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 경제격차 더 벌어지게 만들 수 있어
▶ “리스크·변동성 너무 커 도박과 유사” 저소득층, 더 높은 가격 구입 경향 뚜렷
▶ 흑인 커뮤니티 암호화폐 열풍 경계해야…저비용 인덱스 펀드가 보다 안정적인 투자
2023/05/08
암호화폐 투자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전히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투자 여유 자금이 있어야 하고 투자를 하더라도 주식과 뮤추얼 펀드 등 분산투자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로이터]
암호화폐가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아이디어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많은 흑인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이것은 흑인들의 오랜 재정적 권리박탈에 대한 해답으로 광고가 돼 왔다. 나는 줌 통화와 세미나들에서 프로모터들이 아주 변동성이 심한 이 자산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면서 흑인들에게 암호화폐 혁명을 판매하는 것을 자주 들었다. 업계는 르브론 제임스 같은 명사들과 협업을 하기도 했다. 르브론 제임스 재단은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 관련 테크놀로지를 아이들에게 교육하기 위해 Crypto.com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재단 파트너십을 발표하는 성명에서 제임스는 “블록체인은 경제와 스포츠 그리고 엔터테인먼트를 혁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출생 커뮤니티가 뒤처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너무도 투기적이어서 투자자들, 특히 재정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은 저비용 주식 인덱스 펀드를 사는 것이 더 낫다.
“암호화폐 투자는 극도로 리스크가 크다. 이 투자는 도박에 가깝다”고 Center for Economic and Policy Research(CEPR)의 인종 및 경제정의 담당 디렉터인 앨저론 오스틴은 말했다. 오스틴은 올 초 발표된 암호화폐와 인덱스 펀드 비교 보고서의 공동저자이다.
오스틴과 그의 팀은 2017년 8월부터 2022년 8월 사이에 중간 암호화폐 가격이 46.6%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반면 전체 주식시장 인덱스 펀드는 같은 기간 56.4%가 올랐으며 S&P 500의 경우에는 60.8%나 상승했다.
이것을 달러로 설명해 보자. 만약 누군가 2017년 1,000달러어치 암호화폐를 샀다면 이후 5년 사이에 절반 이상의 가치를 잃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반면 만약 1,000달러어치의 주식시장 혹은 S&P 500 인덱스 펀드를 구입했다면 이것은 1,600달러 정도로 늘어났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암호화폐로 신속하게 상당한 돈을 만들 수는 있지만 이것으로부터 수익을 얻기보다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더욱 커 보인다”고 결론을 지었다.
그러니까 암호화폐는 흑인들이 세대의 부를 쌓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아주 단기간 암호화폐의 수익률이 인덱스 펀드를 추월하기도 했지만 그 수익은 장기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할만한 가치가 없다고 오스틴은 말했다.
초기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많은 수익을 얻었다. 그러나 현재의 투자자들은 엄청난 변동성과 함께 고가에 이것을 구입하고 있다. 인덱스 펀드가 항상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어떤 투자라도 그렇다-대부분 투자자들에게는 이것이 덜 위험하고 더 적합하다.
데이터는 분명하다고 오스틴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투자자들 가운데 4분의 3이 손실을 봤다는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경제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변동성이 극심한 암호화폐 가격은 페이먼트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연구진은 2022년 보고서에서 밝혔다.
현재의 투자자들이 직면한 다른 문제는 이것이다. 그들의 타이밍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퓨 리서치센터 조사에서 아시안 성인 24%와 흑인 혹은 히스패닉의 21%가 암호화폐에 투자했거나 사용해봤다고 밝혔다, 반면 백인 성인들 가운데 이 비율은 단 14%였다. 전체적으로는 미국 성인의 17%가 이 범주에 해당됐다.
하지만 퓨 리서치는 흑인들이 백인들보다 지난 연도에 암호화폐를 처음으로 사용해봤다고 밝힐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업계의 혼돈을 고려할 때 이 결과는 혼란스럽다. 비트코인 가격은 2021년 11월 6만8,000달러에서 최근에는 약 2만7,000달러로 곤두박질 쳤다. 투자자들은 “좋아. 지금 뛰어들겠어. 낮을 때 사서 부를 쌓아가는 흐름을 타야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격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유명인사들이 인도스 했던 FTX 암호화폐 거래소가 도산했으며 이 거래소 공동창업자이자 경영자인 샘 뱅크맨-프리드는 와이어 사기와 돈 세탁 등 8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암호화폐 렌더인 Celsius Network와 Voyager Digital은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두 개의 주요 암호화폐인 TerraUSD와 Luna는 붕괴됐다. 이 디지털들을 만든 권도형은 사기혐의로 기소됐다.
퓨 조사에서 미국인들의 45%는 자신들의 투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힌 반면 기대를 넘어섰다고 밝힌 사람은 15%였다. 또 오스틴이 인터뷰 중 인용한 JPMorgan Chase & Co.의 고객 데이터 분석을 살펴보자. 거의 500만명에 달하는 체킹 계좌 고객들 가운데 60만명 이상이 암호화폐 계좌로 옮겨갔다.
또한 저소득층 투자자들일수록 고소득층보다 더 높은 가격에 디지털 화폐를 구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발견했다. “암호화폐 계좌로 이체할 당시의 비트코인 가격을 투자가격 파악을 위한 대용물로 사용해 본 결과 저소득층 가구들은 고소득층 가구들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에 암호화폐를 구입한다는 것을 찾아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백인들이 압도적인 더 부유하고 더 현명한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제 때 들어갔다 나올 수 있었다. “연구 조사는 이들이 저소득층 투자자들로부터 이익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오스틴을 말했다.
열심히 광고하라, 그러면 그들이 들어올 것이다. 이것은 암호화폐 챔피언들의 주문이 돼 왔다. 이들 중 다수는 큰 손실이 발생할 경우 회복을 하기가 어려운 덜 세련된 투자자들에게 화폐를 판매함으로써 부를 축적하고 있다.
“업계는 많은 사람들을 끌어 들이기 위해 광고와 유명인사 섭외에 모든 돈을 사용해 왔다”고 오스틴은 꼬집었다. “인덱스 펀드는 그러지 않는다. 인덱스 펀드 광고를 하기 위해 스타 농구선수들이나 맷 데이먼 같은 유명인사들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데이먼과 제임스는 “부는 용감한 자를 선호한다”(Fortune Favors the Brave)는 구호를 내세운 광고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엇이 용기인지 당신은 아는가? 암호화폐와 관련한 열렬한 허튼소리를 무시하고 역사적으로 증명이 된 저비용 인덱스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그것이다. 지속적인 부는 섹시하거나 선풍적인 경우가 거의 없다. 이것은 통상적으로 인내와 신중함을 통해 성취된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