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행원과 새 천년의 목표 (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 )
글/김 일진 스님(필자는 미주현대불교가 가입한 UN/DPI NGO 대표로 2001년부터 매주 목요일에 UN에서 열리는 NGO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이제 또 한해를 보내고, 마지막 달이 되었습니다. 12월은 그 동안에 있었던 모든 무거운 짐들을 정리하고, 다음을 위해서 새로운 다짐, 곧 서원을 새롭게 하는 달이라 생각됩니다. 서원을 새롭게 한다 함은, 다음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으로, 보살행의 시작입니다. 12월을 맞이한 여러분!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고 서원을 한번 세워 보십시오. 어떠한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으시는 분은, 보현행원을 읽으십시오. 그러면 서원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동감하실 것입니다. 그 경을 여기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 그때에 보현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수승하신 공덕을 찬탄하고 나서 모든 보살과 선재동자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부처님의 공덕을 성취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열 가지 넓고 큰 행원을 닦아야 하나니, 열 가지라 함은,
첫째는 모든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경하는 것이요,
둘째는 부처님을 찬탄하는 것이요,
셋째는 널리 공양하는 것이요,
넷째는 업장을 참회하는 것이요,
다섯째는 남이 짓는 공덕을 기뻐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설법하여 주시기를 청하는 것이요,
일곱째는 부처님께 이 세상에 오래 계시기를 청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우는 것이요,
아홉째는 항상 중생을 수순하는 것이요,
열째는 지은 바 모든 공덕을 널리 회향하는 것이니라』“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서원은 누구를 위하여 세우는 것입니까? 물론 나를 포함한 나의 이웃입니다. 위의 10가지 서원도 그와 같은 가르침을 잘 설명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 수행의 시작은 서원, 발원에 출발점이 있는 것과 같이,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UN에서도 이와 비슷한 서원을 발표하고, 이 헌장을 새 천년의 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 MDG )라고 이름하였습니다. 이 헌장은 물론 언어적 감각에 있어서 차이가 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보현행원과 그리 크게 다른 것이 아닙니다. 보현행원이 우리 불자들에게 시공을 초월하여 수행의 방향을 제시하듯이, MDG는 국제시민사회에서는 (NGO 단체들) 이 헌장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만남을 갖고, 현재 우리 인류가 풀어야 할 과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기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미래 사회조직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많이 들어서 낯설지 않은 이야기들이지만 , 이 헌장을 한번 간단히 정리 해보겠습니다
첫째로, 세계가 안고 있는 가난과 배고픔을 퇴치하는 것이다.
이 지구상에는 가난으로 굶주림에 허덕이며, 잠잘 곳이 없고, 아파도 의사를 만날 수 없고, 학교에 갈 수 없는, 곧 장래가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 고통 속에 전 인류에 1/6에 해당하는 8억의 인구가 저녁이면 굶주린 배를 안고 잠자리에 듭니다. 그리고 하루 3만 5천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UN 에서는 현재 28.3%에 해당하는 절대빈곤의 수를 2015년까지는 그 절반의 수인 14.2 %로 줄여야 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답니다.
-- 이 조항은 보현행원의 세 번째, - 여러 가지로 널리 공양하겠다는 - 서원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원을 읽어보면 다음과 같이 중생에게 공양하는 것이라는 정의를 제시합니다. 물질적인 공양으로 육신을 치료하고, 법 공양으로 정신을 고양시키고, 이웃을 거두어주는 공양, 고통을 대신 받는 공양, 착한 일을 하는 공양, 보살행을 하는 공양, 보리심을 간직하게하는 공양등으로, 중생을 안락하겠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이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이 최소한의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교육은 인간의 발전이며, 선택과 기회를 제공합니다. 정보시대로 가고있는 이 때에 교육 없이는 인간으로서 생활을 유지 할 수가 없는 것이 현 실정입니다. 그러나 2000년도의 통계에 의하면 아직도 개발도상국의 성인 5명중 1명은 문맹이며, 113 million 의 어린이가 학교에 가지 않고 있는데, 그중 60%가 여자아이이라는 것입니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어린이가, 서남 아시아에서는 1/4 어린이가 교육의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 어린이들에게 최소한의 교육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이 문항은 보현행원의 여섯째, - 설법해주기를 청한다- 여덟째, - 부처님을 따라 모든 것을 배우겠다 - 서원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처님과 같은 바른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 몸, 말, 뜻의 갖가지 방편으로 설법해 주기를 간청한다는 것과, 부처님의 보시행과, 정진행으로 이웃들의 기틀을 성숙시키던 행을 모두 따라 배우겠다는 서원은, 즉 현대적 언어로는 교육기회의 균등을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입니다.
셋째는, 남녀평등실현이다.
건강한 가정과,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여성은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들의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돼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사회적 편견, 동기유발을 막는 걸림돌, 법적보장의 결핍 등이 존재 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문제는 근래에 많이 좋아 졌지만, 아직 까지는 지역에 따라서, 태어났을 때부터 여아는 남아보다, 살아나기 힘든 경향이 있으며, 학비를 줄이고 집안 일을 돕기 위해서 여학생은 남학생보다는 쉽게 학교를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예로는 서남아시아에서는 여학생은 남자의 절반 수준만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노동시장에서도 불평등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인데, 산업사회에서는 여성은 남성의 77%, 개발 도상국에서는 73% 의 급여를 받고 있다고 조사되었는데, 이런 남녀 차별을 교육을 통해서 없애자는 것입니다.
--- 이 문항은 보현행원에의 아홉번째, - 중생의 뜻에 따른다 - 서원과 같습니다. 문항을 부연 설명한 것을 보면,
“ 선남자야! 중생의 뜻에 따른 다함은 무엇인가? 온 법계 , 허공계는 이웃들이 차별이 있다. 사는 공간에 따라서, 형상, 모양 , 수명, 종족, 이름, 성질, 등등에 따라서 차별이 있으나, 보현행을 하는 자는 이 모두에게 마음을 평등이 함으로써 원만한 자비를 성취하느니라.” 이 말씀은 다름아닌, 중생의 따른 다는 것은 곧 마음을 평등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불교에서는 진작부터 남녀 불평등이란 존재 할 수 없는 사항입니다.
넷째는 신생아의 사망률을 줄이는 것이다.
2000년도 UN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의하면, 5살 미만의 어린이의 사망률은 1000당 81명이며, 개발도상국에서는 11명당 1명인데 반해 산업국가에서는 143명중 1명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해마다 10 Million의 어린이가 영양실조, 부족한 의료 혜택 등으로 사망한다고 보고했다. 이 수를 2015년까지는 1/3로 줄인다는 목표이다.
다섯째는 산모의 건강을 돌보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50 Million 여성이 임신과 관련된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해마다 임신과 관련해서 서남아시아 , 아프리카 등에서 500, 000 여성이 죽는다는 것이다. 출산률이 높은 아프리카의 여성은 16명 중에 1명이, 죽음의 위험을 안고 있으며, 출산율이 낮은 미국에서는 2000명당 1명, 유럽에서는 3500명에 1명인 것으로 나타나서, 위생시설이나, 의료기술의 지원이 있다면 출산여성의 사망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섯째는 에이지의 확산을 줄이는 것이다
2002년 UNAIDS 보고에 의하면 에이지에 감염된 수는 성인이 38.6 Million, 어린이가 3.2 Million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의 70%는 사하라 사막 이남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며, 14Million이나 되는 어린이가 부모를 잃었으며, 그뿐 아니라 학교에서는 가르칠 선생님이 없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는 가족제도가 깨어지고, 학교제도가 깨어지는, 전체 사회시스템이 무너지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2010년까지 세계적으로, 45Million의 사람들이 에이지에 감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UN 에서는 에이지 뿐만 아니라, 인류를 위협하는 말라리아, 결핵과 같을 질병퇴치를 위해서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넷째, 다섯째, 여섯째의 문항은 보현행원의 열번째 문항 -지은 공덕을 모두 이웃에게 회향한다-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선남자야!, “ 모두에게 돌려준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모든 공덕을 이웃에게 돌려보내어 이웃들로 하여금 항상 편안하고, 즐겁고 병고가 없게 하느니라, 나쁜 일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고, 좋은 일이 성취되게 한다. 그래서 인간이나 천상이나 열반에 이르는 바른 길을 활짝 열어 보이느니라” 즉 모든 이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서원하는 것입니다.
일곱째는 자연 환경정화를 하자는 것이며,
여덟째는 국가간의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것입니다.
위에서 보듯이 21세기에 세운 “새천년의 목표--MDG” 는, 국제사회에서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고통이 문제를 숫자적으로 진단하고 있다는 것일 뿐, 이미 보현행원에 있는 생각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보장제도가 잘되어 있는,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위와 같은 문제들이 실감이 나지 않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점차 세계화되어 가는 이 시대에, 세계의 문제와 개인의 문제는 이제 구별되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즉 세계의 문제는 곧 개인의 행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상기하십시오. 여러분! 한해를 마감하면서, 보현행원에서와 같이 커다란 서원을 하십시오. 그것이 세계문제해결의 시발점입니다.
2003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