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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장: 얍복 강변에서의 씨름
[1-2절] 야곱이 그 길을 진행하더니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를 만난지라. 야곱이 그들을 볼 때에 이르기를 이는 하나님의 군대(마카네)라 하고 그 땅 이름을 마하나임(마카나임)(마카네의 쌍수)이라 하였더라.
마하나임은 ‘두 군대’라는 뜻으로 야곱의 가족들과 하나님의 사자들, 두 무리를 가리킨 것 같다. 이 신비한 사건은 하나님께서 야곱의 일행과 함께하시고 그들을 지켜주실 것을 암시하였다고 보인다.
[3-5절] 야곱이 세일 땅 에돔 들에 있는 형 에서에게로 사자들을 자기보다 앞서 보내며 그들에게 부탁하여 가로되 너희는 이같이 내 주(主) 에서에게 고하라. 주의 종[당신의 종] 야곱이 말하기를 내가 라반에게 붙여서 지금까지 있었사오며 내게 소와 나귀와 양떼와 노비가 있사오므로 사람을 보내어 내 주께 고하고 내 주께 은혜받기를 원하나이다 하더라 하라 하였더니.
야곱은 형을 ‘내 주(主)’라고 불렀고 자신을 ‘당신의 종 야곱’이라고 표현하였다(4, 5절). 이 말들은 그의 겸손해진 마음을 보인다.
[6-8절] 사자들이 야곱에게 돌아와 가로되 우리가 주인의 형 에서에게 이른즉 그가 400인을 거느리고 주인을 만나려고 오더이다. 야곱이 심히 두렵고 답답하여 자기와 함께한 종자[사람들]와 양과 소와 약대를 두 떼로 나누고 가로되 에서가 와서 한 떼를 치면 남은 한 떼는 피하리라 하고.
야곱이 보낸 자들의 소식을 들은 형 에서는 400명을 이끌고 야곱을 만나러 오고 있었다. 야곱은 심히 두렵고 답답하였다. 그는 하나님께서 명하시고 보장하신 길을 왔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일을 당했다. 그는 우선 자기와 함께한 사람들과 짐승들을 두 떼로 나누었다. 에서가 와서 한 떼를 치면 남은 한 떼라도 피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9절] 야곱이 또 가로되 나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 나의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전에 내게 명하시기를 네 고향,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네게 은혜를 베풀리라 하셨나이다.
야곱은 그의 조부와 그의 아버지의 하나님, 그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명하신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그는 그의 조부 때로부터 주신 하나님의 언약의 복과 자기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었다.
[10절] 나는 주께서 주의 종에게 베푸신 모든 은총[자비]과 모든 진리를 조금이라도 감당할 수 없사오나[받을 자격이 없나이다. 이는] 내가 내 지팡이만 가지고 이 요단을 건넜더니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나이다[이루었음이니이다].
야곱은 과거에 자신이 욕심을 품고 거짓말하였으나 하나님께서 그에게 넘치는 자비를 베푸셨고 약속 이행에 신실하셨음을 고백하는 것 같다. 그는 그의 지팡이만 가지고 요단강을 건넜으나 하나님께서는 약속대로 그를 지켜주셔서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다.
[11-12절] 내가 주께 간구하오니 내 형의 손에서 에서의 손에서 나를 건져내시옵소서. 내가 그를 두려워하옴은 그가 와서 나와 내 처자들[자녀들을 가진 어미들]을 칠까 겁냄이니이다.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정녕 네게 은혜를 베풀어 네 씨로 바다의 셀 수 없는 모래와 같이 많게 하리라 하셨나이다.
야곱은 특히 하나님께서 형 에서의 손에서 자기를 구원해주실 것을 기도한다. 그는 형이 와서 자기와 자기 가족들을 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또 그는 “내가 네 씨로 바다의 셀 수 없는 모래같이 많게 하리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었고 그것은 그의 기도의 근거이었다. 어려울 때 우리의 할 일은 기도뿐이다. 시편 50:15,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 기도는 성도가 세상에서 직면한 어려운 문제들의 최선의 해결책이다.
[13-15절] 야곱이 거기서 경야(經夜)하고[밤을 새우고] 그 소유 중에서 형 에서를 위하여 예물을 택하니 암염소가 200이요 숫염소가 20이요 암양이 200이요 숫양이 20이요 젖 나는 약대 30과 그 새끼요 암소가 40이요 황소가 10이요 암나귀가 20이요 그 새끼나귀가 10이라.
야곱은 밤을 지낸 후 그의 소유물 중에서 형 에서를 위해 예물을 준비하였다. 야곱이 구별한 예물은 모두 아홉 떼이었다. 맨 마지막의 ‘새끼나귀’라는 원어(아이르)는 ‘수나귀’를 가리킨다(BDB).
[16-21절] 그것을 각각 떼로 나눠 종들의 손에 맡기고 그 종들에게 이르되 나보다 앞서 건너가서 각 떼로 상거가 뜨게 하라 하고 그가 또 앞선 자에게 부탁하여 가로되 내 형 에서가 너를 만나 묻기를 네가 뉘 사람이며 어디로 가느냐? 네 앞엣것은 뉘 것이냐 하거든 대답하기를 주의 종 야곱의 것이요 자기 주 에서에게로 보내는 예물이오며 야곱도 우리 뒤에 있나이다 하라 하고 그 둘째와 셋째와 각 떼를 따라가는 자에게 부탁하여 가로되 너희도 에서를 만나거든 곧 이같이 그에게 고하고 또 너희는 말하기를 주의 종 야곱이 우리 뒤에 있다 하라 하니 이는 야곱의 생각에 내가 내 앞에 보내는 예물로 형의 감정을 푼 후에 대면하면 형이 혹시 나를 받으리라 함이었더라. 그 예물은 그의 앞서 행하고 그는 무리 가운데서 경야(經夜)하다가.
야곱은 그것을 각각 떼로 나눠 종들의 손에 맡기고 자기보다 앞서 건너가며 각 떼로 거리가 뜨게 하였다. 또 그는 앞선 자가 형 에서를 만날 때 그가 물으면 앞엣것은 주의 종 야곱의 것이요 ‘나의 주’(원문) 에서에게로 보내는 예물이오며 야곱도 우리 뒤에 있나이다라고 말하라고 일러주었다. 또 그는 뒤따라가는 모든 종들도 같은 말을 하라고 했다. 그것은 그가 예물들로 형의 감정을 푼[유화(宥和)한](원문) 후 대면하면 형이 혹시 그를 받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잠 18:16).
[22-26절] 밤에 일어나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한 아들을 인도하여 얍복 나루(마아바르)(ford)[개울]를 건널새 그들을 인도하여 시내를 건네며 그 소유도 건네고 야곱은 홀로 남았더니 어떤 사람이 날이 새도록 야곱과 씨름하다가 그 사람이 자기가 야곱을 이기지 못함을 보고 야곱의 환도뼈[허벅지의 연결 부분]를 치매 야곱의 환도뼈가 그 사람과 씨름할 때에 위골되었더라. 그 사람이 가로되 날이 새려하니 나로 가게 하라. 야곱이 가로되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
야곱은 그 밤에 편히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는 밤에 일어나 두 아내들과 두 여종들과 열한 아들들을 인도하여 얍복 개울을 건너게 했고 또 그의 소유물들도 그렇게 하였다. 그에게는 많은 두려움과 염려가 있었다. 그는 이제 홀로 남았다. 무슨 중요한 일을 결단할 때 우리는 때때로 하나님 앞에 홀로 있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인생은 고독한 존재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야곱과 함께 계셨다.
그 밤에 어떤 사람이 야곱 곁에 있었고 그와 날이 새도록 씨름을 하였다. ‘씨름한다’는 말(아바크)은 성경에서 이 곳에서만 사용된 말이다. 이것은 비유적 말이 아닐 것이다. 야곱의 환도뼈, 즉 허벅지의 연결부분이 위골된 것을 보면 그것은 실제의 씨름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영적인 의미가 담긴 씨름이었다.
야곱은 그가 하나님의 사자임을 알았다. 그러므로 그는 그 사자에게 자신을 축복해줄 것을 간절히 소원하였다. 그 사자는 그의 끈질긴 요청을 이기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는 야곱의 환도뼈를 쳤고 야곱은 그 씨름에서 환도뼈가 위골되었다. 날이 새려했으므로 그 하나님의 사자가 가기를 원하였지만, 야곱은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라고 말하며 그에게 끈질기게 매달렸다.
[27-28절] 그 사람이 그에게 이르되 네 이름이 무엇이냐? 그가 가로되 야곱이니이다. 그 사람이 가로되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사람[사람들]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음이니라.
마침내 그 사람은 야곱의 이름을 물었고 그 이름을 고쳐주었다. 그는 그에게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주었다. 야곱은 ‘그가 발꿈치를 잡는다, 선수(先手)친다, 속인다’라는 뜻을 가지고, 이스라엘은 ‘그가 하나님과 겨룬다’는 뜻일 것이다. 그것은 야곱이 하나님과 사람들로 더불어 겨루어 이겼음을 나타낸다. 야곱은 하나님의 복을 사모한 간절함으로 에서나 라반을 이겼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사자도 이겼다. 호세아 12:3-4는 “야곱은 태에서 그 형의 발뒤꿈치를 잡았고 또 장년에 하나님과 힘을 겨루되 천사와 힘을 겨루어 이기고 울며 그에게 간구하였다”고 증거한다. 야곱은 간절하고 끈질긴 기도로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고 인간 관계의 모든 복잡한 일들에서 승리했다.
[29-32절] 야곱이 청하여 가로되 당신의 이름을 고하소서. 그 사람이 가로되 어찌 내 이름을 묻느냐 하고 거기서 야곱에게 축복한지라. 그러므로 야곱이 그 곳 이름을 브니엘이라 하였으니 그가 이르기를 내가 하나님과 대면하여 보았으나 내 생명이 보전되었다 함이더라. 그가 브니엘을 지날 때에 해가 돋았고 그 환도뼈로 인하여 절었더라. 그 사람이 야곱의 환도뼈 큰 힘줄을 친 고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지금까지 환도뼈 큰 힘줄을 먹지 아니하더라.
그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고 야곱을 축복하였다. 그러나 야곱은 그가 하나님의 사자임을 알았다. 그는 그 곳 이름을 ‘브니엘’이라고 불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얼굴’이라는 뜻이다.
본장의 교훈을 정리해보자.
첫째로, 야곱은 하나님의 명령과 보장하심 속에 하란을 떠나 고향 땅을 향해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 에서가 400명을 이끌고 그를 만나러 온다는 두려운 일을 당하였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올 때도 그러하였다. 그들이 애굽을 떠나는 것은 하나님의 분명한 뜻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애굽을 떠난 후에 직면한 첫 번째 어려움은 홍해라는 큰 바다와 그들을 뒤쫓아오는 애굽 왕 바로의 병거들이었다(출 14:1-7, 10). 그들은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을 당하였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갈릴리 바다에서 겪은 풍랑들도 그와 비슷하였다. 그들은 배에 오르신 예수님을 따라 배를 타고 갈릴리 바다를 건너고 있었을 때 큰 풍랑을 만났었다(마 8:23-24). 성도들은 세상에서 하나님의 명령과 보장하심 속에서 행하고 성경적으로 바르게 살려고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어려운 일을 만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낙심하지도 말고 더욱 참고 인내하며 살아계신 섭리자 하나님께 기도하며 믿고 의지해야 한다.
둘째로, 야곱은 어려운 문제 앞에서 그의 조부의 하나님, 그의 부친의 하나님, 또 그에게 나타나셔서 하란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명하셨던 하나님 앞에 기도하였다. 그는 “내가 주께 간구하오니 내 형의 손에서 에서의 손에서 나를 건져내시옵소서. 내가 그를 두려워하옴은 그가 와서 나와 자녀들을 가진 어미들을 칠까 겁냄이니이다.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정녕 네게 은혜를 베풀어 네 씨로 바다의 셀 수 없는 모래와 같이 많게 하리라 하셨나이다”라고 말했다(11-12절). 사도 시대에 헤롯 왕이 요한의 형제 야고보를 칼로 죽이고 베드로도 잡아 옥에 가둔 후 유월절 후에 죽이려고 작정했을 때 교회는 그를 위하여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였고 그때 하나님의 놀라운 개입하심이 있었다. 베드로는 아직 죽을 때가 아니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를 기이하게 감옥에서 건져내셨다. 어려운 문제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기도하는 것이다. 야곱이 가족과 소유물을 두 떼로 나누거나 형을 위해 아홉 떼나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의 방법일지는 몰라도 참 해결책은 기도뿐이다. 하나님의 도우심만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셋째로, 야곱은 날이 새도록 하나님의 사자와 씨름하며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라고 말하며 끈질기게 간구하였다. 그의 간절한 사모함은 하나님의 사자의 응답을 받아내었다. 누가복음 11장에 보면, 주께서는 밤중에 친구에게 와서 떡 세 덩이를 빌리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셨다. 이 사람은 자기 친구가 여행 중에 자기에게 들렀는데 자기가 먹일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 떡 세 덩이를 빌려달라고 했다. 밤이 늦었고 식구들이 다 침소에 누웠지만 그의 강청함 때문에 그 친구는 그의 요청을 들어주었다(눅 11:8). 누가복음 18장에 보면, 주께서는 한 과부가 불의한 재판관에게 날마다 와서 간청하는 바를 그 불의한 재판관이 들어주었다고 이야기하시면서 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주지 아니하시겠느냐고 말씀하셨다(눅 18:7). 우리는 환난 많은 세상에서 ‘강청함’의 기도 즉 끈질긴 기도와, 낙망치 않고 항상 하는 기도를 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