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황장진
‘참’자를 살펴보면, 한자처럼 뜻글자가 아닌데도 참 잘 만들었다. 바로 외로 아래위로 훑어봐도 참 안정되어 있다. 미음자(ㅁ)가 밑바탕을 떡 받치고 있어서 믿음직스럽다. 착하다는 ‘착’ 자도 그 속에서 으스대고 있다.
<참>은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거짓이 아니다, 올바르다, 진실이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바른 답, 맞음’이고, ‘훌륭하다, 모범적이다’는 것이다.
방송에 출연한 분들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그른 말을 눈 하나 깜박 않고 잘도 하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너무 맛있다, 너무 곱다, 너무 좋다.” 등등.
<너무>란 말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너무>는 ‘정도에 지나치게’라는 부사로, 부정적인 말에 써야 할 텐데도 조금만 감격스럽다하면 마구 써대고 있다. 어느 방송국의 방송연예대상 시상식 장면을 보니, 3십여 명의 수상자가 수상소감을 말하는데, ‘너무’란 말을 바르게 쓰는 사람은 몇 사람밖에 안되었다. 어떤 이는 ‘너무’란 말을 무려 10번이나 잘 못 쓰고 있어 아연실색했다. 평상시에도 방송국에서는 자막을 내 보낼 때, 출연자들의 <너무>란 말을 다른 글로 고치기에 바쁘다. 심지어 신문기사나 잡지속의 글 속에서도 잘못 쓴 <너무>를 자주 만나, 참으로 놀랄 때가 많다.
<너무> 대신에 <참>으로 바꾸어 쓰면 어색할까?
“참 맛있다, 참 곱다, 참 좋다.”
촌스러운가?
<참>이란 말이 좋아, 내 딴이름도 <참>자가 들어 가 있다. <참 바보>다. 말 그대로 행동거지가 참 바보 같아서다. 어떤 친지는, ‘참으로 바르게 사는 보배’란 뜻이지? 하면서 추궁한다.
밥상을 살펴본다. 참깨, 참마, 참기름, 참나물, 참느릅나무 잎, 참비름, 참쑥, 참외, 참죽순, 참 취…
참자가 들어 간 음식이 참 많기도 하다.
길거리에 나서 본다. 참나무낙지, 참나무숯불닭갈비, 참나무장어마을, 참맛감자탕, 참맛도울식품, 참맛만찬, 참맛스넥, 참미꾸리추어탕, 참맛닭갈비, 참사랑스넥, 참살이떡방앗간, 참새마당, 참숯불갈비살, 참참참스넥, 참호도과자…
먹거리를 파는 식당이나 가게들도 참자가 들어가는 집이라야 진짜로 참맛이 나는 음식을 파는 곳인가 보다.
참가정의원, 참나라건강원, 참사랑내과의원, 참조은의원, 참좋은치과…
병의원도 참자가 들어가야 치료발이 참잘 들어 환자들이 몰려오는가 보다.
산들 품에 안겨본다. 가는 곳마다 참나무가 큰 무리를 이루고 있다. 참 나무는 1상2갈3참이다. 임금님 수라상에 도토리묵을 올렸다고 해서 상수리나무, 신발 안에 깔아 신던 신갈나무, 떡을 싸먹던 떡갈나무, 껍질 굵은 굴참나무, 잎이 늦게까지 있어 갈참나무, 잎이 가장 작아 졸병인 졸참나무.
참나무들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하나도 버릴 게 없다고 해서 예부터 참자를 붙여 나무 중 나무로 우대를 해온 것이다. 참나무는 먹거리, 땔감, 목재로 참 좋은 나무다.
이리 울창한 참나무 혜택 속에서 행복을 누리면서도, 흉악하게 헐벗은 민둥산집단을 기리는 이들이 날마다 시끄럽게 굴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물속을 살펴본다. 참붕어, 참개구리, 참게, 참가자미, 참돔, 참조기.
물속세상에서도 참자가 결코 외롭지 않다. 어딜 가나 참자 세상이다.
우리 세상도 참되게 사는 참 좋은사람들이 참 많았으면, 참으로 좋겠다. ^*^
첫댓글 대세에 밀려 '너무'란 말에 대한 쓰임새가 바꿔지게 까지 되었어요.
한글맞춤법이 고쳐질 정도
참 좋다고 했을 때와 너무 좋다 했을 때,우리말 어법에는 맞지 않을지 모르지만
참 좋다 하면 그냥 좀 좋은 것 같고, 너무 좋다고 하면 참 좋다를 한 단계
뛰어넘게 좋다고 느껴지거든요. 아마 그래서 우리말 어법에 맞지 않더라도
너무 좋다고 많이 쓰는가 보죠. 좋은데 너무 좋은게 어디 있어요. 너무 나쁘다면 말이 되지만.....ㅎㅎㅎㅎ
글 속에 배움...고맙습니다.
참, 진짜는 다 참이죠. 좋은말이죠
고맙습니다.
물을 새는 그릇에 담아 가지고 우체부가 배하는 사이에 곳곳이 밭이 되듯 좋은 씨을 뿌리시는 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