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추석 연휴는 길었다.
자그만치 6일 간이었다.
부모님 네 분 중에 세 분은 애석하게도 먼저 하늘나라로 가셨고
현재는 92세의 '장모님'만 계신다.
그래서 명철 첫날엔 '장모님'께 인사드렸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어머님과 다감하고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명절 2일차부터는 가족들과 함께 '경남지역'을 여행했다.
아들은 직장관계로 외할머님께 인사드린 후에 자기 집으로 돌아갔고
3명만 여행길에 올랐다.
맨 처음 우리가 찾아간 곳은 '고성'이었다.
경남 진주시(사천시)와 통영시 사이에 있는 '군'이다.
'고성군' 하면 사람들은 심중팔구 설악산 자락, 화진포, 통일전망대,
대진항, 거진항, 아야진항, 송지호가 있는 강원도 '고성군'을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고성군'이 '강원도'에만 있는 게 아니다.
경남 서쪽에도 있다.
아무튼 그곳에 간 이유는 '연화산'과 유서 깊은 사찰, '옥천사'가 있기 때문이었다.
과연 그곳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연화산'도 좋았고 고색창연한 사찰은 더 좋았다.
거대하고 울창한 은행나무, 메타세콰이어, 전나무, 적송, 참나무들이 압권이었다.
정상 등정 후 사찰에서 한참을 머물다 왔다.
노 스님과의 길고 깊은 대화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단언컨대 이번 '고성' 여행의 백미는 노 스님과의 대화가 아닌가 한다.
스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합장으로 예를 표한 뒤에
산을 내려왔다.
차를 몰아 '마산'으로 갔다.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었다.
'마산'에 갔으면 누가 뭐래도 마산이 원조인 '아구찜'과 '무학소주'를
맛보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의 '무학소주'는 '좋은데이'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어느 고장이든 해당 지역의 음식과 술은 꼭 찾아가 먹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여행의 '본질' 중 하나니까.
나도 여행 중엔 그런 패턴을 유지하고자 나름 노력하고 있다.
'원조 아구찜' 집으로 가서 음식을 음미하듯이 먹었고 술도 마셨다.
과연 일미였고 감동이었다.
흐뭇한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여행 첫날의 밤이 깊어 가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마창대교'의 아름다운 야경이 손에 집힐 듯 가까이 보였다.
한적하고 바람 시원한 '마산'의 바닷가를 거닐며 우리는 끊임없이 수다를 떨었다.
그건 덤같은 감사였고 축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