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이 구리오돈이란데서 상상하듯이 나는 구리에 거주한다.
내 직업은...노숙자이다.
세무서에 신고된 바로는 개별화물 사업자로 되어있지만...실질적으로는 차를 댈 곳이 없어 매일 차에서 잔다.
동네길가에 차 대놓고 잤더니 동네주민들이 시청에 민원을 넣어서 차고지 이탈 밤샘주차를 했다고 10만원인가 하는 딱지를 끊었다.
돈10만원 벌려면 얼마나 힘든데...나는 무척 소심하다. 그래서...집에는 낮에만 잠깐 들어가서 샤워하고 밥먹고, 잠은 차끌고 나와서
고속도로 휴게소나 거래처 가서 잔다.
언젠가는 우리 작은아들이 지하철안에서 "아빠, 오늘은 집에서 자고가면 안되요?"라고 말해 주변사람들의 시선을 받은일도 있었으니...
어쨌든...
일년365일중에 명절때 마트가 쉬니까...그때 며칠 집에서 자고...아니면 차가 고장났다거나 새차로 바꾼다거나 하면...
집에서 잘 수 있는 날인 것이다.
뭐, 어쩌겠는가...내가 선택한 직업이고, 이렇게라도 해야 먹고살 수 잇으니... 그냥 따라가는 수 밖에...
어쨋든...참으로 오랜만에 집에서 잠을 잤다.
...
거래처에 갔는데...거래처 과장이 그런다.
오늘부터 놀러간다더니 왜 일하러 왔냐고...
아뿔싸...오늘아침에 비행기를 탔어야 하는데 이미 늦었다는 마음에 너무 놀라 잠에서 깼다.
새벽5시 30분.
10시20분 비행기인데...구리에서 6시 30분차를 타고 가니, 7시 45분.
추석이라고 공항에서 작은 한과를 안내데스크에 먹으라고 비치해 두었길래, 몇 개 챙겨넣고...
로밍센터에서 로밍안내도 받고...
해외로 연결된다는 멘트는 뻬달라고 요청했다.
먹고살기 힘든사람이 해외여행 갔다그러면...주변에서 욕할 것 같아서...
출국심사대를 지나, 보안검색을 하는데, 옆으로 나오라길래, 비행기에 못갖고들어갈 게 없는데...생각하며 가방을 열어보니...
썬블록인지 썬크림인지...생전 바르지도 않는 것 유통기한이 얼마 안남아 가져왔는데 이 툥이 110ml이다.
절반정도박에 없는데, 왜 문제가 되냐고 물으니 통의 크기가 100ml를 넘으면 안된다고...
마시는거나 같아야 여기서 다 마시고 가든지 하지...
비행기시간이 여유있으니 가서 부치고 오란다.
반쯤 남은 썬블록이 아까워서 짐을 부친다.
그리고...다시 검색대를 통과하여 비행기에 타려는데...
게이트앞에 현지날씨가 나와있는데...홍콩경유방콕인데...홍콩날씨가 "레인"이다.
우린 미끄러워서 안좋을까봐 내심걱정스러운데...태국날씨는 자주보던 단어가 아니다.
"썬더스톰" !!!
너무놀라 소리를 지를뻔 했다. 굉장한 공포가 엄습해 온다. 차라리 이런걸 알리지 않는 게 승객을 안심시키는 일일 것 같은데...
그래도 어쩌겠는가...여기서 "안가요." 해봐야 환불해줄것도 아니고...빨리 잊기로 하고 비행기에 오른다.
순조로운 이륙, 잠시후 아몬드한봉지와 음료가 나오고...한국에서는 맛보려면 더 비싼 외국맥주를 이런기회에 맛본다.
어떤분들은 맛없다고 안드시는 분들도 계시지만...가난한 내게는 기내식도 참 즐겁다.
아침도 못먹고 와서 그런지...(사실은 항상 그렇지만...) 기내식이 맛있다. 1인분만 먹었는데도 배가 부른 것 같다.
그런데, 타이항공은 처음 타봐서 몰랐는데, 밥상치울 생각을 안한다.
다른항공사는 다 먹고나면 다먹은사람부터 중간중간 다니며 치워주엇던 것 같은데...
밥상에 막혀 화장실에 가고싶어도 갈 수 없고, 음료를 또 준다는데, 공짜라서 또 마신다.
"차이니즈티"라는데...뭐, 양잿물도 아니고...또 마신다.
사실...평상시에 물이나 차를 별로 마시지 않는다. 아니, 마시지 못한다. 운전직이라는 게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
중간에 화장실 가기가 힘드니까 아예 물종류를 안죽을정도로만 마신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구금아닌 구금이 끝나고 화장실 한 번 갔다오고 나니 얼추 도착할 때가 된 것 같다.
다행이 비가 안온다.
마른땅에 잘 도착했다.
비행기청소한다고 다 내리라고 하여 짐 다 꺼내들고 내린다.
내리면서 계속 갈 사람에게는 이런표를 준다.
이 표만 흔들고 다니면 말이 필요없다. 다 안내해준다.(사실 앞사람만 따라가도 되는데 굳이 한 번 흔들어본다.)
다시 보안검색 받고 다시 탄다.
경유라는 게 좀 싫어질라그런다.
다시비행기는 이륙하고, 내가좋아하는 밥을 또 준다.
두번째로 먹는데도 급한마음에, 빵을 먹다가 생각나서 찍었다.
생각이 바뀐다.
밥을 두 번 먹으니 좋다.
뭐 이번에도 밥상치우는 데에는 무지하게 느긋하다.
밥상 치우고 나니 방콕도착. (현지시간으로 16시경)
그런데...비가...장대비가...비행기 천정쪽에서 장난아니게 들린다.
이 빗속에 숙소까지 갈 게 까마득하다.
'잊자잊자...일단 나가는 데에만 집중하자...'
검역신고서 내고 짐찾는곳에 오니, 60세정도 되신 아저씨 한분과 50세정도 되신 여자분이 짐을 찾으려 기다리고 있다.(한국분)
짐이 좀 늦게 나와서 인천에서부터 와서 짐이 깊숙히 들어갔을꺼라며 대화를 나눈다.
숙소를 물으니 두분 다 카오산 근처라길래 함께 택시를 타기로 한다.
카오산으로 가는 공항버스가 150밧이고, 택시가 300~400밧정도 나온다고 알고있었기에...
택시타는 곳에 가니 AOT라는 도장찍힌 종이에 차례대로 배차표같은 걸 준다.
Dirver NO까지 있는 걸 봐서는 이 차를 타고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 종이 들고오면 도와주겠다. 뭐 이런상상을 해 본다.
트렁크를 열어주는데, 인터넷에서 본 바로는 트렁크에 짐 넣으면 추가요금 받는다는데...순간 머뭇거리다가 차가좁아 짐과사람이
다 탈수 없다는 계산을 한 후에야 트렁크에 순순히 짐을 넣는다.(후에 확인 해 보니...홍콩에서는 더받는데, 태국은 아니란다.)
차가 작아보이는 관계로 앞자리가 편해보이겠다는 계산을 한 후 서둘러 앞좌석 문을 열고 타려는데, 뭔가 이상하다.
난 조수석에 타고싶었을 뿐인데, 거기엔 운전석과 똑같은 장치가 되어있다.
기사아저씨는 '택시절도단 아냐?' 생각할 것같기도 하고...애써 기사아저씨에게 어색한 웃음을 날린다.
그러는사이 내 친구는 반대편에 있는 조수석을 쟁취하였고, 뒤에 세사람이 앉았는데, 비좁다. 경차보다는 좀 큰데, 소형차급이다.
Toyota, 일제차다.
우리나라에서 못보던 나무들이 눈에 들어오고, 낡은차들이 눈에 많이 띈다.
우리는 비행기표 다해서 45만원줬다했더니, 남자분은 한 5만원 더 주셨고, 여자분은 스탑오버나 기간연장이 없이 35만원에 하셨다고...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통행료를 달라길래 50B짜리 내미니까 영어는 잘 안되어도 분위기가 100B짜리 달란다.
왠지 속는느낌이긴 한데, 고속도로운전하는 기사랑 싸우다가 타국에서 다치기는 싫은관계로 일단 주고본다.
톨게이트에서 25Bath내고 남은돈중에 50바트짜리지폐는 안주고 나머지만 준다.
어리둥절하게 머릿속이 약간 복잡해질 즈음, 또하나의 톨게이트가 나오고 45밧을 또 낸다.
그 잔돈 5밧을 준다.
그리고...카오산로드경찰서앞에 도착하여 미터기에 나온 250밧과 대기료 50밧을 받는다.
그러면...다 합하면 370밧이 되니까...남자분과 여자분께 90밧씩 받기로 하고, 돈을 받는데...
남자분이 100밧이라고 주신돈이 좀 다르게 생겼다.
내가 이상하게 쳐다보니 이게 맞을꺼라면서 숙소구해야 한다고 얼른 가신다.
루피라고 씌여있는데...이 돈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어쨌든...지도책을 보아가며 한참을 찾아서 디디엠이라는 예약해놓은 숙소에 도착하여 방 배정받고
토요일밤을 만끽하러 카오산로드로 달려나간다.
세계각지에서 온 젊은이들이 다 몰려든다는 그곳...
정말 인산인해인데...현지인들보다는 서양사람들이 더 많다.
가장 먹고싶었던 "팟타이"에 도전.
각기다른 국수를 4가지정도 넣고 닭고기, 계란등을 추가하여 굴소스같은 걸 넣고 볶는 요리인데, 내 입맛에 딱이고 착한가격은
정말 마음에 든다. 여기에 온 보람이 느껴진다. 25밧이니까...1,000원이 채 안되는 가격...
망고,수박, 이름모를 과일들...대부분이 20밧. 꼬치도 10밧이면 먹고(파인애플은 덤이다.)...
Live음악이 흐르는 카페에 앉아서 Singha맥주를 하나 시켜보니...80밧.
3200원짜리 생음악 나오는 카페 에 앉아서 길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밀려온다.
그러다가...태국 하면 떠오르는... 타이마사지가 생각난다.
삐끼없는 곳으로 골라서 들어가보니...1시간에180밧인데, 안에 사람들이 마사지 받고있어서 조금 기다리라고 한다.
기다리는 시간조차도 아까워서 밖에 둘러보고 오겠다고 나가는데, 주인인듯한 아줌마가 따라나오며 종이한장을 내민다.
180이라는 숫자에 빨간펜으로 지우고 160이라고 써 놓은 종이를 준다.
허걱...6400원에 한시간 타이마사지를...
추가요금 없이 160밧 주고 나오는데, 표정이 밝다.
한국에서처럼 팁 안준다고 인상쓰거나 하지 않는다.
속소로 돌아와서 (5인실 에어컨 도미토리) 샤워하고 잠을 청하는 것으로 첫날을 마무리 지었다.
첫댓글 어쩌다 운 좋아야 만나는 투명인간(죄송)^^정말 좋아요~
댓글 달아주시니 힘이 불끈 나네요. 다음편도 올리겠습니다.
이거쓴다고 언니한테 또 한소리 들었겠네~
별 걱정을...다~~~
여행가는데 보는느낌보다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듭니다 이글보면 추억이새롭겠습니다 힘들게 일하시고 명절낀 여행이라 가족에는 조금미안한 생각도 들게합니다 항상하시는일 대박나시길 빕니다 꾸벅
이번 명절에 하루도 제대로 못쉬게 되어서... 더더욱 여행생각이 간절해지네요.
ㅋㅋ 오빠 여행기보다.. 먹을거에 눈길이 먼저 가네요~~ㅎㅎㅎ
그건...본능이예요~~~
대한항공에서 나오는 땅콩 정말 맛있어요..^^ 정말 기내식 우리 국적기 하고는 조금 차이가 있네요..^^ 태국다녀온지가 꽤 시간이 흘렀네요..^^
대한항공은...타 본 기억이 없네요. 다음에 타게되면 땅콩 꼭 먹어봐야겠어요.
택스포함 45만원이면 잘 끓었네...먹거리야 중국이든 태국이든 풍부하지ㅎㅎ
이당시 신종플루때문에 우리나라사람들, 외국나가면 죽는줄 알고 벌벌떨던 때이니...저는 남들 안갈 때 주로 가지요.
와우~~~ 태국은 정말 여행하기에 좋은 나라이지요~^^* 이렇게 여행기로 수호님을 또 만나니 반갑고 반갑네요~^^* 열심히 사시는 당신! 틈만 나면 떠나라!ㅎㅎ
부끄럽네요. 렛잇비님의 여행기에 비하면 사진도 그렇고 초라합니다. 다음여행은...또 가고싶은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네요. 하루속히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