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기자 = 지난달 아일랜드
더블린 무대 위에 올려져 현지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극단 산울림의 <
고도를 기다리며 > (연출 임영웅)가 그 모습 그대로 서울 홍대앞의
산울림소극장에서 18일부터 공연이 시작됐다. 원작자
사뮈엘 베케트의 모교인 트리니티대학 내 베케트극장에서 닷새간 공연된 이 작품은 한국-아일랜드 수교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던 것이다. 이 작품은 현지에서 "베케트가 반드시 보았어야 할 공연이었다."(평론가 핀탠 오툴), "베케트의 작품이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다. 진짜 환상적인 공연이다."(세계연극학회 회장 브라이언 싱글턴), "코미디와 슬픔이 한데 뭉쳐진 제의적이면서도 파워풀한 공연이었다."(평론가 데렉 웨스트) 등의 평을 들었다. 임영웅 연출은 1969년 < 고도를 기다리며 > 를 국내 연극계에 처음 소개한 이후 지난 40년간 20번 이상을 재해석해 1천100회 넘게 산울림소극장 무대에 올려왔다.
『황량한 언덕, 나무 한 그루. 그곳에서 고도를 기다리는 블라디미르(디디)와 에스트라공(고고). 두 사람이 언제부터 고도를 기다려 왔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런 그들 앞에 포조와 그의 짐꾼인 럭키가 등장한다. 네 사람은 고도가 올 밤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갖가지 놀이를 만들어내고... 마침내 저녁이 되자 고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소년이 나타난다. 목이 빠지게 고도를 기다리던 고고와 디디에게 전해진 소년이 한 마디는 "고도 씨는 오늘 밤에 못 오시고, 내일 오신데요."라는 말. 이렇게 어제인지, 오늘인지, 혹은 내일인지 모를 하루는 저물어 간다.』
블라디미르 역은 14년 동안 < 고도를 기다리며 > 무대에만 9차례 오른 배우
한명구, 에스트라공은 2005년부터 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선배들과는 다른 색깔의 에스트라공을 만들어가고 있는 박상종, 포조 역은 이 작품에만 6번째 출연하는 중견배우 전국환, 럭키 역은 임영웅 연출이 '꼭 쓰고 싶었던 럭키의 전형'이라고 한 키 193㎝의 박윤석, 소년 역은 연극인 부모를 둔 혜화초등학교 3학년생 김민석이 맡는다. 공연은 12월28일까지.
공연문의는 ☎02-334-5915/5925. 사진은 18일 낮 있었던 프레스리허설의 한 장면. 왼쪽부터 박상종, 한명구, 김민석. kangfam@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