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이븐 압둘라는 611년 아라비아 반도에 있는 메카에서 이슬람교를 창시한다. 632년 무함마드가 사망할 때까지 남부 아라비아 전역이 이슬람교의 지배하에 놓인다.지금의 사우디 아라비아이다. 이슬람교는 그 이후 엄청난 팽창을 한다. 아라비아반도를 중심으로 한 중동을 넘어서 동유럽 그리고 아시아권에도 그 세력을 넓힌다. 지금 전세계 4대종교에 당당히 포함된다. 그로부터 1천4백여년이 흘렀다. 그동안 이래저래 여러 굴곡의 역사를 지닌 사우디 아라비아는 지금 대 변혁을 노리고 있다. 중동의 맹주로서 역할을 해왔지만 그다지 세계속에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나라 전체를 지탱하고 있는 석유가 언제 고갈될지 모르고 탈석유화의 영향을 앞으로 절대적으로 받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는 새롭게 태어나야 하는 절대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나라의 대부분이 사막지대이고 비가 아주 조금 내리는 그야말로 물 부족국가의 대표적인 곳이 바로 사우디 아라비아이다. 중동의 맹주이지만 연상되는 것은 낙타와 테러 그리고 얼굴을 온통 가린 여성들의 모습들이다. 결코 긍정적인 이미지라고 할 수가 없다.
그런 사우디 아라비아가 급변하고 있다. 아니 대변혁을 꾀하고 있다. 아랍 에미리트와 카타르 등 이웃나라들도 급한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은 나라 면적이나 인구면에서 소국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는 다르다. 사막이 주를 이루지만 그래도 국가 면적은 세계에서 12번째로 넓다. 인구도 3천6백만 명 정도로 결코 적지 않다. 사우디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석유매장국이다. 지금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등에 밀리지만 그래도 산유량에서도 OPEC(석유 수출국 기구)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우디의 현재의 왕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이지만 그의 아들인 빈 살만이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빈 살만은 현 국왕의 아들이자 왕세자이다. 겉으로 나타난 직책은 총리지만 아버지 국왕을 대신해 실질적인 모든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1985년생으로 아직 30대인 빈 살만의 재산은 2천5백조원이라고 한다. 아니 그의 실제적인 부를 계산조차 하기 힘들다고 한다. 빌게이츠나 한국의 이재용 삼성부회장의 재산은 그의 것에 비해 그야말로 껌값에 불과하다. 그가 재산만 많은 것이 아니다. 엄청난 야망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재산에 대한 욕심이나 권력욕 그리고 부귀영화에 그치는 욕망이 아니라 전세계를 목표로 그의 야망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그의 야망은 그가 영국의 프로축구구단인 뉴캐슬을 인수했을 때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당시에서는 그냥 프로축구단 하나를 가진 것이라고 보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세계적인 축구스타인 호날두를 거액을 주고 데리고 갔다. 그리고 벤제마를 영입했다. 그리고 메시까지 사우디의 영향아래 두려고 하고 있다. 메시는 미국구단으로 옮겼지만 사우디 관광부와 비밀 계약을 맺고 사우디 홍보를 할 계획이 밝혀졌다. 또한 영국 축구 명문구단인 첼시소속 스타선수들 3명이 한꺼번에 사우디 리그로 몰려간다. 세계 골프계에서 사우디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것은 이제 뉴스도 아니다.
사우디는 2030 국제박람회인 엑스포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부산과 이탈리아 로마가 경쟁국이다. 사우디의 빈 살만은 그의 재력과 능력을 총동원해 2030 엑스포를 자국의 리야드에서 개최하려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바로 이 엑스포가 빈 살만이 노리는 세계 제패의 디딤돌로 만들겠다는 포부이다. 빈 살만은 이를 위해 중국과 러시아와도 친분을 더해가고 미국과도 갈등의 소지를 줄이려고 하고 있다. 엑스포가 외교의 결정체라는 것을 빈 살만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사우디가 가장 앞서간다는 서방 언론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빈 살만은 이 엑스포로 사우디가 단지 석유뿐 아니라 각종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전세계에 알리고 싶고 또 엑스포를 계기로 사우디를 세계속에 깊게 각인시키고 싶은 것이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석유팔아 번 돈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사막 국가에다 물이 석유보다 더 비싼 나라의 앞날이 뻔한 것 아니냐고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빈 살만이 자국의 실정을 왜 모르겠는가. 그런 것도 모르고 세계 일등 국가를 노리겠는가. 사우디는 지금 사막에서 농작물을 열심히 재배하고 있다. 이른바 회전살수 농법을 이용해 사막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것이다.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최소한의 물로 식물을 키우기 위해 독특한 방식을 이용한다. 지난 1960년대 400 제곱 킬로미터이던 농지가 현재는 3만 제곱킬로미터로 7배정도 늘어났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지금도 더욱 많은 농지를 확보하기 위해 사우디는 역량을 모으고 있다. 농산물 전체 수입국에서 일부 농산물의 경우 수출도 하고 있다.
사우디는 세계적으로 으뜸가는 물부족 국가이다. 하지만 사우디는 바다의 물을 이용하는 해수담수화 사업을 본격으로 실시하고 있다. 세계적인 해수담수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대거 영입해 사우디 부근 바다물을 일반 물로 바꾸는 작업을 국가의 최대의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바닷물을 식수화할 경우 사우디는 지금보다 몰라보게 변모할 수 있다는 것은 쉽게 짐작이 가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도 대거 사우디행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
빈 살만은 네옴시티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옴시티는 서울시 면적의 44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새로운 미래라는 의미처럼 빈 살만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획기적인 도시의 모습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 네옴시티를 두고 성공여부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빈 살만은 어떤 역경을 딛고서라도 전세계에 네옴시티를 선보이고 말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빈 살만은 단순한 경제적 이득을 목표로 하는 것같지는 않다. 예전 1400년 전에 바로 자신의 나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무함마드 이븐 압둘라가 이슬람교를 창시해 세계 제패를 노렸던 것처럼 자신도 종교가 아닌 경제 문화적인 측면에서 세계 제패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아직 30대인 그가 적어도 수십년 동안 사우디를 통치할 것으로 보인다. 지도자가 4년 내지 8년마다 바뀌는 제도가 아닌 영구 집권하는 체제에서 그의 구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일인 독재시스템으로 인한 부작용도 많겠지만 말이다. 빈 살만의 전체 이름은 무함마드 빈 살만이다. 무함마드 이븐 압둘라의 정신을 이어받아 이슬람교를 더욱 확산시키는 것은 물론 전세계에 사우디의 영향을 널리 펼쳐 세계속에서 사우디의 위치를 가장 높게 올리겠다는 다부진 야망을 그는 가지고 있는 것이다. 빈 살만은 단순한 욕심이 아닌 전세계을 제패하겠다는 목표아래 자신의 힘과 나라의 힘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2023년 6월 24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