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영상통화를 자주 하는 어르신이 몇 분 계시다.
그 중 종사자들까지 울게 만드는 감동의 영상 통화가 있다.
70대 중반의 할머니는 성격이 과격하시고 욕도 찰지게 잘 하신다.
이 어르신의 남편은 교장 퇴임 후, 완도로 내려가 부부만을 위한 한옥을 짓고
6개월 여를 살았다고 한다.
텃밭을 가꾸고, 꽃을 심으며 두 분은 오롯이 둘 만의 시간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할머니가 치매 판정을 받고, 할아버지는 어떡하든지 아내를 본인 손으로 케어해 보려고
애를 썼으나 역부족이었단다.
잰틀하고 중후해 보이는 할아버지 모습과 대면한 할머니는 신기하게 조신하고 수줍음 많은 여자로 변해 있었다.
할아버지가 말씀 하신다.
" 여보, 당신 나 보고 싶지 않았어? 나는 아주 많이 보고 싶어.
장롱속에 당신이 좋아 하던 반짝이가 달린 그 까만 겨울 코트 있잖아 그거 그대로 있어.
그거 입은 당신보면 참 기품이 있었는데.
그리고 목단이 수놓아진, 그래서 당신이 아끼던 그 이불도 그대로 있어.
신발? 그럼 하나도 안 버렸지.
그러니까 여보 우리 재미나게 살게 빨리 집으로 와.
나 허전하고 당신 보고 싶어.
화면속의 할아버지 얼굴은 눈물 범벅이다.
복지사가 뒤돌아서 눈물을 닦는다.
나를 포함한 다른 동료들도 코를 훌쩍인다.
일상으로 돌아 온 할머니는
니들 뭐하는 거야?
뭐 하냐고? 내 말 안 들려? 하시며
호통을 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