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필요성이 대두되면 어느 사회 어느 시대에나
주화파와 주전파가 대립각을 세우게 됩니다.
모두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나름의 논리를 세웁니다.
그러다가 때로는 자체 분열을 일으키는 경우까지 생기기도 합니다.\
전쟁이라는 것이 한 국가, 민족의 운명을 갈라놓을 수 있는 중대한 계기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와 같은 의견들이 충돌을 일으켜 분열하다가도
일단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어떤 논리도 통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승리에 대한 확률도, 정당한 명분도, 효율적 처리과정도
심지어는 살육이 아닌 더 좋은 방법이 나타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는 묵살되어 버립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가지는 비논리성 때문입니다.
아무리 거창한 명분을 가진 군대이고, 인격적으로 훌륭한 품성을 지닌 군인이라도
그러한 것들에 앞장서는 본능적 감정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전쟁이 벌어지면 시시비비는 뒷전입니다...오직 내편 네편이 있을 뿐입니다.
어쩌면 한국사에서 가장 고질적인 문제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 이러한 면이 아닐까 합니다.
이를테면 중도파의 자리가 없었다는 사실 말이지요.
전쟁이라는 상황 자체는 근본적인 면에서
논리나 이성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전쟁발발 직전까지입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가장 비참하고 비인간적인 역사인 전쟁의 재발을 방지해야할 필요성을 제시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그것이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인 다음에야 두 말 할 필요도 없을테지요.
감정 상하실 수도 있으리라 생각되지만...한순간의 희롱거리로 삼기엔 그들에게도, 무엇보다 우리 자신에게도 입혀놓은 상처가 큰 부분임을 배려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