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방송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 드라마의 연장을 막아야 한다며 시청자들이 들고 일어나 서명 운동을 한 적이 없었고, 또 방송국 측에서 이를 무시한 채 연장 결정을 내린 적도 없었다. 도대체 ‘오로라 공주’가 어떤 드라마이기에 이런 초유의 사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오로라 공주’를 방송하고 있는 MBC측은 어제 추가로 25회를 연장 방송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지난 9월, 120회로 예정된 ‘오로라 공주’는 30회 연장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 25회를 추가로 연장하게 되어 ‘오로라 공주’는 총 175회로 종영하게 되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두 번째 연장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이었는데, 결국 이는 철저히 무시되고 말았다.
50회를 연장하려 했으나 서명운동으로 말미암아 그나마 25회로 줄었다는 얘기가 나돌기는 하지만, 강력하게 반대를 주장했던 이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얘기다. 문제는 50회가 25회로 축소된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의 서명운동과 더불어 많은 이들이 연장 방송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연장 방송을 결정했다는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오로라 공주’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이렇게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시청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시청자들이 많이 보고 좋아한다는 것이다. 결국 연장 방송을 반대하는 이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며, 그들이 유난스레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뒤집어 한번 생각해보자. 오죽하면 드라마 연장 방송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할까에 대해서 말이다.
그동안 ‘오로라 공주’가 안팎으로 보여준 행태는 참으로 불편했다. 배우가 잘려 나가고 새로 투입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얼마 전 하차한 임예진이 열 번째 희생양(?)이었다. 임예진은 하차를 당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사정으로 하차했다고 밝혔지만, 열 번째라는 사실 앞에서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드라마 내용을 들여다보면 불편함을 넘어 말문이 막힐 정도다. 주인공들이 삼각관계에 놓여 있다든지, 오로라(전소민 분)가 궂은 시집살이를 한다든지 하는 것들은 그 표현이 다소 생경하다 해도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정말 버티기 힘든 것은 거의 대부분의 캐릭터들을 비인간적 인물들로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황여옥(이예진 분)이 죽은 지 얼마나 됐다고 윤해기(김세민 분)가 다시 황시몽(김보연 분)에게 붙나! 시집살이를 못 이겨 미쳐가는 오로라, 이에 누나들 편에 서는 황마마(오창석 분), 시집살이의 주범들인 황시몽과 황자몽(김혜은 분). 이들 캐릭터는 성격이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 이들은 인간적인가 비인간적인가를 논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을 바라보는 것이 몹시도 불편하다.
소름이 돋을 정도의 기괴한 종교적 행태도 ‘오로라공주’를 질색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작가의 종교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설사 그녀가 무속신앙에 빠져있다고 해도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이므로 왈가왈부할 수 없다. 그러나 ‘오로라공주’에서 특정 종교를 제 맘대로 해석하고, 그것을 대사에 실어서 왜곡되게 표현하는 것은 도저히 참아내기가 힘들다. 작가의 창작력은 이렇게 무자비하게 사용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지금 수치상으로 나오고 있는 시청률이 시청자들의 선호도라고 생각하면 그야말로 커다란 착각이다. 아마 MBC도, ‘오로라공주’ 측도 그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테다. 유례없는 드라마 연장방송 반대 서명운동 앞에서 마냥 눈 가리고 아웅 식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사가 시청자들의 뜻을 꺾을 수밖에 없던 이유는 시청률 그리고 그로 인한 수익, 바로 그것이다.
임성한 작가는 연장 방송으로 인해 50억을 챙겼다. MBC는 50억을 지불해도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기에 연장 방송을 허용했다. 제 멋대로 캐스팅을 하고, 제 멋대로 하차시키며, 제 멋대로 드라마를 늘리고, 제 멋대로 연기를 하게 하며, 제 멋대로 수익을 벌어들인다. 한 마디로 횡포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제 멋대로 굴며 난폭하게 굴다’의 뜻을 지닌 횡포 말이다.
그런데 이제 이것이 단순한 횡포로만 여겨지지가 않는다. 그저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서만은 아닌 것 같아서 말이다. 고집으로 시작한 것이 오기가 되고, 그 오기로 추진되는 면면들이 커다란 논란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서, 그 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마치 횡포를 휘두르는 자가 여유를 부리며 상대방을 놀리고 기만하는 것을 즐기는 것처럼 말이다.
‘오로라공주’와 MBC는 시청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상실했다. 드라마 연장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귀를 기울여야 했을 뿐만 아니라, 왜 그렇게 들고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어야 했는데 이를 철저하게 무시해버렸다. 두 번의 연장으로 175회 종영을 결정했다는 사실은, 결국 자신들에게는 손해날 것 없는 논란을 보고 즐기며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작태를 보여준 셈이다.
아마도 시청률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시청자들은 욕을 하면서도 볼 것이며, 어쩌면 이 일로 인해 시청률 수치가 좀 더 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시청자들도 분명히 알아둬야 할 듯싶다. 기만을 허용한 반의 책임 역시 시청자들에게 있다는 것을, 그리고 기만에 대응하는 시청자들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첫댓글 임작가가 논란의 대상이 되면서 즐기는 것은 확실하면서도 하준님을 발견한 재능도 있기에 욕 못하는 1인 입니다.ㅠㅠ
저두푸른마을님~의견에동감*^^*그래서걍평생봐주기로했어엽~ㅎ
제가 아는 달걀~~그 달걀님이신가요?? 진정~~ㅠㅠㅠ반가워요.댓글 4개인가 써서 강등되서 말도 못하고 ㅋㅋ
정말 반가워요~~~^^지금 바빠서~~좀있다 회포 나누어요.^^
임작은 논란을 즐기는듯해요 ㅡㅡ ;;;
비난도 칭찬도 즐기는 임작인 것 같습니다.
욕도 많이 하고싶지만 울 하준님을 만날수있게 해주셨으니 방송끝날때까지 속으로만 욕 하고 방송을 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