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칼에 끊지 못하는 우리네 인생
옛 스님들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참선參禪은 부처님의 마음이요,
교법敎法은 부처님의 말씀이며,
계율戒律은 부처님의 행동이다.”라고 말입니다.
이 말씀은 부처님의 마음과
말씀이 녹아 있는 행동이 바로 계율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참선은
불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닦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바둑기사, 운동선수 뿐 아니라
심지어 교회의 목사님이나 천주교회의 신부,
수녀님 까지도 참선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율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계율을 받아 지니는 것은
오직 불교집안 사람들만이 하는 것입니다.
신부님, 목사님이라고 할지라도
계율을 받으면 불자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계율은 받지 않으면 불자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불자가 되기 위해서
부처님이 되는 첫 걸음으로 계율을 받는 것입니다.
여우 이야기를 꺼내 보겠습니다.
여우가 제일 좋아 하는 것은 살구기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여우 사냥꾼은
살구기름에 독약을 섞어 여우 길목에 놓아두면
꾀 많은 여우가 그것을 알고도
‘먹지는 말고 보기만 하자...’.
“내가 좋아하는 살구기름!
그러나 먹어선 큰일 나지 틀림없이 독이 들어 있을 테니까.
엄마 아빠와 형을 죽게 만든 이 살구기름!
난 절대 먹지 않을거야!”
굳게 결심한 여우는 살구기름을 지나치지만
너무나 먹고 싶은 생각에 자꾸만 뒤를 돌아봅니다.
“먹지 않고 보기만 해야지.”
다시 살구기름 옆에 와서 고소하고 향긋한 냄새를 맡으니
군침이 돌면서 먹고 싶어 안달이 날 지경이 됩니다.
‘삼키지는 말고 혀끝으로 맛만 봐야지.’
그러나 혀끝으로 황홀한 맛을 보고 나서
그 맛 앞에서 죽음의 그림자까지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먹는다고 죽진 않겠지.’
‘아, 맛있다.’
‘조금만, 조금만 더 먹고 그만 먹어야지.’
‘아! 어떻게, 벌써 반 이상 먹었네.
어차피 이만큼 먹었으니 죽든 말든 실컷 먹고나 보자.
아 맛있는 살구기름!’
마침내 여우는 피를 토하고 죽게 됩니다.
조금만!
그 조금만이 나중에는 헤어나지 못하게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여우가 살구기름을 먹고 죽어가는 것을
우리네 인생사는 것에 비유를 하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탐욕을 끊을 자리에서는 단칼에 끊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네 인생의 삶입니다.
결국 나중에는 화를 당하고 맙니다.
이 여우처럼 탐욕과 습관의 결박을 풀지 못하여
끊임없이 죄업을 쌓으며 죽어가는 존재가 중생입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합장하고 청정한 생활을 꾸려 나간다면
모든 번뇌 망상은 구름 걷히듯 사라지고
맑은 하늘에 햇빛이 따사롭듯 지혜로운 삶이 계속 될 것입니다.
계를 받으면 유익한
공덕 다섯 가지를 일러 드리겠습니다.
첫째,
어두운 곳에서 밝음을 만나는 것 같습니다.
둘째,
가난한 이가 보배를 얻음과 같습니다.
셋째,
병든 이가 병이 나음과 같습니다.
넷째,
갇혔던 이가 감옥을 벗어남과 같습니다.
다섯째,
멀리 갔던 이가 집에 돌아옴과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부처님의 되는 길이
여기에 있다고 하였으니 믿고
부처님 곁에서 머무르시면 됩니다.
그리고 법계를 잘 지키고
불자의 도리를 잊지 마시고 정진하시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말입니다.
2024년 10월 19일 오전 05:11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운월야인雲月野人 진각珍覺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