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화방에서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을 다 봤습니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책 제목은 "그 남자 그 여자"죠.
3일전부터 읽었는데 다 보고난 후에 느낌은 알수없는 당혹스러움이었습니다. 처음 1권을 보았을때는 너무 재밌어서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거의 뭐 슬랩스틱 코미디더군요. 그렇게 웃어보긴 "독신자 기숙사"이후에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너무나 유명한 "우산 두고 갔지비"장면같은. 그래서 기대를 마니 했습니다. 처음 5권정도까지는 기대에 부응하듯 너무 재밌었고요. 근데 그 이후부터 알수없는 당혹스러움과 만화에서 느껴지는 이질성에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더욱더 당혹스러운건 이유를 알수 없어서였습니다. 다 보고 나서 만화방을 나와서 걷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 만화엔 잘난 인간들만 나온다"라는. 너무나 유치한 이유인가요. 그렇습니다. 그 만화엔 히데노리의 주인공같은 낙오자는 절대 나오질 않습니다. 하나같이 공부를 잘하거나 아니면 주위의 시선을 모으는 선남선녀이거나 그도 아니면 놀랄만한 개성과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 아리마와 (이런! 갑자기 그 여자 이름이 생각 안나네.한국 이름은 윤선인데) xxx는 그 모든 걸 가지고 있고요.
거기선 낙오자,패배자는 물론 절대 없습니다. 하나같이 승리자일뿐입니다.
말하고 싶은건 그 만화에 질렸다는 사실입니다. 다시는 그 만화를 보고 싶지 않을 따름입니다. 그 만화를 보기전에 어렴풋한 환상을 가졌던 제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이 글이 올라가면 반박문으로 도배가 될지도 모르겠군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깐요. 제가 군대에 있을때도 상당한 인기였죠. 다만 아쉬운건 한국에 그런 청춘물이 없다는 겁니다. 질렸다고는 하지만 고등학생의 사랑을 그렇게 예쁘고 순수하게 그린 작품은 없죠. 어찌보면 한국이란 나라에서 고등학생의 사랑은 금지 그 자체니깐요. 그들의 사랑이 아무리 순수하고 예쁠지라도 한국이라는 나라에선 불법으로 여겨지니깐요. 그렇기에 그 작품이 그렇게 한국이란 나라에서 인기를 얻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넋두리가 된것 같군요.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을 보고난 다음 느낀 불안감때문이 아닐까 변명해 봅니다. 선남선녀만 나오고 승리자만 나오는 그 만화. 한국이란 나라에서 지금 제일 인기있는 만화.
왠지 섬찟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