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부경의 경주마 미스터파크가 15연승을 달성하면서 우리나라의 최다연승기록과 타이기록이 작성됐다. 대단한 기록이다.
어느 신문기사에서는 15연승을 기록할 확률이 몇조분의 1이라는 기사까지 나왔다. 산술적으로 그런 수치가 나올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까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경마에서 계속 연승을 이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연승을 할수록 가혹해지는 핸디캡과 승군후에 만나는 상대들의 강함, 그리고 무엇보다 부상없이 경주에 계속 출전 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15연승을 달성한 날이 다음달 17일 열리는 부산광역시장배와 4주의 시차가 생기면서 팬들의 관심은 미스터파크가 부산광역시장배에 출전해 동반의강자, 터프윈등의 서울 외산마와 부경의 당대불패등 현역 최강마들과 과연 빅매치를 할 것인가와 그 경주에서 한국의 연승기록을 깨느냐에 집중이 됐다.
개인적으로 미스터파크가 부산광역시장배에 출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은 됐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미스터파크는 부산광역시장배에 출전하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아직 1차 등록까지는 일주일 이상 시간이 남아있어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미스터파크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부산광역시장배에 출전 하지 않을 것이란다.
실제로 컨디션이 안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왜 그것이 연승기록을 위해 강자들을 회피하는 것처럼 들리는 것일까?
부산광역시장배를 회피했다고 해서 비난할 생각은 없다. 가끔 프로스포츠에서 선수에게 개인 타이틀을 안겨주기 위해 시즌 막판 기록관리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 때 "비난은 잠깐이지만 기록은 영원하다"라는 논리로 밀어붙여 결국 선수에게 타이틀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 비난은 잠깐이고 시간이 지나면 기록만 남을뿐 그 당시의 상황에 대해선 별 말이 없다.
미스터파크는 정말 어려운 15연승을 달성했다.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포경선과 새강자만이 가지고 있는 기록이다. 모두 당대 최고의 경주마들이었고 그들은 지금도 팬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 어려운 기록과 타이를 만들었는데, 평생 다시 올 수없는 천금같은 기회를 맞이했는데 강자를 피하고 타이기록이 아닌 새로운 기록을 만들겠다는데 그 선택을 어찌 비난할 수 있을까....
미스터파크의 연승기록의 도전과정을 지켜보면서 작년 미국의 젠야타가 생각난다.
젠야타는 작년 마지막 경주에서 패배하며 북미의 새로운 연승기록 달성에 실패하고 타이기록만을 남긴채 은퇴를 했다.
19연승의 북미 타이기록을 세운 잰야타는 마지막 경주로 브리더스컵 클래식을 선택했다.
브리더스컵 클래식은 더트경마의 최고 경주로 더트의 최강마들이 모두 목표로 하는 경주다. 당연히 강자들이 많고 여제인 젠야타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주인 것이다.
그런데도 젠야타는 브리더스컵클래식을 선택했다. 2009년에도 브리더스컵 클래식에 도전해 우승을 거두어 자신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은 경주였다.
결과는 잘 아는대로 블레임에게 아쉽게 패하며 2위에 그쳤고 새로운 연승기록도 세우지 못하고 은퇴를 하게 되었다.
만약 젠야타가 연승기록을 위해 좀 더 쉬운 경주인 암말경주 레이디스클래식에 출전 했더라면....아마도 어렵지 않게 우승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고 20연승 무패로 경주경력을 마감하면서 북미의 새로운 연승기록도 세울 수 있었을 것이다.
연승기록을 기대했던 팬들은 젠야타의 선택에 아쉬움이 남을수도 있겠지만 더 많은 팬들이 비록 연승기록을 달성하지는 못했어도 당당하게 강자와의 대결을 선택해 패배를 한 젠야타에게 더 큰 박수를 보냈다.
우리 팬들이 보고 싶은 것은 새로운 연승기록도 기록이지만 젠야타의 관계자들이 선택한 것과 같은 당당함을 더 보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 미스터파크는 그랑프리에서도 동반의강자, 터프윈, 당대불패등을 꺾고 우승한 강자 아닌가.
그 이야기는 패배 할수도 있지만 이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왜 겁부터 먹고 당당하게 맞서지 못하고 돌아가는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 팬입장에서 무척 아쉽다.
미스터파크의 컨디션이 안좋다는 이야기가 핑계가 아닌 사실이길 바란다. 그래서 조금 몸을 추스린 후 다음 경주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기도 기원한다.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준만큼 기록이라도 달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다다음 경주에서는 연승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이번과 같은 회피를 또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미스터파크를 그랑프리에서는 볼 수 있겠지...어째든 미스터파크가 부산광역시장배에 나오지 않아 많이 아쉽다.
출처:사랑과꿈님의 네이버블로그 "And justice for all"
(http://blog.naver.com/ljk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