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 '미륵대불' 의 모습과 아주 흡사한 어르신이 계시다.
장대한 체구에 넙적하고 살집이 좋은 얼굴,
소위 '부처님 귀' 라는 귓볼이 두툼하고 길죽한 복있어 보이는 큰 귀.
어르신은 당신의 생김새처럼 말씀도 느릿느릿 하다.
어르신은 생김새와는 다르게 무섬증이 많으시다.
그 정도가 지나치다.
어르신의 호출에 부르셨느냐, 고 물으면,
무서워. 거실에 앉아 있는 저 사람들은 왜 쌔까맣게 생겼어?
귀신이야? 왜 가지도 않고 저기에 앉아 있는거야?
선생님, 여기 내 침대에서 나랑 같이 자.
나 무서워~~
어르신이 또 부르신다.
나~ 무서워.
내 손 좀 잡고 있어 봐.
거실 티비를 꺼 줘. 화면에 귀신이 득실득실해.
나 무서워 죽겠어.
내가 야간 근무 하는 날이다.
어르신이 부르신다.
저 시체 좀 치워 줘.
선생님, 나 무서워 죽겠어.
나랑 같이 내 침대에서 자 주면 안 돼?
어르신께 이런저런 말벗을 해 드리고,
다른 어르신들 케어해야 하는 상황을 설명 드려도
어르신은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손을 빼려고 하면 어르신의 그 크고 두툼한 손으로 꽉 잡는다.
빨개진 손을 겨우 빼면 내 옷을 움켜진다.
달래 듯 설명 드리고 손을 떼 보려고 하면 옷만 늘어나고 어르신의 움켜진 손은 그대로다.
마음이 편치 않다.
저런 경우, 한참동안 손을 잡고 곁에 있어 드리면 마음이 진정 되는데...
그리고 단잠을 주무실 수 있는데...
다른 어르신들 저녁 간식을 드리고, 기저귀를 갈아 드리느라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어르신이 부르지 않는다.
가까이 가 보니 주무신다.
평소 팔베게를 안 하셨는데 오늘은 오른쪽 팔을 베고 모로 누워 잠이 드셨다.
안스럽고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