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제40권》
44. 구중생거품九衆生居品
[7 - 3]
부처님께서 모든 하늘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그만두라. 내가 스스로 알아서 하리라. 옛날 일이 기억나는구나. 여래는 아직 부처가 되지 못하고 보살행을 닦고 있을 때에 비둘기 한마리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바친 적이 있거늘, 하물며 지금은 불도를 이루었는데 어떻게 이 비구를 버리겠느냐? 결코 그럴 수 없느니라.
또 석제환인도 일찍이 이 병든 비구를 돌보지 않았고, 또 세상을 보호하는 주인인 비사문천왕도 이 비구를 돌보지 않았다."
그러자 석제환인도 비사문천왕도 모두 잠자코 대답하지 못했다. 그때 여래께서는 손수 비를 들고 더러운 오물을 치우고 다시 자리를 깔아 주셨다. 또 그의 옷을 빨고 세가지 법으로 보살피시고는 병든 비구를 부축해 앉히고 깨끗한 물로 목욕을 시켰다. 그러자 위에 있던 하늘들이 항수를 뿌렸다. 이때 세존께서는 그 비구를 목욕시킨 뒤에 평상 위에 앉히고 손수 밥을 먹여 주셨다. 세존께서는 그 비구가 밥을 다 먹은 것을 살피시고는 발우를 치우고 곧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3세世의 병을 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비구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태어남에는 태에서 지내야하는 괴로움이 있다. 태어남으로 말미암아 늙음이 있으니, 대개 늙게 되면 몸이 여위고 기운이 고갈된다. 늙음으로 말미암아 병듦이 있으니, 대개 병이 생기면 앉거나 눕거나 신음하게 되고 404가지 질병이 한꺼번에 닥치게 된다. 병듦으로 말미암아 죽음이 있으니, 죽게 되면 몸과 정신이 분리되어 좋거나 나쁜 세계로 가게 되는 것이다. 죄가 큰 사람은 지옥에 들어가 칼 산, 칼 나무,
불 수레, 숯불이 가득한 화로에서 구리쇠 녹인 물을 마시게 될 것이다. 또 혹은 축생畜生으로 태어나 사람들에게 부림을 당하고 풀을 먹으면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 또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겁 동안, 수십 유순이나 되는 큰 키에 목구멍은 바늘처럼 작은 아귀의 몸이 되어 구리쇠 녹인 물을 그 입에 들이붓게 될 것이다.
그렇게 무수한 겁을 지나 겨우 사람의 몸을 받더라도 몽둥이로 맞으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문을 당할 것이다. 또 무수한 겁을 지나 천상에 태어나게 되더라도 사랑하는 이와 만나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기도 하면서 만족할 줄을 모르다가 성현의 도를 들은 뒤에야 괴로움을 떠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