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창단 13년만에 한국시리즈를 재패했다.
축하를 보낸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롯데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한화의 우승을 보면서 야구는 역시 투수놀음이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고, 잘 뽑은 용병 하나 열 토종 안부럽다는 격언도 불현듯 떠오른다.
송진우,구대성,정민철 vs 문동환,주형광,손민한
고교시절 부터 이들은 야구 엘리트들이고, 공부로 따지면 K고,S대,사법고시 패스자들이다.
송진우는 세광고 시절 눈에 띄었지만, 동국대 진학 후 그 당시 최강의 전력을 갖춘 자기팀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타자로 미약한 활약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졸업을 앞두고 빛을 보기 시작, 빙그레 입단 후 전대미문의 다승왕,구원왕 동시 석권의 위업을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해태와의 91년 코리안 시리즈에서 8회까지 퍼팩트 경기를 펼치다 한순간에 무너진 아주 인상 깊은 투수다.
무리한 등판의 후유증으로 이제 맛이 갔구나 싶었는데 올해 화려하게 제기, 우승의 주역이 되었다.
특급의 신체조건이 아니면서도 철저한 자기관리와 결코 피하지 않는 승부기질이 드디어 결실을 봤다.
내년 FA제도의 첫 수혜자로서 자신의 주가를 한층 높혀 놓았다. 연봉 1억선에 도달했다가 2년 연속 감봉의 아픔을 어떤식으로 보상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 엘지에서도 눈독을 들일만 한데 솔직이 너무 세게 부르면 저로선 부담이 된다(?). 내년 당장은 써먹을 수 있지만,
혼자 잘 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정민철이야 대표적인 우완 정통파 투수지만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고 승부 근성이 부족한게 흠으로 지적 되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분명 한단계 더 성숙한 피칭을 할 것이다.
내년 일본 진출을 위해선 몸무게를 더 늘이고, 웨이트들 많이 하여 체력적으로 보완을 많이 해야 한다. 공도 묵직하게 만들고 볼 스피드도 지금 보다 훨씬 더 나와야 한다.
150은 커녕 지금은 140대 초반 이더라. 시즌 막바지 체력의 저하와 약간의 부상 때문이겠지만 이 정도로는 일본에서 10승하기 쉽지 않다.
구대성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한양대학 시절 부터 한국의 대표적인 투수였다.
하지만 정민태와 마찬가지로 부상으로 몇 년간 인고의 시간을 보냈고, 그 후유증으로 스리쿼터 투구폼으로 바뀌면서 볼 스피드도 많이 줄었다.
팀 사정상 선발,마무리 가리지 않고 무차별 등판하기도했고, 몰지각한 단장에게 '저것도 마무리야'는 비난을 받고 자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도 우승을 위한 몸살에 지나지 않았다.
작은 눈에 어찌 보면 순하고 약간 맹해 보이지만 거만할 정도의 배짱과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구대성.
내년엔 몸을 좀 아꼈다가 일본 진출을 시도해봄직 하다.
일전에 한번 언급했다.
80년대 야구로 향수를 자극한 한화.
선발투수가 뭘 해야 되는지 확실하게 한 수 가르쳐 줬다.
물론 마무리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