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상암 하늘공원에서..)
이전 풍류를 논할 때 자연과 사람과 예술이 삼위일체를 이룰때 풍류가 탄생된다 했으니 자연을 사랑한 시인들도 풍류객의 범위에 넣을 수 있을듯 하네요.
잘 알다시피 주로 자연을 소재로 서정적인 시들을 써 왔던 대표시인 3人을 꼽아 청록파 시인이라 하는데요 그중의 한분인 박목월시인의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1952년 6.25전쟁이 끝나갈 무렵, 중년 나이의 박목월시인이 돌연 재직중이던 서울대학교 국문과 교수직의 사표를 던지고 여제자 한명과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입니다.
목월의 아내가 수소문끝에 알아낸 그들의 행선지는 제주의 어느 바닷가 였다고 하네요.
그들을 찾아가 가정을 되돌리려 했던 목월의 아내 눈에 비친 너무나 궁핍한 두사람의 살림이 가슴아파 수중의 돈과 함께 겨울옷 몇벌을 사서 그들에게 건네고는 말없이 서울로 올라 옵니다.
아내의 넓은 도량에 감동한 두사람은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되었고 목월은 서울로 떠나기 하루 전날 밤에 시 한편을 써서 사랑했던 여인에게 건네줍니다.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 ~ 아 ~
너도가고
나도 가야지
한 낮이 끝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아 ~ 아 ~
너도가고
나도 가야지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 두고 홀로 울리라
아 ~ 아 ~
너도가고
나도 가야지
그 유명한 박목월의 '이별의 노래' 라는 시입니다.
아픔과 사연이 있는 명시 한편이 이렇게 탄생된 것이지요.
사랑을 위해 가정도 교수직도 명예도 한번에 던져 버린 목월의 결정이 옳았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당대의 풍류객 이었슴은 분명한것 같습니다.
아니 목월의 아내는 더 멋진 풍류객으로 존경스럽기조차 하네요. 이분은 그의 아들인 박동규 서울대 교수의 글에서도 굴곡진 삶 속에서 한없이 아름답고 굳세었던 한국의 어머니로서 그려지고 있지요.
많이 알려진 목월의 개인사이지만 풍류를 아는 사람들의 얘기는 늘 훈훈합니다.
하지만 풍류를 위해서 가정을 깨뜨리는 愚를 범해서도 안되겠지요.
인생은 동전처럼 양면성을 가진것이니까요.^^
첫댓글 아... 그 시와 그 노래가 이런 사연으로 만들어졌군요.
사랑에 올인할 수 있었던 시인과 그 시인 아내의 도량, 연인의 이별 합의... 가타부타 할 수 없는 삶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사랑과 전쟁이 아니라 용서를
통하여 만들어 낸 승리하는 삶의
이야기 같네요. 그리하여 시인은
더 큰 산이 되고 아들인 박동규
교수도 우리에게 좋은 스승이
되었으니까요.
박목월님의 시가 그런 사연에서 태어났군요
잠이 안와서 보니
아름답고 애틋한 사랑을 하신분의 낭만적인 삶이 부인한테는 안됬지만 그런 사랑을 하신 멋진 분이시네요
박동규 교수님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는 몇번 들어봤지만 존경하고 따뜻한 아버지의 사랑을 가난 했지만 가슴으로 느낀 속 깊은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잘 알고 갑니다
박동규교수는 늘 자신의
인생 멘토를 어머니라 했지요.
아버지는 한때 과오도 있었지만
어머니는 가족을 보듬고 평생
헌신하며 사신 분이시거든요.
박목월님은 직접 못 보았지만,
아드님은 두번 먼발치서
뵈였답니다.
한번은 강연
한번은 결혼식 주례하실적
아버지 못지않게 아들인 박동규교수도
큰 인물이지요. 이제 팔십대 중반이
되셔서 인지 활동도 뜸하신듯 하네요.
박목월 시 중에는
'내 신발은 십구문 반''이라는 시를 제일 좋아합니다.ㅎ
(중략)
아랫목에 모인
아홉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십구문반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박정희한테 충성했어서
싫어하는 사람 많은데
나는 이 시 때문에
용서함...살기 힘들었으니 그랬겄죠 ㅋ
아버지라는 어설픈 존재~~
생각해 보니 내게도 오랜 세월
지고 왔던 지게 같은 것이네요.
아사코님은 아침 朝자를 쓰시나요?
일찍 일어나시네요 ㅎㅎ
북 소월, 남 목월로 이어온
우리나라 서정시의 기둥 ^^
짧고 간결한 시 '나그네'는
그의 시의 백미지요.
표현의 극치~~낭만과 서정의
끝판왕~~ㅎ
저도 참 좋아하는 시인입니다
그런 일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诗人은 영원한....
박동규님의 너그러운 미소에서
어머님의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그렇게 생기셨을거 같아요~
박목월 시인과 그의 아내분
사진이 있네요.
박동규교수에게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는듯 합니다.
@류하 감사합니다~
참 고우시네요.
박동규님과 눈매가 딱이십니다.
흑백사진속 미소가 총천연색으로 느껴집니다.
조 지훈
박목월
박두진
세 분을 청록파 시인이라고 하지요.
안성 출신이였던
박 두진 시인님의 거리는
금광면 저수지에 둘레 길을 조성해 놔서
그 자취를 찾아 볼 수 있답니다.
아내와 자식을 버리고
제자와 사랑의 도피를 한 것이
풍류인지 사랑의 아름다움이라
그래서 탄생한 시가
찬사를 받아야 하는지..
뭐라하든
시는 탄생했고
그러니 그들의 사랑 또한
아름답게 포장 되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현재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박목월 선생님의 아내
박두진 선생님의 어머니..
그 분이 바로
풍류객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저는 청록파 시인의 작품중에
조 지훈 시인님의 승무를
가장 좋아합니다.
또 류하님의 글 애독자입니다.
저는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지
말라 했던 조지훈님의 落花를 제일
좋아합니다. 그리고 풍류방 주모님을
사모하는 팬의 한사람이기도 하지요^^
실은...
주인공이 박목월 시인 이니 그런가 하지만 서도..
일상에서 간간히 일어나는 일 같습니다..
다만~부인의 지혜롭고 넓은 마음은 보기 드물겠지만 요..
시를 모르지만..
나도 가고..
너도 가야지......이 대목은 가슴이 울컥합니다..
류하님...글 잘쓰십니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고
가을의 끝을 맞이하네요.
너도가고 나도가고~~
계절도 가네요. 가는 계절이야
다시 오고 꽃도 피우겠지만
우리네는 그러지 못하니 울컥할
수 있지요. 넉넉한 마음을 가지신
분 같아 한번 뵙고 싶습니다^^
해 길다
꾀꼬리 우는 윤사월처럼 좋을라고요
시골 생활을 하다보니
명시임을 피부로 느낍니다ㆍ
개구리가 일제히 울기 시작하면
어스름이 내리는지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하면
개구리가 우는지
그 경계의 신묘막측을
팔이 짧아 잡아 낼 수 없음이
얼마나 아쉬운지요ㆍ
자연에 도취되면
사람의 사랑도 본능으로 바라보게
되는
그 정의를 ㅡ끌림ㅡ이랄까요ㅎㅎ
박목월을 따라 나선 여학생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그녀에게 첫사랑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