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잣대 / 이성경
[네 꿈은 무엇이었니?
네 결혼 상대에 대한 꿈.
어떤 사람을 바랐니?
네 글에 목사나 전도사가 꿈이었다며?]
내가 오래전에 쓴 글을 교인들이 읽고
단순히 지나가는 생각을 적은 내용과
어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적어놓은 내용과
실제로 현실을 보면서 생각한 것을
재미로든 의도가 있었든 짜깁기해서
자신들의 글에 적어놓고 판매를 하거나 주변에
입소문을 냈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났을까.
교회 안에서는 행여 내가 남전도사를 좋아해
결혼하겠다고 할 지 모른다며
연결시켜주든가 가로막든가 하자며 왈가왈가,
여자 전도사는 스스로
나의 로망이라는 우월감에 도취해
내 앞에서는 오만함을 드러냈고.
[우리가 너에 관한 글을 책으로 써냈더니
사람들이 굉장히 관심을 갖더라.
너 동네에서 꽤 좋게 평판이 났었나 본데
우리가 쓴 글을 읽더니 충격을 받더라.
오래 살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면서.]
어떤 사람이 책을 펴냈다고 해서 봤더니
내용은 조악하기 그지없는데 그런 식으로
나에 대한 글을 썼다면 어떤 일이 내 현실에서
일어났을지 예상할 수 있다.
내 글은 이미 오래전에 없어졌어도,
내 오래전 단순히 지나가는 생각은 사라졌어도
그들이 써내는 글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테니
그보다 나에게 위협적인 것이 또 있을까.
끝났지만 끝을 내지 않는 악.
[전에 그랬으니 그래서 지금 그러고 있는 거야.
혹은, 그랬으니 이런 거야.]
[그게 아니라면 저것이겠지.]
하면서 이어지는 악의 행렬.
단순 무식함. 글을 쓴다면서 글의 시점이나
의미를 무시한 채 읽으면서
나에 대해서도 그것으로 판단하고 평판을
만들어내는 악의 연결고리들.
맞지 않는 잣대를 사용하는.
끊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은데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는 좀비와 같은 존재들이
너무나 많은 세상.
첫댓글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잣대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아름다운 세상을,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그리시는 시인님의 메시지에 많은 감동을 느끼게 합니다.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