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21. 로부체(Lobuche)
이제 점점 에베레스트에 가까워진다.
수목한계선을 이미 넘은지 오래다.
황량한 산들이 펼쳐지고
사방은 히말라야로 둘려있다.
인간이란 참으로 괴이한 존재다.
이런 곳에서도 잘들 살아간다.
딩보체를 떠나 로부체로 향한다.
여기저기 기념묘비가 놓여있다.
이곳을 찾다가 하늘로 간 사람들.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하늘의 길이고
어디서든지 하늘로 갈 수가 있지만
세계의 지붕을 이렇게 오르다가
하늘로 가는 맛이 있을 것이다.
해발 4910미터, 로부체에 도착한다.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들은 무엇을 위해 여기에 오르는가?
무엇을 바라보며
무엇을 생각하며
이렇게 찾아오는 것인가?
인간이란 세상 것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영원을 향해 신성을 찾아가는
영적인 존재인 것이다.
이것이 없다면 짐승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이런 영성을 잘 갈고닦는 삶이
아름답고 거룩한 삶일 것이다.
어떤 자들은 1차원적인 삶에 만족하고
그것이 전부인줄 알고 살아가지만
거기에만 머물러 있기에
허무하게 삶을 마감하는 것이다.
끝없이 영원을 찾아 길을 걷는 것.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인생의 목적을 찾아가는 것.
그 삶이 거룩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그런 삶만이 충만한 존재감을 가질 수 있다.
로부체에서 나는 한왕용을 만난다.
그는 히말라야14좌를 한국에서는 3번째, 세계에서는 11번째로 완성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클린 히말라야 운동을 하고 있다.
자기들이 버린 쓰레기를 주우며 히말라야를 청소한다.
자기가 버린 것은 자기가 다시 주워 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