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1장 17절
사역 / “(예수께서) 그들에게 가르쳐 말씀하셨다. ‘나의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일컬어질 것이라고 기록되지 아니하였느냐? 그런데 너희가 내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도다.’”
개역개정 / “이에 가르쳐 이르시되 기록된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
헬라어 원문에 의하면, 만민(萬民)이 기도하는 집이 아니라, 만민 즉 모든 민족을 위한 기도의 집이 바른 번역이다. 물론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성전이 모든 민족을 위한 집이라는 표현이 중요하다.
개역개정은 성전이 기도의 집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 헬라어 원문은 성전이 “모든 민족을 위한” (파신 토이스 에드네신; pasin tois eqnesin, for all the nations) 집이란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마태와 누가의 본문에는 이 구절이 빠져있기 때문이다(마 21:13; 눅 19:46). 여기서 ‘민족’으로 번역된 단어 에드노스(eqos)는 신약에서 종종 ‘이방인’으로 번역된다(막 10:33, 42; 마 4:15, 6:32, 10:5, 18, 12:18, 21, 20:19, 25).
공관복음의 세 본문 모두 성전이 장사하고 매매하는 영업장소가 아니라 기도의 장소임을 강조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마가는 여기서 특별히 성전이 만민(萬民), 즉 모든 민족을 위한 집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마도 이는 마가복음이 특별히 '이방인을 위한 복음서'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것은 주후 70년 성전 멸망 이후 기록된 마태와 누가복음에서는 더 이상 이사야의 예언(56:7)처럼 세상 역사 종말의 때에 모든 민족들의 성전을 향한 시온 행(行) 순례가 문자적으로 성취될 수 없음을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알다시피, 당시 성전은 네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사제들을 위한 구역(court for the priests), 이스라엘 남자들을 위한 구역(court of the Israelites), 이스라엘 남자 및 여자들을 위한 구역(court of the women),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방인을 위한 구역(court of the gentiles).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초월하여 마가의 예수님이 성전을 이방인을 위한 장소로 표현한 것은 십자가에서 완성된 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이 시사(示唆)하는 복음의 보편성과 포괄성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구절이 아닐 수 없다.
▶ 온 인류를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통한 복음이 우리 가운데 있는 모든 분리와 차별을 넘어서서 온 인류를 위한 하나님의 선물임을 상기(想起)하는 한 주(週)가 되기를 소망한다.
첫댓글 모든 민족을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