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나는 진정한 골퍼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적당히 공도 잘 치지만 골프 규칙도 잘 지킨다.
그 규칙을 나에게는 철저하며 남에게는 관대하다.
골프 실력이 아주 좋은것은 아니다.
가끔 실수할때 내 동반자들은 나를 인간적이라고
환호하며 박수까지 치면서 좋아 한다 .
그럴 때 엄청 짜증 나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한다.
진정한 골퍼는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하기 때문이다.
환희도 솓구치는 스트레스 조차도 ..
뱀처럼 구르는 샷을 해도 똑바로 멀리 굴러가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 공이
구름을 맞춘 적은 없다.
가슴 아프게 새를 맞춘 적이 두 번 있었다.
골프를 시작한지는 15년쯤 되었나 보다.
바쁘게 살 때도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은
꼭 필드에 나갔었다.
이제는 건강하게 재미있게 잘 노는 게
내 인생 과제라 생각한다.
작년 10월부터 올여름까지 주중엔 매일 골프를 했다.
요즘은 일주일에 세 번 내지는 네 번 필드에 나간다.
세 곳의 골프장에서 각각 다른 멤버들과 두 번은 걷고
두 번은 카트를 탄다.
함께 라운딩 하는 분들은 대부분 70대 초반
여성들이고 골프 구력이 30년 이상 되신 분들이다.
(가끔 나보다 더 초짜가 있기도 하다.)
하나 같이 그분들은
"내가 왕년엔 거리도 엄청났고, 퍼팅도 잘했다
나이 들으니 어쩔 수 없다 ' 말씀하신다.
옛날에 골프 못한 사람 못 보았다.
나는 겉으로도 속으로도
"믿습니다 , 믿습니다 " 한다.
그분들은 나보고 한창 때라고 하신다.
나는 조금 나이를 더 먹어도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실력은 별 차이가 없다.
나의 골프 복장은 조금은 촌스럽게 화려하고
늘 챙이 넓은 모자 , 선글라스,,긴 바지를 입는다,
대부분 여자 골퍼들은 나이와 관계없이
짧은치마를 입고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쓴다.
요즘엔 마스크까지 하니 알아보기가 어렵다.
모두 젊어 보이고 예쁘다 .
실제로도 운동을 하지 않는 분들보다
몸도 마음도 젊은것 같다고 생각한다 .
다행히도 나와 함께 골프를 하는 분들은
인성이 훌륭해 내게 많은 가르침을 주신다 .
골프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그 작은 공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내 몸이 내 맘과 같이 움직이지 않는다.
느긋한 척 해도 머리를 불쑥 드는 일이 다반사고
땅이 무슨 죄가 있다고 자꾸 파는지..?
많은 사람들이 골프가 안될 때
108개가 넘는 이유를 대기도 하지만
나는 되도록 그렇게 안 하려고 한다.
다 내 탓이오 ~ 내 탓이로소이다~ 생각한다
몇 번 잘 쳐서 스코어가 좋아 이젠 되었다 싶을 때
다시 추락한다.
나는 왜 이렇게 못할까
골프를 때려치울까 하면서
낙심해서 마음을 비우면 다시 공과 마음이 맞는다.
그럴 때 또 교만이 싹튼다.
내 이제껏 살아온 삶도 그랬다.
바라던 것들이 다 이루어졌다 생각했을 때
낭떠러지로 곤두박질하며 인생 공부를 하였다.
후회와 인내심과 겸손함을 알게 했었다 .
네 명이 아닌 두 명이나 세명이 나갈 때는
다른 사람들과 조인을 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과 골프를 해봤지만 나는
나이 지긋한 백인 남자들과 플레이할 때
제일 맘이 편하다.
유머 있고 친절하며 함께 기뻐하고 아쉬워한다.
모르는 사람들과 18홀을 함께 하는 것이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적어도 네 시간 이상이 걸린다.
남 , 여 , 젊은이 , 나이 드신 분 , 인종이
다른 사람들과 몇 시간 논다는 것이
골프만이 갖는 매력 아닐까!
두 번 정도 괴팍한 사람을 만난 적도 있다.
모든 스포츠의 좋은 점은 그것을 하는 동안엔
거기에 집중하기에 세상 사는 복잡한 일에서
잠시나마 벗어 날 수 있음인 것 같다.
특히 골프는 자기와의 감정싸움이며
이번 홀에서 망했어도 다음 홀에서 다시
새 출발이 되니 좋다.
그리고 자연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늘 새롭다.
이제 나는 골프를 잘하겠다는 욕심보다는
즐기려 맘을 먹는다.
하늘도 올려다 보기도 하고 , 나무와 꽃이 주는 향기와
바람의 방향을 만져 본다.
잔디를 밟는 발의 감촉 , 햇살의 눈부심과 따스함
그 모든 것을 느껴 볼 수 있음이 좋다.
그래도 골프를 나갈 때마다 얼토당토 않은
기대를 한다.
나의 다섯 번째 홀인원을 오늘 할지 모른다고.
언젠가 한 번은 꼭 더 할 것 같은 예감이다.
첫댓글 실력이 대단하신거 같은데요
4번이나 홀인원을.,
골프는 안해봤지만 방송으로 많이 보는데
어떤것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골프는 욕심을 버리는게 제일 중요할거라 생각들더군요
실력은 아니고 운이 좋았던것이지요,
욕심 버리고 힘빼야 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저는 심신단련으로 골프가 좋아요.
이젤님처럼 춤은 못 추거든요.
늘 반가운 이젤님 좋은 나날 보내세요.
진정한 골퍼 맞네요.
운동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있고,
타인과 더불어 해야만 되는 경기가 있겠지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은
나이 든 사람의 오기에 불과합니다.
젊은 사람을 따라 갈 수 없거든요.
예뻐보이기도 하고
부러워서도 젊은이를 칭찬하지요.
젊은 이들은 이해 하셔야 할 부분이기도 하지요.
늙음은 어쩔 수 없이 퇴행하는 것이거든요.
젊은이에게 구태어
옛날을 들먹거릴 이유가 없기도 하지요.
어디서든 스포츠에는 스포츠맨쉽이 필요해요.
사계절 골프를 할 수있는 곳에 살다보니
마땅한 운동인것 같답니다.
함께 운동하는 분들은 좋은 분들이라서
재미있게 즐겁게 플레이를 합니다.
젊은이들은 제가 봐도 참 예뻐 보이지요.
저보다 연세 있는 분들은 저보고
좋은 나이라 하고요.
고맙습니다. 콩꽃님~
골프는 나에게 낯선 운동이라 무어라 드릴 말씀은 없지만
참 멋지게 사시는 거 같습니다. 여가도 즐기고 건강도 챙기고
일석이조의 취미인 것 같습니다.
해보지는 않았지만 TV 경기는 자주 봅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거든요 ㅎ.
어찌 보면 외로운 타국 생활일수도 있으니
자신을 위해서 뭐든 열심히 해야만 하지요.
여러가지 조건으로 골프하기 좋은 곳입니다.
비용도 비싸지 않고요.
화암님 말씀대로 골프는 제게 일석이조의
취미생활이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구구절절 공감이 갑니다 누가 이야기했던가요 골프는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로 인생의 축소판이 나는 되어 버렸답니다 골프가 흑과 백의 명확한 길을 아리켜 주었습니다 그래서 밉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행복과 불행이 어디에서 어디까진 지 아르켜준 스승이 골프였답니다 ~^^
그바님께 골프는 많은 의미가 있군요.
저는 한국에 있었으면 골프를 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바님은 요즘도 골프를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생활 되시길 바랍니다.
@아녜스 나는 골프가 내 인생에 반 이상은 변화시켜 놓은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다니는 내 딸래미를 골프 선수로 등록시켜 같이 다닐 정도로 10년을 골프에 완전히 빠져서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실력은 꽝입니다 경험은 프로보다 더 많이 골프장을 다녔었습니다 지금은 어쩌다가 어쩌다가 가기도 한답니다--* 건강 잘 지키시고 훗날 어쩌다가 기적 같은 한 게임할 날이 올 걸 희망해 봅니다~~~
골프 철학..
이 또한 좋은 이야기군요..ㅎ
철학이랄것 까지는 아니고
재미있게 써 보았습니다.ㅎㅎ
서글이님도 다 공감하실줄로 알고 있습니다.
골프도 심신단련하는 스포츠의 일종일뿐이겠지만
남다른 품위가 느껴집니다.
많이 즐기세요.
이곳에서 골프는 스포츠라고 말하지는 않고
레져 로 구분하더군요.
이곳은 동네 마다 퍼블릭 골프장이 있어
비용도 많이 들지도 않습니다.
석촌님 말씀대로 심신단련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늘 좋은 글 애독 하고 있습니다~ 석촌님
Age shoot 해 보셨겠네요 ?
골퍼들 로망 이라 하던데~
Oman 무스카트 모래바람 CC엔
젊은 외국인들
홀로 플레이 많이 하더군요
승부 아닌 도 닦는 마음으로 ?
못해 보았습니다.
제 니이가 그러기엔 너무 적습니다.
혼자 라운딩하는것 너무 재미 없지요.
모르는 사람들하고 라도 함께 해야 합니다.
가끔 도를 닦을 필요성도 느끼지요.
감사 합니다 향적님~~
" 하늘도 올려다 보기도 하고 , 나무와 꽃이 주는 향기와
바람의 방향을 만져 본다.
잔디를 밟는 발의 감촉 , 햇살의 눈부심과 따스함
그 모든 것을 느껴 볼 수 있음이 좋다. "
너무 멋있는
이 한마디 말씀에서
골프를 즐기고 사랑하는 고수의반열에 올라있는 진정한 골퍼임이 느껴집니다 ㅎ
마음을 비운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내 진정 점수에 연연해 하지 않으리~ ㅎㅎ
이곳 날씨가 골프 하기엔 최상입니다.
사실 고백 하지만 골프는 잘 못칩니다.
그러나 진정한 골퍼는 맞답니다.
아녜스님. 매일 골프를 나가시니 퍽 건강하시겠습니다.
다음에는 멋지게 샷하는 모습 사진도 올려 주세요.
많이 걷고 팔 휘두르고 햇빛 많이 받고 하다 보니
건강 합니다.
푸른비님처럼 저도 걷는것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기회 되면 나중에 사진 올릴께요.
감사 합니다.
ㅎㅎ 재밌네요
그나저나 실력보다 운빨이 되게 좋으시네요
홀인원을 4번씩이나....복터짐
저는 구력 20년인데...아직도 홀인원 못했어요 ..
복도 지지리도 없죠? ㅎㅎ
올파 ..진정한 골퍼 시군요.
맞습니다 , 그저 운빨 덕택입니다.
이글도 한번 해 봤습니다.
떼구르 굴러가서 ㅎㅎ
한국에서는 홀인원 하면 돈 많이 든다 하더군요.
언젠가는 기회가 올파님께도 올것입니다.
이름을 홀인원이라고 지으시면 졿겠네요.
반갑습니다 올파님~
인생 후반부의 행복한 생활 이십니다.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삷이기도 하지요.
심신건강유지에도 어울림 에도 좋은 운동입니다.
건강잘 지키며 해외에서 항상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그럴까요?
제가 원하는것은 거기다가 여행 열심히
다니는것인데 요즘 꼼짝 못하고 있으니
답답합니다.
그나마 골프라도 할 수 있으니 다행이지요.
요즘 이곳은 활동하기 딱 좋은 날씨입니다.
무악산님도 고국 생활 잘 하시길 바랍니다.
진솔한 골프 이야기에 깊은 공감을
합니다.
비교적 좀 늦은 연세에 골프를 시작
하신듯 합니다. 그러나 매일 주중 골프를
나가신다니 참 부럽고도 대단하십니다
새를 2번이나 맞추고 홀인원을 4번이나
하셨다니 만만치 않은 기록을 보유하고
계시네요!!
저는 30여년 구력에 홀인원 한번도 못했고
새는 맞춰 본적이 없으며 그린에 올린 공을
강아지가 물고간 적은 있었답니다
골프에 관한 얘기를 50회 분은 넉근히 쓸수도
있를 지경이지요. 골프 수상을 자주 올려 주시
면 좋겠습니다요!
작은 아이 12 학년때 부터 라운딩을 나갔으니
대략 구력은 그런것 같습니다.
홀인원은 그저 운이 좋았던것이고요.
이곳은 연못 옆에 새가 많다 보니 날아가는 새는 아니고
땅에서 놀고 있는 새 였습니다.
살생을 한것이지요 , 충격이 오래 갔습니다.
마론님은 실력이 좋으시겠네요.
한국에서 오신 분들은 탄탄한 기본이 갖추어 있음이
표시가 납니다.
(공) 에 관한 이야기가 글 소재로 나와서 쓰게 된것이지
골프 글은 조심 스럽긴 합니다.
문화가 다르다 보니 이곳에서는 대중적입니다.
마론님과는 골프 이야기 , 종교 이야기 할 말이 많을것 같네요
페블비치
어려웠던
알흠다웠던
엄청이나 까다로왔던
또
갈수있울까요?
페블비치 갔다 오셨군요.
저도 그 근처까지 갔다오긴 했답니다.
워낙 비싸서~~
선수들 게임하는곳이니
어려운 코스지요 .
너무 아름답고요
지난번 댓글에 어찌 제가 사는곳을
아셨을까 ~ 놀랐답니다 ㅎㅎㅎ
그쪽에 친척 지인분들이
사셔요
학교뮨재로
왔다갔다. 하며 ㅎㅎ
그러시군요.
제가 사는곳이 학군이 좋다고는 하죠.
그래도 ..
중국인 이야기에 힌트를 얻으신듯 ㅎㅎㅎ
반갑습니다.
어제 개 때문에
바빠서 이 글을 못 읽었습니다.
딸이 또 개를 갖다 맡겼습니다.
내 글만 올리고 바쁘게 나갔나 봅니다.
골프는 모르지만
글이 참 재미 있습니다.
마지막 문단에서 아녜스님의 진면목도 보고
잘 읽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태평성대님과 석촌님께서 공 이야기를
쓰셨길래 저도 써 봤습니다.
골프를 하지 않으시는분들께 죄송해서
재미있게 써보려고 했는데
지언님이 재미있게 읽어 주시는 고맙습니다.
규칙을 스스로에게는 철저하고 남에게는 관대하다는 울아녜스님 글로 미루어 볼 때 울아녜스님이 얼마나 좋은 분인지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
ㅎㅎㅎ 아니예요 순수수피아님 !
저는 그저 즐겁게 운동하길 원해서
까다롭진 않은 편이지요.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들었는데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