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 네오테크밸리산단 사업에서 손뗀다

[하루하루]

사업 추진 2년만에 청주시에 ‘포기’ 의사 전달
대우도 동반 철수… D사 등 신규 참여 의사밝혀
사업비 증액·주민반발 등 무산 가능성 배제못해

오창과학산업단지의 전경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신영이 청주 오창지역에 건설 예정이던 네오테크밸리 조성사업에서 손을 뗀다.

신영은 지난 2021년 5월 대우·원건설·IBK기업은행 등과 함께 1조8000억원을 들여 2023년까지 오창읍 일원에 신규 산업단지 조성키로 하고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청주시는 이에 따라 같은 해 10월 청주네오테크밸리 일반산업단지 조정사업 예정지역에 대한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 및 지형도면을 고시했다.

개발 제한지역은 청원구 오창읍 각리·기암리·농소리·신평리·양청리·중신리·탑리, 흥덕구 옥산면 남촌리 일원 444만1267㎡에 이른다.

개발제한 기간은 2021년 10월4일부터 2024년 10월3일까지 3년간이다.

그러나 당초 2021년말까지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서를 제출키로 했던 신영측은 몇 차례 기한을 연장한 뒤 올 연말까지 신청서 제출 기한을 다시 연기, 사업 추진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신영은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청주시에 특수목적법인(SPC) 자본금 20% 출자를 요청했으나 시는 타당성 검토와 청주시의회 의결 등을 이유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같은 시의 입장은 표면적인 것으로, 내면적으론 신영이 청주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해 올린 수익에 비해 지역사회 기여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때문에 신영이 주도하는 개발사업에 비협조적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영은 이처럼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데다 시의 자본금 출자 등 협조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 사업에서 빠지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신영은 이에 따라 최근 시에 사업 포기 입장을 전달했으며, 조만간 공문을 통해 이를 확정할 방침이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부터 함께 해 온 대우도 신영과 함께 이번 사업에서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원건설 등이 신영을 대체할 새로운 사업자를 물색, 사업을 지속 추진할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개발 시장에서 급성장한 D사가 신영을 대신해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형건설업체인 P사도 참여를 검토중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그동안 원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사업비가 당초보다 5000억원 늘어난 2조 3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점이다.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산단 개발이나 주택 분양 사업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사업비가 소요되는 사업에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또 사업예정지 주민과 입주기업들의 산단 개발 반대 움직임도 사업 추진을 위해 선행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네오테크밸리주민대책위원회는 장기간 주민 재산권 침해 등을 앞세워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입주기업대책위원회도 사업예정지내 1000여개 입주기업 가운데 80% 정도가 영세업체로, 사업장 이전을 위한 재원도 없는데다 이전할 곳을 찾기도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오테크밸리 산단 조성사업 자체가 무산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영 관계자는 "당초 시의 지분 참여를 예상하고 사업을 추진했으나 시의 입장이 부정적인 데다, 전반적인 사업 환경 등을 고려해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이같은 의사를 청주시에 전달했다"며 "다른 업체가 지분을 인수해 사업을 추진하는 데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