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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근간이라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외치는 말이 있다. K리그..아마추어와 국대의 튼튼한 기둥이 되는 이 K리그는 83년 슈퍼리그라는 이름으로 태어나더니 어느덧 23살의 건장한 청년이 되어 우리 곁에 있다. K리그가 스무세살을 먹는 동안 K리그를 거치고 누비던 선수들이 즐비했고, 그들이 흘린 땀과 눈물은 K리그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들이 일궈낸 업적은 그들이 속한 구단의 전통을 만들어주었고, 지금 명문이라 불리는 구단들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1.안정환=부산 로얄즈?
나는 로얄즈를 떠올리면 안정환부터 떠올린다. 잘 생긴 것도 그냥 잘 생긴 게 아니다. 그 당시 말총머리를 한 그의 모습은 농담 아니고 진짜 동화 속의 왕자님을 떠오르게 한다. (당시 풋풋하고 수줍은 청년이었던 이동국과는 전혀 다른 풍모였다.) 게다가 공도 부산에서 제일 멋있게 차니 남자들마저 빠져들 수밖에 없다. 특히, 로얄즈라는 이름과 왕관 엠블럼은 그를 더욱 귀티나게 해주었다. 부산 로얄즈의 주인공 안정환을 도와주는 실력있는 동료들-마니치,우성용,이장관 등등-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모가 딸린다. 그들이 아무리 잘해도 안정환만큼 인기있지 않다. 그들은 안정환을 더욱 빛내게 해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암튼 그렇다. 적어도 나에게는...
2.80~90년대 최고의 명문귀족구단
안정환이 활약했던 때의 부산은 정말 최고였다. 당시 프로축구에 전혀 관심 없었던 나조차도 안정환과 부산 로얄즈를 알았고, 당시 부산이 펼치는 승승장구는 대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활약했던 98~2000시즌은 필립모비스컵을 차지한 것 빼고는 우승컵다운 컵을 안아보지 못했다. 인기를 한몸에 받았지만 실제로 얻은 우승컵은 하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가 없었던 97년에 K리그 제왕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디다스컵, 라피도컵 등 그 당시 열렸던 모든 대회를 휩쓸며 명문다운 실력을 뽐냈었다. 그 이전에도 부산은 원년 리그때부터 참가하면서 국내외로 그 명성을 떨쳤고, 가져간 컵만도 여러개다. 84,87,91 K리그 우승컵은 그들이 쌓아온 명문의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증거품이다. 이렇듯 부산은 태어날 때부터 최고의 길을 걸었던 명문구단이었다.
3.몰락한 귀족가문
지금의 부산 아이파크는 현대산업개발(주)이 운영하고 있다. 2000년부터 대우의 뒤를 이어 부산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부산이 서서히 몰락해가던 시점이 딱 이때였다. 대우기업이 부도가 나 팀을 운영할 수 없었던 부산은 현대산업개발에 의해 다시 운영되었다. 그러나 예전처럼 K리그와 아시아를 호령할 힘은 남아있지 않았다. 부산의 아이콘 안정환이 여전히 부산을 지키고 있었지만 그도 2000년 여름날 이탈리아로 떠났다. 하지만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던가. 여전히 부산은 K리그 인기구단으로서 K리그를 대표하는 팀이었다. 다만, 성적은 예전같지 않았다. 2000,2001년 순위는 각각 6위와 4위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명문이 받을 성적은 아니었다. 진정한 몰락은 2002년부터였다. 10팀 중에 9위를 기록한 것이다. 2003년 스코틀랜드 출신 이안 포터필드 감독이 김호곤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았지만 그다지 나아지지는 않았다. 그가 들어올린 컵이라고는 2004년 FA컵 뿐이었다. 그가 오면서부터 4-4-2 전술이 부산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갔지만 그것이 몰락한 귀족가문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오히려 2005년 후기리그부터 시작된 사상 최악의 무승행진을 이끌게 되니 그는 결국 불명예를 안고 몰락한 귀족가문에서 쫓기듯 나가고 말았다. 판을 새로 짜고 풀뿌리부터 키운 그의 공로는 인정되고 있지만 정상으로 이끌지 못한 감독으로 끝을 맺었다. 그리고 부산은 여전히 옛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4.새로운 로얄즈를 위하여!
2006년 7월 25일. 포터필드가 지휘봉을 놓고 간 이후 줄곧 김판곤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던 부산은 마침내 또 한명의 이방인을 데려온다. 스위스에서 건너왔고 스위스 국가대표 수비수였단다. 이름은 앤디 에글리라는데...나이는 48살. 스위스와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 여러구단을 선수로서 누볐고, 이후 감독이 되면서 스위스, 독일의 1,2부리그 구단을 지휘하였다고 한다. 여러 유망주들을 훌륭하게 길러냈다면서 그 대표적인 선수를 현 스위스 월드컵대표 골잡이 알렉산더 프라이로 꼽는다. 그의 소개와 함께 떡하니 박혀있는 그의 미소는 매우 아름다워 보인다. 하지만 부산팬들은 그를 데려온 부산 구단의 결정에 매우 아쉬워한다. 지금 팀을 잘 이끌고 있는 김판곤 감독대행을 놔두고 왜 팀을 강등시키는 데 익숙한 이방인 감독을 데려왔느냐는 것이다. 그것도 월드컵에서 안좋은 인상을 남긴 스위스라는 나라에서...아무튼 좋다. 어찌했든 이미 부산의 감독이 되었다. 그의 배경이 어찌됐든 부산은 그를 데려왔고, 그는 부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는 4-4-2 전술의 신봉자이다. 이안과는 좀 다르겠지만 4-4-2라는 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적응문제에 대해서는 감독대행이었던 김판곤 수석코치가 여러가지로 도움을 줄 것이다. 무엇보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안병모 신임 단장이 내건 부산의 지역색깔 강화인데, 우선 부산 출신 선수를 데려올 것이고, 지역 유망주들을 키우겠다고 한다. 특히 부산팬들이 제일 염원하는 전용구장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관계자들로부터 협조를 얻겠다고 밝혔으니 실천목표는 아주 긍정적이다. 지금 부산은 새로운 로얄즈로 거듭나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
Best 11
-------뽀뽀---소말리아---------
이정효--안영학--히카르도--이승현
이장관--이강진--배효성----심재원
------------정유석--------------
팀특징:이안 시절부터 쭈욱 4-4-2체제를 기본으로 리그에 참여했다. 그리고 스위스 출신의 감독도 4-4-2를 쓴다. 그의 말에 따르면 공격할 때는 상대의 뒷공간을 노리는 크로스를 많이 펼칠 것이고, 반면 수비할 때는 적극적으로 공을 빼앗는다고 한다. 적극적인 압박으로 공을 빼앗아 역습을 펼쳐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린다는 것인데...그의 축구철학을 보고 싶다면 직접 경기장에 가서 보시길 바란다. 8월 26일 저녁 7시 부산 아시아드에서 그의 축구철학이 당신 눈앞에서 펼쳐질 것이다.
선수특징
GK 정유석(29 186 82)-경남 울산 출신. 2000년부터 쭈욱 부산에서 골문을 지키고 있다. 2003년에 김용대에게 밀렸고, 2004~2005년에 광주로 2년 임대된 것 빼고는 줄곧 주전 문지기로 활약해오고 있다. 팀이 하위권에 처지면서 그의 실점률이 높은 것이 흠이지만 그래도 부산에서 그만한 문지기가 없다. 추가적인 문지기 영입이 없는 걸 보면 신승경 문지기가 크게 성장해주지 않는 한 부산의 골문은 여전히 그의 몫이다.
DF 이장관(32 170 62)-빵과 우유로 유혹당해 지금까지 부산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로얄즈의 전성기까지 같이 한 몇 안되는 선수이고, 97년부터 지금까지 상무 한번 거치지 않고 부산을 위해 뛰고 있다. 통산 306경기 출장의 대기록을 세운 그는 왼쪽,오른쪽 윙백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DF 이강진(20 184 77)-10대 시절 수원에서 키워져 도쿄베르디로 임대, 그곳에서의 활약으로 완전이적을 성사시킨 대단한 선수이다. 그러나 팀이 최하위로 2부리그로 떨어짐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와야했다. 그가 선택한 팀은 부산 아이파크. 엘리트 코스를 두루 거쳤으며, 최근 국가대표까지 뽑혔었다. 주눅들지 않고 대담하게 수비를 펼치고 조율사에게 깔끔하게 패스를 주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
DF 배효성(24 183 82)-'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2004년부터 부산에서 활약중이다. 생긴 것만큼 굉장히 힘이 세며 제공권에 우위를 보이고 체력 또한 좋다. 또한 1:1수비능력이 우수해 김판곤 수석코치와 전 이안포터필드 감독이 그를 국가대표 감이라 부를 정도였다. 이런 그를 있게 한 요소가 바로 사람을 질리게 할 정도의 많은 훈련량이라 하니 역시 노력이 사람을 만드는가 보다.
DF 심재원(29 184 80)-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스프린터 윙백이다. 100m 11.3초라는 초고속 스피드를 뽐내는 이 선수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부산에서 활약하고 있다.(2004~2005시즌 광주에 잠시 2년 임대되어 떠나있었고, 2001년에 잠시 분데스리가 2부리그 프랑크푸르트에서 활약했었던 것을 예외로 치더라도) 올해 돌아와서는 주장으로서 팀을 지휘하고 있다. 국가대표도 해봤고, 올해도 국가대표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컸던 만큼 그의 기량은 여전히 최고다.
MF 이정효(31 176 70)-이장관과 더불어 부산맨으로 불릴만한 팀의 소금같은 존재다. 가운데,날개,윙백,수비수 가리지 않고 뛸 수 있으며, 올 여름 히카르도가 이적해 옴에 따라 마땅히 볼 곳이 없는 왼쪽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MF 안영학(28 182 77)-올해 부산으로 온다는 소식에 축구팬들을 들뜨게 만들었던 장본인. 무려 '북한' 국가대표가 우리 K리그에 뛰는 것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다. 첫 경기에서는 무난하게 활약했으나 이후 부상을 당해 한동안 나오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부상에서 돌아오면서부터 쭈욱 부산의 허리를 책임지고 있다. 수비력 뿐만 아니라 패스력도 좋다.
MF 히카르도(31 189 71)-안양,성남을 거쳐 올해 부산으로 이적했다. 쭉쭉 뻗은 다리 때문에 '학다리'로 불리는 그는 뛰어난 수비능력으로 성남의 핵심 조율사로 활약했었다. 그러나 그는 수비형 조율사보다 공격수를 원한다. 실제로 안양 시절에는 공격수로 활약해 많은 골을 넣은 바 있는데, 뽀뽀-소말리아 투톱에 비집고 서기보다는 공격형 조율사로서 활약할 것으로 점쳐진다.
MF 이승현(21 175 68)-굉장히 빠르다. 공식기록도 100M 11초다. 올해 입단해서 11경기를 오른쪽 날개로서 뛰고 있다. 심재원과 더불어 오른쪽을 책임지니 부산의 오른쪽이 굉장히 위협적이다.올해 4골 1도움을 올리고 있고, 그런 그의 활약으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배울게 많다는 그이지만 지금의 그의 행보는 아주 맑음이다.
FW 뽀뽀(28 168 69)-가슴이 뻥 뚫리는 중거리포가 일품인 브라질 측면 날개다. 오른쪽,왼쪽,심지어 공격수까지 맡는다. 날카로운 측면돌파를 갖춘 그는 득점감각도 뛰어나다. 2005년 30경기에 뛰면서 4골 6도움에 그쳤지만 당시 공격수가 아니었다. 올해 공격수로 뛰면서 골을 많이 넣었는데, 전기리그에서는 13경기 6골을 넣었고, 컵대회에서는 11경기 7골을 터뜨리는 등 골감각이 절정에 올랐다. 최성국 선수와 마지막까지 득점왕을 다퉜었다. 새 감독이 오면 과연 어떤 위치에 설지 기대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변이 없는한 그는 부산의 핵심으로 활약할 것이다.
FW 소말리아(29 188 78)-모 포털 사이트에서 소말리아라고 검색하면 소말리아 국가정보가 먼저 나와 나를 당황케 한 선수. 그러나 그의 본명은 Waderson De Paula Sabino. 사비노라 부를 수 있는데도 그렇게 지었다는 것은 부산 관계자한테 찍혔거나 흑인이라는 이유로 개그스럽게 지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름에 굴하지 않고 멋진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공격수답게 골을 잘 넣어주고 있는 것이다. 16경기 9골 6도움. 상대 뒤로 파고드는 순간속도가 매우 뛰어나다. 문전에서 침착하게 골냄새를 맡아 골을 집어넣는다. 체격조건도 상당해 수비수로 하여금 수비하기 힘든 선수다. 잠시 부상으로 인해 2주간 쉬었지만 올해 후기리그에 나서는 데 지장이 없다. 요즘 절정의 골감각을 뽐내고 있는 뽀뽀와의 투톱을 후기리그에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펌 - 사커월드 케리님..
첫댓글 정말 잘봤습니다.... 저는 26일에 경기 보러 가는데 그 때 얼마나 잘하는지 봐야겠네요.....
소말리아 처음 왔을땐 별로 못하던데 적응 하니 사기모드
부산 용병들 이름이...좀...ㅋㅋ
뽀뽀-소말리아 라인은 진짜 ㄷㄷㄷ 물론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