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15. 금요일
소포가 왔다
짠딸이 엄마 것도 같이 샀어하며 하얀 구름을 꺼내놓는다
이게 무슨 용도일까
눌러보니 폭신폭신하며 탄력도 좋다
노트북 사용할 때 팔 지지대로 쓰는 것이란다
오호!
아주 좋은데~~
이 손목 보호대는 언제 부터 있었던 걸까
갑자기 마우스 사용할 때 요긴하게 쓰고 있는 이 손목 보호대의 역사가 궁금해졌다
분명 서울 예술의 전당 광장에서 플리마켓처럼 열렸던 곳에서 산 기억이 있다
빅데이터인 내 카페에 '예술의 전당'을 검색어에 넣으니 쫘르르 쏟아지는 글들
대부분 전시회나 음악회의 내용이지만 그 틈에 하나 찾아내었다
2003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전시회가 열렸던 기간이 있었다
바르셀로나와 스톡홀름 런던 등 권위있는 디자인 전시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작품들이 전시되었었는데
야외광장에서 플리마켓이 함께 열려 개성 있는 젊은이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상품들이 흥미를 끌었었다
정말이지 이 손목보호대는 귀엽긴 한데 용도를 몰라서
'이건 어디에 쓰는 물건이에요?'
하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보니 이 유연한 고양이는 우리 집에서 23년을 함께 살았네
목천의 카페를 찾아갔다
독립기념관쪽으로 내려오면 금방 도착할 것을 멀리로 돌려서 안내한다
나중에 뉴스를 보니 독립기념관에선 광복절 행사와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활동이 열려 진입하기 어려웠을 게다
똑똑한 내비게이션 같으니라고!
한적한 카페에서
'아인슈페너'를 주문했더니 빈의 번화가 카페에서 이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속으로 수없이 발음을 연습했던 기억이 나 웃었다
아인슈페너, 혹은 멜랑쥐 커피가
우리나라에선 비엔나커피로 불리며 뭔가 세련된 사람이 되기 위해 다방에서 한번쯤은 주문해야 했던
일반 커피보다 조금 비쌌던 바로 그 커피
휘핑크림맛에 진한 커피가 한없이 부드러웠던 바로 그 커피를 오늘 마셔봤다
아마 비가와서 괜히 그러고 싶었나 보다
요 순대 한 접시 때문에
참 뭔가 언밸런스한 듯한 하루
커피를 마시러 간 곳이 목천이니 목천 옆동네는 병천 아닌가요
갑자기 순대가 먹고 싶은 걸 어쩌겠어요
아인슈페너와 순대
참 재밌는 조합이다
그런데 진짜 몇 년 만에 먹은 순대가 이렇게 맛있을 수가
접시를 싹싹 비우고 얼큰이 순댓국까지 한 그릇 나눠 먹고 배를 두드리며 나왔다
배불리 맛있게 먹는 행복은 행복 중에 제일가는 행복
음식점을 나오니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고 있다
오는 길 비상 깜빡이를 넣고 달려야 할 정도로 앞이 잘 안 보이는 폭우를 만났다
와우~~~
병천을 벗어나 집 근처에 오니 햇살이 강렬하다
게릴라성 폭우라는 게 이런 걸까
아니면
말레이시아에서 경험한 스콜이 이제 우리나라에 수입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