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8일 토요일
추풍낙엽
갑자가 찬바람 불자마자 노란 은행나무 잎이 거의 전부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손님들이 추위에 어쩔 줄 모릅니다.
추우면 배가 더 고픕니다. 손님들이 밥을 두세 번 더 먹습니다. 식사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지니 자리 나길 기다리는 손님이 많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춥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김장을 천막치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손님들께 내일은 김장을 해야 한다고 알려드렸습니다. 그래도 내일 오시면 컵라면과 떡은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청송에서 낯익은 편지가 한 통 왔습니다. 유 요한이라고 합니다. 1999년에 서울구치소에서 처음 만났지요. 그때 겨우 갓 스물.
2000년에 쓴 글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79년생 유 요한 형제를 면회했습니다. 지난 해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 날 함께 불고기를 먹다가 사라진 형제입니다. 한 달 만에 노랗게 물들인 머리를 하고 서울 구치소에 다시 들어왔습니다. 얼마 전에 청송교도소로 이감을 왔습니다. 2002년 5월이면 출소를 한다고 합니다. 영치금이 얼마쯤 인가 알아보니 단돈 220원이 남아 있습니다. 만원을 넣어주면서 아껴 쓰라고 했습니다.”
청송교도소를 나와서 얼마 후 다시 안동교도소에 있었고... 그 후로는 소식이 없어서 잘 살고 있겠지 했는데 결국 다시 청송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소년원 출신으로 어쩌면 평생을 교도소에 갇혀 살다 끝날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다음 청송 방문 때 면회해 봐야겠습니다. 아마 영치금이 한 푼도 없을 것 같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이 시작하던 때부터의 손님인 문 00님은 나이가 70이 넘었습니다. 중풍에 걸리기 전에는 껌을 팔면서 겨우겨우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보이질 않아서 하늘나라로 간 줄 알았는데 작년에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요양병원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중풍으로 쓰러져서 죽는 줄 알았는데 살았답니다. 기초수급자가 되어서 요양병원에서도 지낼 수 있게 되었는데 용돈 한 푼없이 살려니 살 길이 없어서 나왔답니다. 셈법이 기초생활 수급비를 매달 50만원 정도 받으니 25만원은 여인숙 방세를 내면 25만원이 남으니 담배라도 필 수 있겠고, 밥은 민들레국수집에서 먹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아침 여섯 시에는 여인숙에서 나와서 9시 반까지 운동 겸 걸어다니다가 9시 반에 이곳에 와서 아침을 먹고 오후 1시쯤 와서 점심을 먹고 오후 4시에 저녁을 먹고 그렇게 산답니다. 돈이 떨어지면 25일에는 갚겠다면서 일이만 원을 빌려 달라고 합니다. 지난 수요일에는 손님들께 옷을 나눠드리는데 와서 장갑을 달라고 합니다. 아직 없다고 했더니 밥도 주고 옷도 주면서 왜 장갑은 안 주느냐고 해서 한참 웃었습니다. 장갑을 사려 유니클로에 갔더니 아직 장갑이 들어오질 않았답니다.
2017년 겨울 김장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는 교회가 아니라 가난한 교회를 꿈꾸면서....
가난한 김장.
민들레국수집은 김장을 해도 참 가난하게 합니다. 예산을 확보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에 기대어서 김장을 합니다.
성가소비녀회 수녀님들이 시흥 농장에서 키운 배추 200포기를 11월 18일 토요일에 민들레국수집으로 가져다 주신답니다. 수녀님들 덕분에 올해 민들레국수집 김장이 시작됩니다. 벌써 삼년째 수녀님들이 정성스레 키운 배추로 김장을 담게 되었습니다.
사법연수원 2년차 자원봉사자들이 11월 19일에 민들레국수집에 두번째 봉사활동을 오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18일에는 배추를 다듬어 절여놓고 19일에는 절여진 배추에 양념을 버무릴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무와 필요한 갓, 파, 마늘, 생강 등등을 마련해야 하고요. 펄펄 뛰는 생새우도 준비할 것입니다. 고춧가루와 새우젓, 까나리액젓도 준비해야 합니다.
참, 며칠 전에는 지난해에 이어서 산업은행에서 김장김치를 20Kgs 씩 담긴 김치통을 20 개나 보내주셨고요. 어제는 고마운 분이 맛있는 김치 네 통을 나누어주셔서 우리 손님들께 벌써 김징 김치를 대접하고 있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올해 여름부터는 제대로 된 김치를 먹기가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배추가 너무너무 비쌌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나마 손님들께 푸짐하게 김치를 대접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2차로 12월 16일에 원당고등학교 학생들이 와서 김장을 또 하기로 했습니다.
손님들이 “김치, 참 맛있다!” 하면 제일 기분이 좋습니다.
첫댓글 봉사활동이 왜 아름다운지를 보여주시네요. 따뜻한 마음이 담긴 김장김치가 참 맛있겠어요. 감사합니다.
민들레국수집에 기분좋은 기적을, 행복을 항상 봅니다^^ 응원합니다~~~
민들레표 김치담그기 특별합니다.
힘든 이웃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민들레 국수집 풍경이
가슴이 뭉클 신앙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마르지 않는 샘물같은, 흑심한 가뭄에 단비같은
그런 소중한 신비의 밥집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민들레 국수집 화이팅!!
멋진 나눔에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민들레 수사님같은 분들이 세상 속에 더욱 많아져서 돈보다는 사랑이 성공의 척도가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민들레 공동체는 세상의 따뜻한 햇빛입니다. 그 햇살을 가득 뿜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훈훈해지네요! 민들레 김장잔치~
가난한 김장이라지만 그 마음만큼은 세계제일 부자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도 곳곳마다 발로 걸으시며 어려우신 분들을 찾는데 여념이 없으시겠네요.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 내면을 성장시키고 가는 곳이 민들레국수집이 아닐런지요.
모두들 민들레 파이팅!!
세상을 끌어안는 사랑 따스한 마음... 민들레 공동체 풍경이 가슴을 울립니다. 힘차게 응원합니다.
정성스레 가난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는 서영남 선생님을 보면서 나눔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영남 대표님과 베로니카님의 온화한 미소와 따뜻한 나눔은 얼마나 든든하고 아름다운지!
민들레 국수집을 보면 매일 감탄합니다.
안녕하세요.
민들레국수집의 밥 맛은 꿀맛.... 맛보고 싶습니다.
민들레 국수집이 있어 행복한 오늘입니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일깨워주었습니다.
서로 나누면서 살아간다면 하하, 호호!! 웃을일만 가득한 세상이 되겠지요..
민들레 국수집을 통해 그런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앞으로도 계속 걸어가시는 그 길 좀더 따뜻한 눈길로 응원하겠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의 아름다운 마음을 볼때면, 괜시리 마음이 뭉클... 참 아름다운 세상이란걸 실감합니다. 감사합니다.
모든게 하느님의 기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길 빌며... 건강하세요...
미리 인사드려요~~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언제나 나누고 함께하는 민들레 국수집 늘 사랑이 풍성한 민들레 국수집이 되길 바라며~~
이 추운날 김장하시느라 수고 많으셨겠어요!
민들레를 사랑하는 많은분들도, 이곳을 이용하시는 손님들도
대표님과 사모님 그리고 많은 봉사자님들의 마음 고마워 하실거예요!
늘 수고해주심에 저도 늘 기도하고 응원합니다^^
긴 겨울동안 이웃들을 향한 우리의 관심과 사랑도 끊이지않고 이어졌으면 해요!
절망과 좌절을 겪는 손님들에게 지금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세요~ 행복하고 따뜻한 성탄절되세요^^
항상 민들레의 이야기에 진정으로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사랑의 시작은 이곳에서 부터 시작되나 봅니다,
민들레의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민들레 국수집을 힘차게 응원합니다!!
김장에 필요한 재료 조금 보낼까 합니다. 많은 양은 못되어도, 김장하실 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민들레 국수집, 올해 김장이 많은 기대가 됩니다.
이번 민들레표 김장도 기대가 많이 되네요!
아주 맛있을 것 같네요!
모두 힘내세요~!
긴 겨울동안 이웃들을 향한 우리의 관심과 사랑도 끊이지않고 이어졌으면좋겠습니다. 절망과 좌절을 겪는 이들에게 지금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고 행복하고 따뜻한 성탄절되세요.
세심한 배려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날씨가 정말 추운데, 혹여 외투가 모자르지 않을까...걱정되네요~~
저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드리고 싶습니다. 민들레국수집 힘내세요@@
민들레국수집의 참 사랑을 이제는 그 시간이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렇게 한결같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