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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자격증 시대를 허우적거리며 살고 있긴 하지만 도대체 이런 자격증도 다 있었다니 원? 아니 무슨 자격증 이길래? 그 어떤 자격증보다도 소중한 이른바 [아버지 자격증]이라는 것이란다. 들어는 보셨는지? ‘허허’ 오래 살다 보니 세상 참 별 희한한 자격증도 다 있구먼!‘ 이라며 혀를 ’끌끌‘ 차실 분도 적진 않을 것이다. 홍수처럼 밀려드는 그 많은 자격증 중 이런 자격증도 있다니.
부동산 중개사 자격증, 워드 프로세서 1, 2, 3급 자격증, 태권도 단증, 레크리에이션 강사 자격증, 운전 면허증, 교사 자격증, 폐기물 처리 기사 자격증 등등까지 상공회의소에 올려진 국내 자격증만 해도 200여 종이 넘으며 국제적으로도 통한다는 190여개 자격증까지 합치면 400여개 이상이나 된다니 가히 자격증의 범람 시대를 살고 있질 않은가?
게다가 사설 기관에서 부여하는 자격증까지 포함시킨다면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자격증도 만만찮을 것이리라. 하다못해 애완동물 털 하나 깎아주는 데도 자격증이 필요하며 예쁘게 꽃꽂이 한 번을 하려해도 자격증이 필요하다는데 별 생각 없이 ‘그까이거 뭐 대충’ 하면 되는 거 아니냐며 아버지가 자격은 무슨 놈의 자격이냐며 코웃음 치며 항변하는 이가 어찌 없겠는가?
첫 눈에 ‘뿅’가는 바람에 만나서는 연애라는 걸 싫증날 만큼 후회 없이 하다가 결혼에 골인해 어찌 어찌 하다보니 아이들이 생겨났단다. 사랑이네 뭐네 하는 낯간지럽고 유치한(?) 것은 해 보지도 해 볼 처지도 못돼 적당히 소개 받아 만나서는 그냥 저냥 또 살았는데 애가 들어섰다는 것이다. 그렇게 아버지가 되었으니 무면허 운전자처럼 그냥 닥치는 대로 이리저리 가족이라는 자동차를 몰고 다니지 않았겠는가?
뼈 빠지게 벌어다가 자식새끼들 위해 아낌없이 받쳤으면 된 것이지 더 이상 뭘 바란다는 말이리라. 힘든 세상살이가 다 그렇다며 밤 12시가 넘어 곤드레만드레 취해서는 ‘다 당신과 새끼들 먹여 살리느라 그런 거니 군소리 하지 말고 감지덕지인 줄 알아’라며 오히려 큰 소리 뻥뻥 쳐 댔으니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당당하게(?) 누려야 한다는 아버지의 특권이라며 추호의 의심도 가져 본 적 없단다.
자식들과 대화는 무슨 대화인가? 비싼 과외비 척척 다 대주지, 사달라는 휴대폰에 mp3에 성능 좋은 컴퓨터까지 다 대령했는데 도대체 뭐가 맘에 들지 않으며 불평거리가 있을 수 있단 말이냐라잖는가? 처절하게 아버지와 고민도 상담해 보고 싶고 따뜻한 격려의 말과 두드려 주시는 손길이 그렇게도 그리웠는데 아버지는 호강에 겨운 소리란다.
‘그것도 못 하냐?’ 그렇게 충분히 뒷받침 해 주었으면 아버지 책임은 다 한 것이라며 윽박지르며 근엄(?)하게 야단만 치면 되는 것이고 아내나 자식들은 그냥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무조건. ‘아버지 어렸을 땐 못 먹고 못 입고 고생만 했어도 너희보다 몇 배 나았다잖는가?’ 자랑스레.
하지만 기백만원짜리 오토바이 하나를 운전하려 해도 여러 날 동안 교육에 훈련을 거친 후 힘든 관문인 시험에 합격해야만, 자격을 취득해야만 가능한데 돈으로 환산 자체가 불가능한 세상에 딱 하나 뿐인 소중한 가족을 이끌고 가는 아버지가 자격도 없는 무면허 운전자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단다. ‘아버지 자격증???’ 도대체 어떻게 딸 수 있을까? 국가가 세계가 공인하는 특별한 자격증은 물론 있질 않으리라. 그렇다고....... 지금처럼 자격증이고 뭐고 대충 소리 박박 지르며 ‘아버지라는 데 뭔 잔소리가 그리 많아!‘ 하며 후반전조차 지금처럼 보낼 순 없는 일이다. 다행히 두란노(기독교 관련 단체)에서 주관하는 아버지 학교가 비록 세상적 개념의 자격증을 부여하느니 마느니를 떠나 아버지의 아버지 됨을 회복시켜 주며 그러므로 가정이 되살아날 수 있도록 훈련시키고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개설 운영하고 있음이 준비도 없이 맞게 된 아버지 자리가, 가정이 새롭게 회복될 수 있도록 변화시켜 주고 있어 강하게 추천하고 싶다.
전반전 막 끝내고 맞이한 휴식 시간, 아버지 학교에 입학해 그 동안은 정말 몰라서 실천하지 못했던, 아니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던 혹은 철저하게 잘못 배운 이상한 권위 때문에 윽박지르며 명령했던 아버지, ‘아버지는 저래도 되는가 보구나’라며 그 고통을 견뎌냈던 가족들에게 집(house)이 아닌 변화된, 자격을 갖춘 아버지가 사랑을 실천하는 천국 같은 가정(home)을 소중한 자녀들과 사랑하는 아내에게 선사하며 살 것인가를 곰곰이 고민할 수 있는 휴식시간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그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