찰서장입니다. 경찰서장은 딸을 찾기 위해 부하경찰 세 명을 해수욕장으로 보냈습니다.
경찰 세 명은 해수욕장에서 비키니를 입은 여자들에게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 물에 들어갔다가 수영복을 인민군에게 빼앗깁니다. 인민군은 그 수영복을 입고 돌아다니고, 맨 몸이 된 경찰 두 명은 웃음거리가 됩니다. 여고생 3명에게 깡패들이 껄떡거립니다. 인민군 오빠들이 그 깡패들을 물리쳐줍니다. 경찰서장의 딸은 정의의 사도로 등장한 인민군 오빠에게 반합니다.
그따위로 영화가 진행되다가 인민군 두 명은 배를 구해서 밤에 북한으로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오빠들을 바라보면서 경찰서장의 딸은 눈물을 흘리면서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다시 만나면 친구로 지내자…고 외칩니다.
그것은 코믹 영화에 불과하지만 그 영화를 무비판적으로 본 사람들의 의식에 알게 모르게 북한 인민군은 인간적이라서 우리의 친구일 수 있으며 대한민국 경찰들은 나사가 한두 개는 빠진 등신이라서 긍정적으로 상종할 가치는 없다는 생각의 씨앗이 뿌려졌겠지요.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 영화가 언제 개봉했는지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노무현 정권이 출범한 후인 2003년 12월 31일이네요.
독재를 했다는 비방이 있기는 합니다만 ‘태극기가 세계만방에 힘차게 휘날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국가관이 확실했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이었다면 그처럼 진실을 더럽게 왜곡하는 영화가 만들어질 수 없었겠지요.
노 대통령의 국가관이 건전하였다면 대한민국 멸망이 목표였던 김일성을 찬양하는 강만길이나 한홍구 부류가 국민혈세로 월급을 받아 챙기는 공직의 업무를 수행하는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강만길, 한홍구 부류가 공직을 맡아서 국민혈세로 월급을 챙기는 세상이기 때문에, 인민군은 정의로운 아저씨로, 대한민국 경찰은 꺼벙이로 묘사하는 영화도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거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거였습니다.
예술이나 문화나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북한의 지극히 사소한 장점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한국의 지극히 사소한 단점에 현미경을 들이댄 다음, 그 장점과 그 단점을 비교하면서 마치 북한은 멋있고 한국은 엿 같다는 식의 이미지를 생산하며 열등의식을 유포시키는 경향은 깽판일지언정 진보이며 개혁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뉴라이트는 희망입니다. 뉴라이트는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기를 그처럼 더럽게 파괴하는 짓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뉴라이트가 부흥할수록 대한민국 정기도 더욱 활기차게 부흥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