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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 전통문화콘텐츠연구원 원장(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지역문화재단이 지역문화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전국 각 지역문예회관이 지역 문화예술의 거점이었다. 그래서 정부는 오늘날까지 문체부 관계기관이자 ‘문예회관 상호 간의 협력 증진과 문화예술진흥을 도모’하기 위하여 설립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를 활용하여 전국 지역문예회관에 공연예술, 시각예술, 문화예술교육 사업으로 이루어진 ‘방방곡곡 문화공감’ 지원사업을 해왔다.
그러나 지역문예회관은 공연장, 전시 공간, 문화예술교육 공간 운영이 중심이어서 지역 문화예술의 거점으로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2014년에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 지역주민 문화생활 향상,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 활용을 통한 지역경쟁력 제고’라는 세 가지를 목표로 하는 ‘지역문화진흥법’이 시행되면서 지역문화재단이 경쟁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하여 이제는 지역문화재단이 지역 문화 거점의 역할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므로 지역문화재단의 기능과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역문화재단은 기존의 문화예술회관의 역할과 기능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지역 문화의 거점 기관으로서, 지역 문화정책 개발의 싱크 탱크로서, 지역 문화생태계 육성의 촉매자로서, 행정과 민간을 매개하는 중간지원자로서, 지역 내 문화 주체들 간의 연대와 협동의 조정자로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지역문화재단의 기능과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역문화재단의 여덟 가지 책무
지역문화재단이 해야 할 일은 너무도 많지만, 다음 여덟 가지 책무는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첫째, 지역 문화의 싱크 탱크가 되어야 한다. 지역문화재단은 문화예술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자체적으로 문화예술사업을 발굴하고, 한편으로는 중앙정부나 광역문화재단의 공모사업을 확보하는 등 문화예술 가치의 사회적 선순환을 위한 진흥정책개발과 프로그램 개발에 힘써야 한다.
둘째, 지역 문화의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문화재단은 지역의 문화공간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문화공간 기획 프로그램을 증대하며, 지역의 문화자원과 문화재를 활용한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지역 문화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해야 한다.
셋째, 지역 문화일꾼을 발굴하고 그들의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한다. 지역을 문화적으로 변화시켜나가는 데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구축과 재원 확보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이 지역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의 권역별 문화 매개 인력을 발굴·육성하고 네트워킹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예술로 지속할 수 있고 성장하는 공동체 형성의 핵심인 지역 문화일꾼양성을 위한 지역 문화 역량 강화와 네트워크 구축에 힘써야 한다. 아울러 지역 문화예술인(단체) 보조금 지원·후원사업을 강화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인의 가치를 높이는 역량 강화와 지원에 힘써야 한다.
넷째, 지역 문화 역량 증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에 힘써야 한다. 생애주기별 문화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기초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고, 지역 문화 기반 문화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지역 문화 역량 증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에 힘써야 한다.
다섯째, 지속적 소통 시스템을 구축하고, 문화민주주의에 충실하라. 지역문화재단은 지역민과 예술인 및 예술단체와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각 집단의 문화적 목마름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것에 응답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와 지역문화재단, 그리고 주민, 지역 예술인, 그리고 지역 예술단체가 함께하는 문화공동체 협의체를 구성하여 기획 단계에서부터 지역의 문화정책을 함께 수립하고, 함께 수행하여야 한다.
여섯째, 지역의 문화예술거점 공간 확보와 지역 문화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주민이 문화로 행복한 도시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주민의 자발적 문화 커뮤니티 확산, 생활문화공동체 구현, 지역 내 생활문화 확산, 생활예술 동아리 활동 등의 지원과 육성에 힘써야 한다. 요즘은 일반 주민들이 단순한 문화예술 감상자나 향유자에 머무르는 데서 더 나아가, 예술 행위를 직접 하는 문화생산자가 되어 자신의 예술적 행위로 성취감과 행복을 느끼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생활문화 기반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
일곱째, 직원의 역량 제고에 힘써야 한다. 지역문화재단으로서 창의적인 조직을 운영하고, 지속적인 자체 교육과 연수를 통하여 직원들의 직무 역량을 제고하고, 합리적인 예산운영으로 효과를 극대화하고, 감성 서비스로 고객을 감동하게 하는 등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조직, 감동을 주는 감성 서비스를 시민에게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덟 번째, 지역문예회관을 명품화해야 한다. 지역의 문화예술회관을 관리 운영하는 지역문화재단은 지역의 문화경제 환경에 적합한 문화예술회관의 명품 공연·전시·문화예술교육 향유를 통한 주민의 행복 지수를 올리고, 제작극장으로서 창작 역량을 제고하고, 지역학교와 협업을 통하여 지역문예회관을 문화예술교육 공간으로 상시 운영하며, 다양한 축제와 공연을 통한 일상 속 힐링 문화 제공 등을 위한 문화예술회관 경영의 명확한 핵심 가치(Value Propositon)를 지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이런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지역문화재단의 역할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요구이고 대세이다. 지역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예술의 진흥을 통한 주민 문화복지 구현이라는 중차대한 임무가 부여되었다. 문화재단 모든 임직원은 지역민과 지역 예술인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대하고 예술인들의 창작활동과 주민들의 생활예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려, 가지를 뻗을 수 있도록 버팀목을 세워 드리고, 물을 주는 물뿌리개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문화재단, 어떻게 성적을 매길까?
최근 들어 시군 단위 기초지자체에서 지역문화재단을 줄지어 설립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할 기초문화재단에 충분한 전문 인력과 예산이 투입되지 못한 채 무늬만 문화재단인 지역문화재단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들을 지자체장의 정치적 배려로 재단 대표나 간부로 선임한다거나, 지자체장이나 관(官)이 재단 운영에 지나치게 간여하고 있는 기초지자체가 너무도 많다. 이렇게 되면 지역문화재단이 허약해질 수밖에 없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들에게 돌아가게 되므로 엄중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지역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예술의 기반 구축과 지역민의 삶 속에 꼭 필요한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하여 일상의 문화 향유를 통하여 주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겠다는 지속적이고 교과서에 충실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업 영역별로 구체적인 지표를 설정하고, 지속적 자체평가를 통하여 문화도시로서의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예술인들과 지역민들과 함께 ‘상상 속의 문화도시’가 아닌 ‘현실 속의 문화도시’로 바꾸어야 한다는 확실한 비전을 공유하면서 정진(精進)하고, 또 정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역문화재단이 위에서 제시한 건강한 생각으로 지역민의 문화 만족도를 높이고 문화 향유 기회를 확장하고, 지역 예술인들과 예술단체들의 창작환경 개선을 위해 열정적으로 임하려 하더라도, 지역 지자체장과 지역 의회 그리고 관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 없이는 지역 문화환경을 개선해나가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지역문화재단의 대표는 전문적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지자체장, 지역 의회, 그리고 관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설득을 통하여, 기관 대표로서 책임을 지고 그들로부터 신뢰와 지원을 끌어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다. -문화 자유기고가 김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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