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외로움은 긴 그림자만 드리울 뿐
삶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라
고즈넉한 품성에 뜨거운 핏줄이 돌고
참으로 키가 큰 희망 하늘을 찌른다
저 혼자 서서 가는 길 아름다워라
어둠 속으로 어두움 속으로 솟구치는
바위는 밤새도록 제 몸을 닦아
아침에 빛낼 줄을 안다............................................이성부 <선 바위 드러누운 바위> 부분
해발 1,915m. 남한 내륙의 최고봉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 천왕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속설과 더불어, 반드시 관문을 거쳐 들어오도록 하고 있다.
동쪽으로 개선문, 남서쪽으로는 통천문을 두어 이들 관문을 경건한 마음으로 거쳐 들어오게 하고 있다.
천왕봉의 어깨 위에 올라선 여인들의 얼굴에는 속세에선 결코 느낄 수 없는 환희가 서려 있다
산은
冠을 쓰고
의젓하게 앉아 있더라.
수많은 풍상이
할퀴고 지나갔지만
산은 꿈쩍도 아니한 채
잔기침 몇 번으로
꼿꼿하게 앉아 있더라.
기슭에 가득
크고 작은 생명들을 놓아기르며
수염 쓰다듬고
앉아 있더라.
긴 장죽에
담배 연기 피워 올리며
스르르 눈감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더라............................................문효치 <천왕봉> 전문
지리산은 1967년 12월 27일, 우리나라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우리들은 천왕봉 바로 아래이 있는 안부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였다
토마스 형님께서 아이스팩 두 개에 담아서 여기까지 가져온 돼지머릿고기는 감동의 맛이었다
'지리산'이란 지명으로 남아있는 역사물로 가장 오래된 것은 통일신라(887년) 최치원의 쌍계사의 진감선사 비문에 등장하는 '智異山'이다
또한 조선시대 영남학파들에 의해 '두류산'이라는 이름이 많이 사용되었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호칭이 있는데 신선사상의 발로이자 삼신산의 하나인 방장산, 산세와 풍모의 미학적 장중함을 드러내는 덕산(德山),
민중적 변혁의식의 장소성이 반영된 불복산(不伏山)과 반역산(反逆山) 등도 지리산의 또 다른 별칭이다
내 그리움 야윌 대로 야위어서
뼈로 남은 나무가
밤마다 조금씩 자라고 있음을
나는 보았다
밤마다 조금씩 손짓하는 소리를
나는 들었다
한 오십년 또는 오백년
노래로 살이 쪄 잘 살다가
어느날 하루아침
불벼락 맞았는지
저절로 키가 커 무너지고 말았는지
먼 데 산들 데불고 흥청망청
저를 다 써버리고 말았는지
앙상하구나
그래도 사랑은 살아남아
하늘을 찔러
뼈다귀는 뼈다귀대로 사이좋게 늘어서서
내 간절함 이토록 벌거벗어 빛남이여........................................이성부 <고사목> 전문
통천문은 말 그대로 하늘과 통하는 문이다
이곳을 통해서 하늘에 오르기 위해서는 몸을 납작 엎드리고 고개를 숙여야만 한다
그러나 왠만하면 인간이 하늘에 오르려고 발버둥치는 우둔한 만용을 부려서는 안 된다
제석봉 정상 부근은 느슨하고 봉긋한 형태지만 출입금지구역이라 들어갈 수 없다
과거에는 고사목이 즐비하여 별난 경치를 자랑했지만 이제는 세월이 흘러 그 수도 많이 줄었다.
'제왕이 자리했다'는 의미이지만 천왕봉이 바로 지척에 있으므로 어울리는 이름 같지는 않다.
오랜만에 참가한 카타리나님은 무릎이 아파서 힘들어했지만 의젓하게 극복해 내었다
참샘의 물줄기는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이곳의 물맛은 좋기로 소문나서 지니가는 산객들은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푸른 신록을 배경으로 서있는 우리들의 벗들이 신라의 머슴아들처럼 야무지다 ㅋㅋ
내려오는 길은 지독히도 울퉁불퉁하며, 길고도 길었다
우리의 몸을 지탱해준 발가락을 위로하기 위해 계곡물에 담갔다
그러나 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잠시도 견딜 수 없었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뜨거운 발가락을 식혀준 덕분에 남은 길은 훨씬 부드럽게 내려왔다
드디어 약 8시간에 걸친 힘들고 기나긴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버스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니 기사님께서 박카스를 한 병씩 나눠주셔서 감동하였다
전주로 돌아와서 우리의 단골집 '소나무'에서 김치찌게와 소맥으로 뒷풀이 하였다
첫댓글 초록의 물결속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 한 천왕봉행~
정말 모두들 대단합니다. 저두요~~ㅎ
종아리는 뭉쳐있지만 몸은 상쾌하고 가볍네요..
좋은 싯 구절 음미하며 아침을 시작합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