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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소리] 별도 이용요금에 방문객 불만 “세금으로 운영하는 거 아니냐”
마을회 “수익보다 질서유지 차원, 이해해달라…또 모든 비용 자체 부담”
제주의소리 독자와 함께하는 [독자의소리]입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무더운 여름날, 해수욕장과 물놀이장에는 시원한 파도와 물줄기로 더위를 식히려는 도민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높은 습도로 찜통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제주도민 A씨는 최근 가족들과 더위를 식히기 위해 서귀포시 색달동 생수천생태문화공원 물놀이장을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입장료를 내면 물놀이장을 이용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평상이나 파라솔을 빌리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했던 겁니다. 따져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반드시 빌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입장료와 함께 평상 대여료를 내고 물놀이장을 이용한 A씨는 황당한 마음에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생수천생태문화공원 물놀이장 전경. ⓒ제주의소리
A씨는 “입장료도 내는데 평상과 파라솔을 빌리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지난해는 입장료만 내고 물놀이를 즐겼다”며 “요금을 환경정비와 관리운영 비용으로 사용한다는데 사실 모두 행정에서 투입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행정에서 시설을 조성하고 마을회에 위탁하는 거 아니냐. 입장료와 대여료를 같이 내야만 하는 건 세금으로 치면 이중과세”라면서 “다른 마을회에서 운영하는 곳들도 비슷하다. 최근 제주관광에 대한 부정적 이슈가 많은데 지역사회 환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취재 결과 색달동 생수천생태문화공원 물놀이장은 서귀포쓰레기위생매립장이 들어서면서 마을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2015년 말 완공된 시설이었습니다. 즉, 혐오·기피시설을 마을에 설치한 주민 희생에 따라 행정에서 마련한 것입니다.
제주도는 환경기초시설 등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지역 소득기반시설 및 공공복지 증진을 위한 시설 설치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색달동 생수천물놀이장 역시 환경기초시설 지역주민 소득증대 및 복지향상을 위한 사업 일환으로 마련된 것입니다.
29일 이른 시간부터 더위를 식히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장을 찾은 모습입니다. ⓒ제주의소리
관련해 물놀이장 현장에서 만난 마을회 관계자는 최근 입장료와 대여료를 함께 받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다면서도 “질서유지와 시설물 관리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적극 해명했습니다.
물놀이장 개장 기간 입장료만 받고 이용하도록 둘 경우 사람이 몰려 안전사고 우려가 따르고 음식물이나 개인 짐이 방치되면서 이용객 간 갈등이 빚어진다는 이유입니다.
마을회 관계자는 “입장료만 받을 때 물놀이장에 600명이 넘는 이용객이 몰려 물건이 뒤죽박죽 섞이고 정리가 안 돼 문제가 발생한 적 있다”며 “그래서 입장료와 별도로 평상이나 파라솔을 빌려 물놀이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입장료를 따로 받는 이유를 물으니 “평상이나 파라솔마다 사람 수가 다른 데다 샤워시설도 이용하기 때문”이라며 “일종의 환경관리비 명목이며, 그 외 제한 같은 건 없다. 물놀이장 내 직접 배달은 금지하지만, 주차장에서 받아가지고 오는 것은 가능하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매점에서 파는 음식만 먹도록 한 것도 아니고 술병이나 위험한 것만 아니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며 “매립장 설치에 따라 행정에서 시설을 지어줬지만, 안전요원 인건비나 시설 보수, 운영비 모두 마을회 자체 예산으로 부담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귀포시 관계자 역시 “입장료와 대여료를 함께 받는 것도 기본적인 질서유지 차원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광역음식물류처리시설이 새로 생기면서 일부 시설물을 증축한 것은 있어도 물놀이장 운영에 있어 별도 행정 예산이 투입되진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최근 부정적 이미지가 쌓인 제주관광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각 마을회가 해수욕장 파라솔, 평상 대여 요금을 낮추는 등 자발적인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즐거운 여름 피서를 위한 분위기 환기가 필요해 보입니다.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생수천생태문화공원 물놀이장.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생수천생태문화공원 물놀이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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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질서유지차원이면 무료로 하면 안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