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얼 선양
황 장 진
무궁화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화다. 반만년을 한민족과 함께 살아왔다.
단기고사에서는 무궁화를 ‘근수’로, 환단고기에서는 ‘환화’ ‘천지화’라 했다. 조선시대 규원사화에도 ‘훈화’라 하여 단군시대에 이미 무궁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의 산해경이나 금주에서도 한반도는 무궁화가 많은 나라라 했다. 선인들도 한국을 ‘근역’ ‘근화향’ ‘근화’ ‘무궁화 삼천리’라면서 무궁화를 사랑했다. 무궁화는 구한말부터 대한민국 국화가 되었다. 사상가·정치가·언론인 한서 남궁 억 선생께서 윤치호 선생과 상의한 끝에 국화로 정한 것이라고도 한다. 이로부터 ‘무궁화동산’이 생기고, 애국가 가사에도 ‘무궁화 삼천리’가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한서 선생께서 1910년대 배화학당에 봉직할 때, 여학생들에게 무궁화 13송이로 한반도 13도를 상징한 금수강산과 태극기를 수놓게 했다. 국민들의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더욱 다지게 하였다. 3·1운동 때, 배화학당의 활동이 컸던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일제 때 사토 총독이 공원이나 학교의 무궁화를 뽑아버리고, 일본의 국화 ‘사쿠라(벚꽃)’를 심도록 강권하였다. 무궁화를 근화라고 부르던 때다. 한서 선생은 강원도 홍천군 서면 모곡학교 실습지에다 무궁화 묘목을 뽕나무 묘목이라고 속이며 가꾸었다. 해마다 이를 전국 각 지방 사립학교와 교회, 사회단체 등에 기증했다. 그리하여 방방곡곡의 밭둑·화단·울타리 밑에 심게 되었다.
무궁화는 무려 1백여 가지나 된다. 꽃피기는 7~10월중 100일로 무척 길고 단아하다. 아침마다 새롭게 꽃봉오리를 펼친다. 한민족의 은근·끈기·근면·창조·협동심을 빼닮았다. 색깔도 곱고 고상하다. 하양·연분홍·분홍·다홍·보라·자주색 등 다채롭다. 하양을 배달계, 하얀 꽃잎에 붉은 중심부가 있는 걸 백단심계, 붉은 꽃잎에 더욱 붉은 중심부가 있는 걸 적단심계라 한다. 자주색 꽃잎에 가운데가 붉은 것은 자단심계, 가운데가 붉지만 푸른색 꽃잎은 청단심계, 하얀 꽃잎에 붉은 무늬가 꽃잎 가장자리에 같은 쪽으로 있는 것은 아사달계라 한다. 백의민족, 배달민족이니 배달계가 한국 국화의 본디모양이 아닐까. 꽃의 밑동은 바깥쪽으로 방사상 진한 무늬가 있는 게 많다. 꽃잎은 5개다. 홑꽃잎은 마치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으로 밑동에서 서로 붙어있다. 꽃은 새로 자란 잎겨드랑이에서 하나씩만 핀다. 서열을 엄격히 지키는 것이다. 거의가 귀여운 종모양이고 자루는 짧다. 추위와 공해에도 강하다. 줄기에서 나오는 진액이 달아 벌레들이 많이 낀다. 가끔 방제를 해 줘야 잘 자란다. 음‧양지 가리지 않는다. 물 빠짐이 좋고, 모래 참흙에서 잘 자란다. 가지 꺾꽂이도 할 수 있다. 어찌 1,000번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나라를 지켜 온 배달민족의 은근·끈기·협동심과 같지 않다고 하랴!
3천리 방방곡곡에서 선발된 우량무궁화들은 이름도 신선하고 아름답다.
‘꽃뫼 꽃보라 눈보라 님보라 새빛 새아씨 새아침 새한 세레나데 소월 순정 신태양 아랑 아사달 에밀레 옥녀 옥선 옥토끼 원화 평강공주 평화 한서······.’
고려 16대 예종 때, 마음이 비단결 같은 충신 구 참판은 시기하는 두 참판의 없는 죄 뒤집어씌우기로 귀양을 가게 되었다. 오로지 임금만을 사모하다 굶어 죽으니 그 묘 앞에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 그게 바로 무궁화였다. 임금을 사랑하던 마음이 빨갛게 달아서 무궁화 속은 빨갛게 되었다. 죄 없음을 만천하에 알리기 위해 꽃잎은 하얀색이나 보라색 등으로 피어났다는 전설이다. 그래서 꽃말이 ‘일편단심’ 또는 ‘영원’이다.
무궁화 얼을 선양하기 위한 축제도 여러 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홍천 나라꽃 무궁화축제’, ‘아침고요수목원 무궁화 축제’, ‘안산 나라꽃 무궁화축제’등이 해마다 범국민 축제로 성대하게 열리고 있어 가슴 뿌듯하다.
8월 8일, 무궁화 날을 범국민적으로 기려 나라사랑정신을 북돋우자. 국화에 관한 법률도 만들어 무궁화를 명실상부한 나라꽃으로 만들자. 국민의 심부름꾼들 가슴마다 무궁화배지를 떳떳하게 달고 다니게 하자.
곳곳에 무궁화를 많이 심고 가꾸자. 3천리 금수강산 무궁화 얼 선양으로 화려한 대한민국 꽃피우자. 무궁화 노래, 애국가를 즐겨 부르며 나라사랑 민족 얼 빛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