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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발 SW 산업 지각 변동, SaaS 시대 가속
SW 설치 안 한 스마트 오피스 시대
클라우드서 SW 조합해 업무 혁신
스타벅스는 1월 3일 겨울 메뉴를 내놓으면서 '피스타치오 크림 콜드 브루'란 새 음료를 선보였다.
이 음료 레시피는 전 세계 80여 개국 매장에 있는 커피머신에 자동으로 업데이트됐다.
새 터피 레시피가 개발될 떄마다 USB메모리를 전 세계에 배송해 새 레시피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건 오래전의 일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클러우드 서비스 애저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인 IoT(사물인터넷) 솔루션 '애저 스피어' 덕분에
생긴 변화다.
애저 스피어는 커피머신에 탑재된 칩 세트와 통신하면서 물의 양은 물론 원두 종류, 추출 시간까지 파악해
전 세계 스타벅스 커피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로, 각 매장에 설치하는 게 아니라
MS 클라우드에 접속해 서비스를 이용하듯이 쓴다.
SaaS(Software as a Service.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한 사례다.
팬데믹발 디지털 전환, SaaS 시장 키워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원격 근무와 인공지능(AI) 도입 등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가속화로 Saa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SaaS 시장은 2018년 857억달러(약105조원)에서 2022년 1671억달러(약 205조원)로
약 두 배 커졌다.
또 다른 시장 조사 업체 MMR은 2027년 SaaS 시장이 3704억달러(약 455조5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SaaS 가업으로의 자금 유입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털의 SaaS 스타트업 투자는 팬데믹 직전인 2019년 340억달러(약 41조원)에서 2021년 900억달러(약110조원)로 치솟았다.
2021년은 역대 가장 많은 SaaS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해가 됐다.
클라우드 기반 지출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익스펜시파이 등 27개 사가 그해 미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했다.
SaaS의 등장엔 클라우드의 부상이 있다.
미래학자 니콜라스 카는 클라우드를 '인터넷을 통해 IT 인프라를 원할 때 언제 어디서든 사용하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내는 서비스'로 정의했다.
SaaS는 클라우드에서 소프트웨어를 바로 쓰도록 하는 서비스로, 데이터센터나 서버 같은 하드웨어를 빌려 쓰는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플랫폼을 빌려 쓰는 PaaS(Plaform as a Service)와 함께 전체 클라우드 시장을 형성하는데,
그 비중이 절반에 이른다.
클라우드에서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하는 사업 모델의 부상에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SaaS는 기업이 전산실이나 고정 개발 인력을 둘 필요가 없어 소프트웨어 사용 비용을 줄일 뿐 아니라
클라우드 업체가 전 세계에 데이터센터를 등을 두고 있어 언제 어디서나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쓸 수 있도록 돕는다.
소프트웨어 관련 유지 보수, 보안, 업데이트 등도 SaaS 기업이 지원한다.
서의성 성균관대 소프트웨어융합대 교수는 '기업들이 SaaS를 통해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핵심 제품 개발 및 판매 등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SaaS 시장이 성장하면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판도가까지 흔들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하는 사업으로 1999년 설립한 세일즈포스는 2021년 매출이
265억달러(약 32조5900억원)로 거대 전통 소프트웨어 업체 수준을 넘보고 있다.
1982년 그래픽 소프트웨어 업체로 설립된 어도비(176억달러)를 이미 추월했고,
1972년 생긴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SAP (325억달러)를 추격 중이다.
어도비는 2014년부터 모든 제품을 SaaS로 전환했고,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MS도 같은 해 클라우드 우선 전략을 선언했다.
데이터 분석, 인사, 신약 임상 등 업무 혁신
한국 딜로이트그룹은 '테크 트랜드 2022'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래플리케이션(소프트웨어) 도입은 창조가 아니라
'조합의 과정'이 될 것이며, 이는 가치 스택( value stack) 전반을 재배열하는 변화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필요한 SaaS를 클라우드에서 가져와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최종 서비스를 만드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SaaS 시장은 과거 고객관계관리 소프트워어기업 세일즈포스가 주도했지만,
현재는 데이터 분석, 재무 관리, 전자 결제, 메시징(채팅), 신약 임상시험 및 허가 등 기업의 모든 업무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는 스마트 오피스, 스마트 연구실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2020년 뉴욕 증시에 상장한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관리 업체 스노우플레이크는 시가 총액이 503억달러(약 61조8600억원)에
달한다.
워크데이는 클라우드로 재무와 인사관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원 의 출퇴근 시간, 상사와 관계, 업무 몰입도 등도 분석해 직원의 이직 가능성까지 파악한다.
2021년 1억달러(약 12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반열에 오른
한국 스타트업 센드버드는 클라우드에서 채팅, 음성.영상 통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바시스템즈는 신약 개발과 시판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SaaS 영역이 급격히 확장하면서 특정 영역에 경쟁력 있는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9월 사이버 보안 업체 맨디언트를 54억달러(약 6조6400억원)에 인수했다.
구글은 맨디어트를 클라우드 사업부에 편입하고,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보안 서비스를 강화했다.
구글은 '빅3' IaaS 업체인 동시에 구글 워크스페이스(협업) 등을 서비스하는 SaaS 기업이기도 하다.
2021년 세일즈포스가 디지털 협업 툴 기업인 스랙을 277억달러(약 34조원)에 인수한 것도 SaaS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다.
물론 SaaS의 '록인' 리스크도 있다.
고객사가 특정 클라우드의 SaaS를 이용하게 되면, 비용이나 기능 측면에서 다른 SaaS 또는 자사의 소프트웨어 자체 개발 및
구축이 유리해졌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쉽게 이전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노우플레이크처럼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로 고객사 불안을 해소하는 사례가 생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AWS-MS 구글의 클라우드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전 세계 SaaS 시장은 빅뱅 단계에 들어서고 있지만, 한국 비중은 0.2%에 머물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이 SaaS의 부상'을 통해 글로벌 혁신 사례를 조명한 이유다. 박용선 기자
클라우드 기반 SW 업체 스노우폴레이크 크리스 디그넌 최고수익책임자(CRO)
'데이터 통합.분석은 맡기고 전략 수립, 가치 창출에 집중하세요'
'기업이 성장할수록 보유하고 관리해야 할 데이터도 늘어난다.
조직 운영, 제품 개발 및 판매, 시장 퐉장 측면 등 다양하다.
결국 데이터를 어떻게 통합.관리하느냐가 기업 성장의 키가 될 것이다'
크리스 디그넌(Chris Degnan) 스노우플레이크 최고수익책임자(CRO=Chief Revenue Officer)는 최근 인터뷰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고객 기업의 모든 데이터를 통합.관리하고 조직 전체가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이터 클라우드(data cloud) 솔루션 기업이다.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서비스처럼 제공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서비스형 소프츠웨어) 기업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2012년 오라클 출신 데이터 과학자 브누아 대지빌(현 제품 담당 사장)과
티에리 크루리아네스(현 최고기술경영자)가 창업했다.
2020년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창업 10년이 갓 넘은 2023년 현재 시가총액은 503억달러(약 61조8690억원)에 달한다.
전 세계에 7000여 고객사를 두고 있다.
디그넌 CRO는 '기업 조직이 수턴 개로 나뉘어 있든, 세계 어디에 흩어져 있든 동시에 클라우드에 있는 스노우플레이크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틀라우드 '빅 3'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 클라우드를 모두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스노우플레이크의 강점으로 뽑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스노우플레이크의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스노우플레이크는 고객 기업이 모든 데이터를 통합.관리하고 조직 전체가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른바 '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다.
조직이 수천 개로 나눠어 있든, 세계 어디에 흩어져 있든 동시에 스노우플레이크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기업 내부에 다양한 데이터가 엄청나게 쌓이고 있지만, 대부분 기업은 여전히 일부 데이터에만 접근하는 한계를 겪고 있다.
데이터 사일로(data silo.데이터가 전체적으로 통합되지 않고 개별 부서나 사업 부문별로 활용되는 것) 문제도 겪는다.
이를 스노우플레이크가 해결해준다.'
기업 내 데이터 통합.관리가 핵심 서비스라는 것인가.
'그렇다. 기본적으로 데이터는 정형, 비정형 데이터로 나뉜다.
이 두형태의 데이터를 하나의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관리하고 나아가 분석하는 게 쉽지 않은데,
스노우플레이크 플랫폼은 가능하다.
모바일 쇼핑몰 업체를 예로 들어보자.
이 기업의 정형 데이터는 판매 제품, 고객 등이다.
데이터 테이블 형태로 관리하기에 용이하다.
그러나 고객이 어떤 페이지를 봤고 얼마나 오랜 시간 머물렀는지 등의 비정형 데이터는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
여기서 더 나아가 스노우플레이크는 이 두 형태의 데이터를 통합해 모든 조직원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어떤 효과가 있나.
'앞서 언급한 모바일 쇼필몰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고객이 쇼핑몰에서 신발을 많이 샀다는 정형 데이터가 있다.
그리고 이 고객은 TV 판매 페이지에 오래 머물렀고(비정형 데이터), 구매하지는 않았다.
만약 정형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를 통합.관리하지 않는다면 고객에게 신발만 추천했을 것이다.
사실 그 고객은 TV를 구매할 가능성이 큰데 말이다.
부서 간 데이터 공유도 중요하다.
여러 사업부의 내부 데이터를 쉽게 공유하며 전략을 세우는 것과 다른 사업부에 요청해 어렵게 데이터를 받아서 전략을 짜는 것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음악.엔터테인먼트 기업 워너뮤직그룹은 스노우플레이크플랫폼을 이용해 콘텐츠는 물론 사용자 데이터 등을
통합.관리하고, 여러 사업부의 내부 데이터를 공유하며 전략을 세우고 있다.'
SaaS 기업으로서 강점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업이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시간이 적게 걸린다.
유지.보수, 업데이트 등도 우리가 지원한다.
고객사는 이런 부문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또 우리 플랫폼은 사용이 간편해 따로 전문가가 필요 없다.
누구나 쉽게 데이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고객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략을 짜고, 보다 큰 가치를 창출하는데 집중하면 된다.'
페블릭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AWS.MS.구글, 모두와 협력하고 있다.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로, 스노우플레이크의 경쟁력 중 하나다.
우리는 AWS.MS.구글의 클라우드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고객사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클라우드를 원하는 대로 적절히 조합해서 사용하면 된다.
A라는 글로벌 기업이 있다고 하자.
이 기업의 미국 법인은 MS 애저를, 한국 법인은 AWS를 사용한다.
이렇게 되면 A의 미국 법인과 한국 법인은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게 어렵다.
그러나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면 가능하다.
이는 우리가 고객을 확보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
기업은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존 클라우드를 계속 이용하면서 추가로 필요한 다른 클라우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 관리에서 보안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안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 클라우드 사업 초기부터 보안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데이터 클라우드 전반에 걸쳐 강력한 보안과 거버넌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개발 중에도 여러 겹의 데이터 보호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어, 고객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저장 및 전송 중인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조직 내 역할에 따라 데이터를에 접근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고객사는 스노우플레이크의 솔루션 사용 대가를 어떻게 지불하나.
고객사는 스노우플레이크는 컴퓨팅 및 스토리지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부과한다.
이는 저장한 데이터양과 사용한 컴퓨팅 처리량에 대해서만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은 통합 구독보다는 필요한 것만 선별적으로 골라 사용하고 비용을 내는 것을 선호한다.'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며 성장했다.
'2020년 데이터 익명화 기업 크립토뉴메릭스(CryptoNumerics), 2021년 디지털 제품 개발 스튜디오 폴리디아(Polidea),
2022년 문서 독해 플랫폼 기업 애플리카(Applica), 데이터 앱 개발 플랫폼 기업 스트림릿(Strealit),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업 미스트 AI(Myst AI)를 인수했다.
기업이 모든 종류의 데이터를 통합.관리하고 업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스노우플레이크의 비전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핵심 영역에서 뛰어난 팀을 불러들여 우리 비전에 부합한 기술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현재 데이터 클라우드에 AI 머신러닝을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 시장 진출 상황은 어떤가.
'2021년 10월에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제조.게임.식음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을 확보했고,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는 금융 고객 호가보에 집중하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지역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다.
경기 침체로 많은 글로벌 기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지만, 스노우플레이크는 오히려 채용을 늘리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 인원을 확충하고 있고,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용선 기자, 심효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