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내 가족 / 이성경
겨울이면 떠오르는 일이 있다면
옛날 아궁이를 지피던 집에서
여섯 식구가 저녁이면 모여앉아
티브이를 보다가 티브이 속 장면들에 대해
얘기도 하고 아빠 손잡고 골목에 있는 이웃집에
마실 가 놀다 오던 기억들이다.
눈이 오면 모두가 저녁 먹을 초저녁 길에
아무도 밟지 않은 첫눈을 뽀드득 밟으며
걷던 기억도 잊지 않고 생각난다.
가까이에 친척들이 대문을 열어놓고 살아
아무 때나 드나들 수 있었기에 요즘의
위험한 일에 대한 걱정 없이 살던 시절이었다.
겨울밤 외풍이 들면 감기 걸릴까 친정 아빠가
이불을 돌돌 말아 머리맡에 놓아두시며
잠자리를 살피시던 모습도 잠결에
설핏하게 보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도 바로 눈앞에서 보듯 생생하다.
친정엄마는 보일러 시설이 없어 모든 것을
아궁이 불로 해결하던 시절에도
큰 고무대야를 방에 들여놓고 데운 물을 받아
우리 네 남매를 일일이 씻기셨다.
처음 씻겼던 땟물은 버리고
다시 새 물을 받아 헹군 다음 내다 버려야
목욕이 끝났다. 그 일은 아직도 나에게는
신기하고 대단한 일로 여겨진다.
그것처럼 피곤하고 귀찮은 일이 또 어디 있을까.
하지만 어느 시대나 그렇듯이
우리집 이야기가 그 시절 모두에게 공통되는 풍경은
아니다.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이 다르듯
같은 시절을 살아도 사는 모습은 천차만별이었다.
70년대
국민학교라고 불렀던 지금의 초등학교 시절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놀던 일은 추억이라
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놀 거리가 있었다.
지금은 떠올리려야 떠올릴 수 없는 풍경들이어서
2020년 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이나
80~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오래된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첫댓글 시인님 !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날씨가 추워
을씨년 스럽지만
마음이
따듯한 고운 하루 되세요
첫번째로 올려주셨네요.
마리아님도 오늘 행복한 하루 되세요.
우리집 내 가족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신 방장님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아궁이 앞의 따뜻함
오랜만에 느껴봅니다.
건강하세요.
김옥춘 올림
아궁이에서 불을 때던 제 모습도 그려져요.
엄마가 하는 모습을 따라하던 철없던 시절이에요.
요즘은 사라져가고 없지만요.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님께서 살아왔던 삶의 모습이 어쩌면 저희집 삶의 풍경과도 너무 닮았다고 생각되어요. 문명은 인간에게 좋은 것이지만. 정신까지 메말라가는 현실이 안타깝지요..좋은 글...감동으로 채워갑니다. 추천드립니다.
닮은 삶을 살아온 이웃들도 있고
전혀 닮지 않은 이웃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 시절의 자연환경이나 풍경은 누구에게나 공통되었으니까요.
문명의 이기가 사람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지만
그것이 인간을 이기적으로 만든 요인도 되기는 하겠지요.
많이 갖게 된 사람과 상대적으로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과의
괴리가 정신을 피폐하게 하니까요.
그러나 그것은
문명의 발전이 아닌 인간 정신이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아그네스님 오늘도 댓글과 추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