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풍 / 이성경
북풍한설 칼바람에 꽁꽁 얼어붙은
길가 풀숲으로 내린 찬서리
그제 삭풍 불더니 손도 발도 얼어붙어
호호 불어 녹이던 난롯가 그리고
문틈으로 들어오던 찬바람을
문풍지로 틀어막으며 이불을 쓰고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우던 날을 지나
지독한 바람에 옷깃을 동여매듯 꼭꼭
싸매며 학교를 다니다가
이제 훌쩍 자라난 아이에게
삭풍이 계절도 잊고 때때로
옷깃을 파고들려 심술을 부리는구나.
매 순간 순간 하루 하루를 웃으며 살아가는 날이 이어지기를 seong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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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삭풍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