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malaya 히말라야-(21)】 22. 고락쉡(Gorak Shep) 윤종수 John Sherpa
#히말라야-22. 고락쉡(Gorak Shep)
여기 고락쉡은 해발 5,140미터에 있는
에베레스트 마지막 게스트하우스다.
여기에서 멈춰야 한다.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다.
이제 앞으로 나아가려면 캠프를 쳐야 한다.
더 나아가려면 특별 퍼미션을 받아야 한다.
그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기까지 오게 된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새우기는 쉽지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고소적응이 되지 않아
밤새 고생을 하다가 다음날 아침 하산을 하게 된다.
때로는 생명을 잃기도 한다.
견디지 못하면 하산을 해야 한다.
생존하지 못하면 자연도태가 된다.
견디어내야 한다.
생존본능을 키워야 한다.
그것이 이곳에서 살아남는 비결이다.
고락쉡은 고락이란 요가의 로지란 뜻이지만
나는 이곳을 고통과 기쁨의 땅이라 부른다.
숨이 가쁘고 고소병이 찾아오는 땅이지만
잘 견디어내면 기쁨과 희열이 찾아오는 땅.
하늘 아래 가장 높은 세계의 지붕이다.
여기는 한 차원을 넘어 다른 차원의 땅이다.
나는 이곳을 밟으며 여기에 내 족적을 남긴다.
사람들은 저 아래에서 한 치의 즐거움에 만족한다.
거기에서 놀이를 하며 환호성을 지른다.
웃기지도 않는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무엇을 향해 살아가는지?
자신의 실상을 알지 못한 채
그렇게 삶을 마치게 된다.
조금의 자리를 얻으면 만족하고
그것으로 생명을 억누르고 착취하며
자기의 성취를 이루어냈다고 한다.
무슨 성취를 이루며 여기까지 찾아왔는지?
자신을 알지 못하면 완성이 없다.
진리의 삶을 시작도 하지 못하고
주어진 삶을 마치게 된다.
그래서 여기에 와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