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4장 1~12절 믿음이 연약한 자를 받으라
오늘 본문은 헬라어로 “아디아포라”(ἀδιάφορα)라고 불리는 부분에 대한 말씀입니다.
“아디아포라”는 “상관없는” 혹은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라는 의미를 지니는데, 스토아학파(Stoicism)의 철학자들이 많이 사용했던 개념으로, “비본질에 해당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명백하게 금하고 있거나, 반드시 행하라고 명하신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문은 비본질적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말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냥 그들의 믿음에 따라 스스로 선택해가도록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만약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것이라면,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불필요하게 서로 날을 세워서 갈등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롬14:1 믿음이 약한 사람을 받아들이고, 논란이 있는 문제에 단언을 내리지 마십시오.
오늘 본문에서는 두 가지 부분의 예를 들어 이 문제를 거론합니다. 그 하나는 먹는 것에 대한 것이고(2절, 3절),
롬14:2 자기가 가지고 있는 믿음에 따라 모든 음식을 먹는 사람이 있지만, 믿음이 약하여 채소만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롬14:3 모든 음식을 먹는 사람은 채소만 먹는 사람을 업신여기지 마십시오. 또 채소만 먹는 사람은 모든 음식을 먹는 사람을 비난하지 마십시오. 이는 하나님께서 그를 받으셨기 때문입니다.
롬14:4 여러분이 누구이기에 남의 종을 판단하십니까? 그가 서 있든지 넘어지든지 그것은 자기 주인이 관여할 문제입니다. 종이 서 있게 된다면, 그것은 주님께서 그를 서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절기(節氣)와 관련된 것입니다(5절, 6절). 로마의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도 몇 가지 부분에 대해 성도들끼리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이 두 가지 부분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롬14:5 어떤 날을 다른 날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든 날이 다 같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사람마다 자기 마음에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롬14:6 어떤 날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주님을 위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고, 어떤 음식이나 다 먹는 사람도 주님을 위해 먹는 것입니다. 그는 음식을 먹을 때,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습니다. 음식을 가려 먹는 사람도 주님을 위해 그리하며, 그 사람도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을 가집니다.
오늘 본문에서의 결론은 이렇게 비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것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라는 것입니다 물론 “아디아포라”가 모든 것에 대해 면죄부(免罪符)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자칫 잘못하면 자유가 아니라 방종(放縱)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롬14:7 우리 중에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사람은 한 명도 없으며, 자기 자신만을 위해 죽는 사람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주님을 위해 살아가는 주님의 종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8절).
롬14:8 우리가 산다면 그것은 주님을 위해 사는 것이고, 죽는다면 주님을 위해 죽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살든지 죽든지 우리는 주님의 것입니다.
롬14:9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사람만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의 주님이 되기 위해서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요즘 SNS에서 어떤 한 목사님의 발언이 파장(波長)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 유명한 목사님이 말씀 중에 목사는 목회 사역에 전념해야 한다며, 목사가 목회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갖는 이중직(二重織)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부분도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역을 더 잘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른 직업을 가지고 생계를 이어가시는 분들을 절대 폄하(貶下)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이왕이면 목회에 전념하면 정말 좋겠지만,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목사님들의 대부분은 그럴 형편이 안 되어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이중직을 하시고 있는 것이고, 성경의 예를 보아도 구약의 선지자들이나 신약의 바울을 비롯하여 다른 직업을 가지고 사역을 감당했던 예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네가 어찌하여 네 형제를 비판하느냐? 어찌하여 네 형제를 업신여기느냐? 우리가 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리라”라는 10절의 말씀을 유념(留念)해야 할 것입니다.
롬14:10 그런데 여러분은 왜 여러분의 형제를 비판합니까? 왜 형제를 업신여깁니까? 우리는 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설 사람들입니다.
11절 말씀은 이사야 45:23의 말씀을 인용하고 있는데, 11절과 12절을 통해 이러한 모든 것들에 대해서 심판하시고 판단하실 분은 오로지 하나님뿐이시라는 말씀을 하시고 있습니다. 즉 비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판단하여 비판하지 말고, 그 판단은 주님께 맡기라는 것입니다
롬14:11 성경에도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살아 있나니 모든 무릎이 내 앞에 꿇을 것이요, 모든 혀가 하나님께 자백할 것이다.”
롬14:12 그러므로 우리는 각자 자신이 한 일에 대해 하나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리게 될 것입니다.
[결단]
예배 의식(儀式)의 방식, 먹고 마시는 문제, 절기를 지키는 것에 대한 관습, 신앙생활의 행습(行習)이나 스타일 등은 비본질적인 부분이 꽤 많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자기의 의견과 주장만 내세우기보다는 서로 받아주면서, 하나 됨을 이뤄가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혹시 비본질적인 부분인데도 나의 주장이나 의견을 너무 강하게 피력(披瀝)하면서 공동체의 하나 됨을 깨뜨리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자신을 살펴보면서,
본질적이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받아주는 아량을 품고, 주님께서 우리 각자의 믿음을 성숙하게 해주셔서 주님의 뜻에 온전히 따르는 자들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섬기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아멘! 2023-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