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침묵.
그것은 북리뇌우로 하여금 의문을 가지게 했다.
'이 자는 나와 싸울 의사가 있는 건가, 없는 건가?'
실제로 묵영은 그에게 긴장감을 가지도록 유도는 하면서도 어떻게도 해석하기 힘든 모
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싸움을 벌일 생각이라면 진즉 나섰어야 할 테지만 그도 아니고, 그렇다 해서 포기한
기색은 더욱 내보이지 않았다.
그 불편한 침묵은 그로부터도 한참이나 지속되었으며 참다 못한 북리뇌우가 입을 열었
다.
"귀하는 본인에게 대체 무엇을 원하오?"
"대결."
북리뇌우는 미간을 가볍게 찌푸렸다.
"그런데 왜 가만히 있소?"
"그대와 싸울 자격이 주어지지 않아서이다."
"호오! 말 되는구려. 명령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의사쯤은 스스로 접을 줄
알아야 될 테니까."
"음......!"
묵영은 분기를 억누르는 듯 신음을 발하더니 말을 이었다.
"내 오늘은 그 비아냥도 참기로 하지. 그러나 언제고 반드시 그대를 찾게 될 날이 있
을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북리뇌우로부터 등을 돌렸다. 그리고 손을 뻗어 쓰러진
회포괴인을 안아 들었다.
그의 등에 대고 북리뇌우가 말했다.
"그 날을 기다리겠소. 본인도 상대가 누구이건 도전은 사양하는 성미가 아니오."
묵영은 그 새 감정이 가라앉았는지 어투를 달리했다.
"그만 이 곳에서 나가도록 하시오. 총단주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서둘러야 할 것이오."
그는 말을 마치자 괴인을 안은 채 석실을 벗어났다.
'쯧! 명령 체계란 것이 무섭긴 무서운가 보군.'
북리뇌우도 내심 중얼거리며 그 곳을 나섰다.
석실 밖.
문을 나서자마자 마주치게 된 사람은 대기 중인 듯한 또 하나의 묵영, 즉 수천쌍제 중
다른 한 명이었다.
그는 북리뇌우를 안내하려는 듯 옆으로 다가왔다.
"훌륭한 솜씨였소. 비록 잔인하기는 했지만."
그의 태도는 앞의 묵영과는 달리 매우 우호적이었다. 이를 느낀 북리뇌우도 담담하게
미소지었다.
"과찬이외다."
"본노(本老)의 아우는 본래 성격이 직선적이고 화급한 편이오. 부디 공자 쪽에서 아량
을 베푸시기 바라오."
북리뇌우는 어깨를 으쓱 했다.
"본인도 그러고 싶지만 잘 안될 것 같소."
"흐음?"
"그에 대해 달리 마음에 두고 있는 바는 없소만 도전을 청해 오면 정말로 피하지 않을
작정이오."
"음......."
묵영의 침음성을 들으며 북리뇌우가 물었다.
"서로 성격은 달라도 입장은 같으리라 여겨지는데, 귀하는 어째서 나를 핍박하지 않는
게요?"
"본노는 공자를 만난 것을 기쁘게 생각하오."
"그 말씀, 진심이오?"
"그렇소."
"후후, 고맙소. 의외이긴 하오만. 그런데......."
북리뇌우는 가벼운 웃음과 함께 석실 안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관해 묻고자 했다.
하지만 그의 뜻을 짐작한 듯 묵영은 앞질러 말을 끊으며 고개를 저었다.
"총단주를 뵙게 되면 의혹이 모두 풀릴 것이오. 본노에게는 어떤 사항도 발설할 자격
이 주어져 있지 않소."
'끙! 그 놈의 자격 운운은.......'
북리뇌우는 내심 투덜거렸으나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잠시 후.
그들은 바라다보이는 한 면에 문이 세 개나 나 있는 한 정사(精舍) 앞에 이르게 되었
다.
좌측과 우측의 문은 전체가 백색의 상아(象牙)로 이루어진 데다가 각각 주작(朱雀)과
현무(玄武)가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어 북리뇌우의 시선을 좌우로 잡아당겼다.
'거창하군. 자금성에도 이런 문이 있을지?'
중앙의 문은 아무 장식도 없이 평범해 보이는 철문이었는데, 그 앞에는 두 명의 미소
녀가 부복하고 있었다.
그녀들의 앞에는 각기 작은 옥함이 하나씩 놓여 있었다.
수천쌍제 중 일 인인 묵영이 두 소녀 가운데 취의를 입고 있는 소녀를 향해 말했다.
"너는 속히 공자께서 당도하셨음을 알리고 입전 준비를 해 드리도록 해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취의소녀는 고개를 숙이며 공손히 대답한 후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좌측
으로 걸어가더니 예의 주작이 새겨진 상아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남은 한 명의 소녀는 일신에 남의를 걸치고 있었다. 그녀 또한 몸을 일으켜 북리뇌우
에게로 다가왔다.
그녀는 허리를 깊숙이 굽히며 입을 열었다.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옥함에는 공자께서 갈아입으실 의복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 절차도 필요하오?"
북리뇌우가 묻자 남의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녀가 거들겠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으나 그녀는 거드는 정도가 아니라 북리뇌우에게 달려들더니 막바로 그
의 겉옷을 훌렁 벗겨 냈다.
'이런...... 난감할 데가......!'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남의소녀가 그를 속옷 바람인 채로 오래 놔두지 않았다는 점이었
다. 그녀는 옥함 속에서 한 벌의 자색 장삼을 꺼내 그에게 정성껏 입혀 주었다.
이어지는 음성도 부끄러움 따위와 영 무관해서 그렇지, 지극히 공손한 것이었다.
"이 자색 장삼은 십방무림통사단 총서열 십 위 내에 드시는 분들 외에는 입을 수 없는
옷입니다."
옷은 기이하게도 자로 잰 듯 정확하게 북리뇌우의 몸에 맞았다. 그는 방금 전의 느꼈
던 민망함 등은 벌써 지워 버리고 나름의 깊은 감회에 빠져들었다.
'의부께서는 항상 외부에서도 이 자삼(紫衫)을 즐겨 입으셨지. 그것을 이제는 내가 입
게 되었구나.'
그의 심중에서는 절로 탄식이 일기도 했다.
그 때였다.
스르륵!
좌측 상아문이 열리며 취의소녀가 모습을 나타냈다.
"들어오십시오."
그녀는 허리를 굽혀 보이더니 얼른 옆으로 물러섰다.
북리뇌우는 그녀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뒤로는 수천쌍제가 호
위를 서듯 말없이 따르고 있었다.
[4]
장방형의 넓은 정실이다.
중앙에는 호피가 씌워진 태사의와 팔선탁(八仙卓)이 놓여 있었다. 그 뒤로도 또 하나
의 태사의가 자리잡고 있기는 했지만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길게 드리워진 청자색의
휘장으로 가려져 윤곽만 은은히 비춰 보일 따름이었다.
두 개의 태사의는 서로 마주 보고 있는 형국이었으며 팔선탁은 그 사이에 놓여 있었다
말하자면 두 사람이 각기 태사의에 앉으면 대담을 나눌 수가 있으되, 어느 쪽도 상대
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그 중간에 휘장이 가로막혀 있으니 말이다.
밀폐된 공간인 양 실내에는 답답한 정적만이 흐르고 있었다. 별다른 장식이나 기물도
일체 눈에 띄지 않아 호기심이나 흥미를 가질 만한 요소라곤 도무지 없었다.
그런 느낌은 북리뇌우의 시각에 의거한 것이지만.
'젠장, 이 곳도 재미없기는 마찬가지로군.'
그는 미간을 슬쩍 찌푸렸는데, 이는 어쩌면 여기까지 이르게 된 과정들이 가져다 준
불만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의 심정이 꼬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궁금한 바는 많은데도 이제껏 시원스럽게 답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모두가 한
결같이 총단주에게 미루었다.
그래서 총단주와 만나고자 했더니 거기에도 갖가지 난관들이 따라 그로 하여금 지치고
피곤하게 만들지 않았던가?
'아아! 난 더 이상 시달리고 싶지 않다.'
북리뇌우가 내심으로 부르짖고 있을 때였다. 그를 안내했던 취의소녀가 문 쪽의 태사
의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앉으십시오."
그는 일단 정해 주는 대로 아무 말 없이 가 앉았다.
취의소녀는 밖으로 나갔고, 수천쌍제는 휘장을 약간 젖히고 들어가 맞은편 태사의 뒤
켠에 시립했다.
곧이어 그 태사의에도 누군가 당도하여 앉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도로 길게 내
려진 휘장을 통해서였다.
'저 인물이 총단주이겠지?'
중얼거리는 북리뇌우의 귀로 일전에 한 번 접해 보았던 초로(初老)의 음성이 들려왔다
"어서 오시게. 들어오면서 그대가 겪은 일들은 단지 시험을 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개
의치 말게."
대단한 사건을 아주 간단하게 말해 버리는 그 어투를 북리뇌우가 그대로 묵인할 리 없
었다.
"시험이라?"
그렇게 운을 뗀 그는 차가운 어조로 덧붙였다.
"그 때문에 한 사람이 죽을 뻔했소이다. 본인은 그가 누구인지 알지도 못하지만 총단
주께서는 다르실 텐데, 아닙니까?"
"맞네. 그는 본단의 주요 인물이지."
"그런 자가 죽었대도 지금처럼 무심하시겠소이까?"
"허허, 그대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인지 알겠군."
총단주는 껄껄 웃더니 분명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물론 아니지. 그가 죽도록 놔두지도 않았을 테고."
북리뇌우는 냉소했다.
"의외군요. 방관이 취미이신 줄 알았거늘."
"그럴 리가?"
상대가 의도적으로 자꾸 걸고 넘어지는데 비해 총단주의 응수는 사뭇 여유로웠다. 그
는 어떤 말도 힘들이지 않고 했으며, 그것은 이후로도 다를 바 없었다.
"아무튼 본좌는 그대가 허약한 인물이 아니라 마음을 놓았네. 만일 그렇지 못했다면
그대는 차라리 그 곳에서 죽는 편이 앞으로를 위해서도 좋았을 게야."
북리뇌우의 눈이 부지 중 크게 휩떠졌다.
'이게 지금 말이야, 장난이야?'
그로서는 실로 어이가 없었다.
강해야 살아남는다는 말은 항간에서 흔히 듣게 되는 것이지만 약하면 죽어야 된다고는
누구도 함부로 말하지 못한다. 그 두 가지 표현은 똑같은 듯하나 크게 차이가 있다.
북리뇌우는 툴툴 웃었다.
"영광이외다. 본인이 쓰임새가 많을 거란 말씀 같아서."
그는 휘장으로 가려져 있어 총단주의 표정을 볼 수는 없었으나 필시 웃고 있을 듯해서
입맛이 무척이나 썼다.
아니나 다를까?
뒤이어 울려 나오는 음성은 매우 밝았다.
"그대의 생각은 틀리지 않아. 금후로는 할 일이 많아질 걸세. 곪은 상처를 도려내는
일도 그 중 하나이지."
북리뇌우는 와중에도 자신이 듣고자 하는 얘기가 나오자 귀가 번쩍 트이는 기분이었다
"그 일은 언제 시행합니까?"
"벌써 시행 중이네."
"네?"
"북리총사의 예견에 힘입어 이렇게 그대를 초빙해 오지 않았는가? 그것이 곧 일의 시
작이었지."
"으음......."
"그의 죽음은 본좌를 더없이 분노하고 상심하게 만들었네. 이제 안으로 썩어 있는 본
단을 깨끗이 청소해야겠지."
북리뇌우는 비로소 묵묵히 상대의 말을 듣고 있었다. 총단주의 담담한 음성은 다시 이
어졌다.
"하지만 본좌가 과도한 시험을 거쳐 그대를 이 자리에 오게 한 것은 비단 그 이유 때
문만은 아니었네."
스슷!
한 장의 밀지(密紙)가 휘장의 벌어진 틈으로 날아와 북리뇌우의 앞에 놓인 팔선탁 위
에 떨어져 내렸다.
"그것을 한 번 읽어보도록 하게."
북리뇌우는 밀지를 집어들고는 천천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거기에 적힌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무림대결사회(武林大結社會)에 관하여.
이미 협의를 거친 바와 같이 비무에 의해 정사연합맹(正邪聯合盟)을 이끌 무림대결
사회주를 선출하고자 함.
일시 : 구월 구일 중양절(重陽節).
장소 : 숭산(嵩山) 소실봉(小室峯).
상기 내용에 이견이 있으면 즉시 통보해 주기 바람.>
"읽고 난 감상이 어떤가?"
총단주의 물음에 북리뇌우는 미간을 좁혔다.
"무슨 뜻입니까? 그 말씀은."
"그 곳에는 정도고, 사도고 가릴 것 없이 강호의 유명 문파들이 모두 기를 쓰고 자파
의 인재들을 출전시킬 것이네."
"그렇겠지요."
북리뇌우는 별 관심 없다는 듯 덤덤하게 응수했다. 그에 반해 총단주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힘주어 말했다.
"본좌는 십방무림통사단의 대표로 그대를 추천하려 하네. 따라주리라 믿네."
"꼭 그래야 합니까?"
"음, 지금까지 관찰해 온 바로 미루어 그대가 그런 일에 흥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쯤은
본좌도 알고 있네."
"맞소이다. 본인은 어떤 것이고 주변이 번거로워질 만한 일에는 천성적으로 거부감을
느끼오이다."
그 말에 총단주의 음성은 약간 굳어졌다.
"수락하면 그대는 십방무림통사단의 십지를 통수(統帥)할 권한을 가짐과 동시에 총사
의 위(位)를 계승하게 할 것이나, 반대로 거절하면 뜻하는 일을 이룰 수 없을 것이네.
북리뇌우는 일순 눈썹을 꿈틀했다.
"뜻을 이룰 수 없다면?"
총단주는 분명한 어조로 답했다.
"북리총사의 죽음에 얽힌 일들은 본좌가 직접 처리하겠네. 그대의 개입을 허락하지 않
겠노라는 얘기이네."
"그럴 수는 없소이다!"
북리뇌우는 태사의에서 벌떡 일어났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오늘부로 십방무림통사단 전체를 본인의 적으로 삼을 것
이오."
그는 흥분한 기색으로 부르짖듯 말했고, 반면에 총단주의 음성은 여유를 되찾고 있었
다.
"본좌는 친구를 만드는 일에는 늘상 두려움을 가지지만 한 명의 적이 생기는 것은 조
금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네."
"으음!"
"어서 결정하게."
그 말을 끝으로 총단주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잠시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다.
북리뇌우는 무엇인가 생각에 잠긴 듯 한동안 서 있는 자세 그대로 미동도 하지 않았다
. 실내는 조용했으나 알지 못할 기이한 긴장감이 깔려 있었다.
마침내 북리뇌우의 입이 떨어졌다.
"좋소이다. 수락하겠습니다."
그는 태사의에 도로 앉았다.
"한 가지 조건이 있소이다."
"조건?"
"미안합니다만 본인의 행동에 대해 앞으로는 일체 간섭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
"알겠네.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야지. "
고개를 끄덕이는 총단주에게 북리뇌우가 물었다.
"아까 틀림없이 십방무림통사단을 정리한다고 하셨는데, 그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
습니까?"
"그것은 십방밀륜단주(十方密輪團主)가 알려 줄 것이네."
"십방밀륜단주?"
"그렇네. 그 동안 그대는 준비를 마치도록 하게."
"알겠소이다."
북리뇌우는 그 말과 함께 태사의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럼 본인은 이만."
뒤돌아서서 나가려는 그를 보며 총단주는 입을 열었다.
"수천쌍제는 신임 총사를 모시도록 하라."
북리뇌우는 일시지간 뚝 굳어졌다.
'신임 총사! 결국.......'
그는 이 자리에서 전격적으로 십방무림통사단의 총사가 되어 버렸다. 형식에 불과하기
는 해도 총단주가 그렇게 부르면 직위를 수여한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 말이다.
북리무해의 존재가 끝내 마음에 걸려 미적이며 때를 늦추려 기를 써 보았으나 이제는
북리뇌우로서도 피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상황이 강력히 요구하는데 어쩌겠는가?
스으으으......!
수천쌍제가 그의 양 옆으로 나타났다.
"가시지요."
비록 검은 기류에 가려 있기는 해도 그들의 태도가 깍듯해졌다는 점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고맙소."
북리뇌우는 그들의 호위를 받으며 정실을 나섰다.
그들이 사라진 정실에는 총단주 한 사람만이 남았다.
문득 바람도 없는데 휘장이 가볍게 흔들렸다. 그 안에서 총단주의 나직한 음성이 흘러
나왔다.
"북리총사는 거대한 폭약을 나에게 던져 주고 갔군. 아주 훌륭해, 그의 후계자로서 조
금도 모자람이 없어."
그의 읊조림에는 뭐라 형언키 어려운 감회가 깃들여 있었다. 그것은 방금 전까지는 전
혀 표출된 바가 없었다.
스으윽......!
휘장이 좌우로 열린 것은 그 때였고, 가려져 있던 총단주의 모습도 처음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실상이란 정녕 상상을 불허하는 것이었다.
너무도 끔찍했다. 그는 눈만을 빠끔히 내놓은 채 얼굴을 비롯한 전신을 흰 천으로 칭
칭 감고 있었는데, 그나마 천 곳곳에는 붉은 핏물이 짙게 배어 나와 있었다.
얼마나 대단한 상처를 입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지경에 이르러 있은 즉 치료도 효과를
별로 기대할 수 없을 듯했다.
총단주는 북리뇌우가 앉았던 태사의로 다가가더니 허물어지듯 스르르 주저앉았다. 그
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내게도 죽음이 다가오는 모양인데 걱정이군. 그 전에 일을 모두 마무리지어야 할 텐
데......."
그 음성에서는 얼핏 비감마저도 묻어 나왔다. 이는 종전에 보여 주었던 초탈한 면모와
는 상반되는 것이었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천하에 그 영향력을 두루 미치고 있는 십방무림통사단의 단주가 이렇듯 참혹한 몰골을
한 채 그늘 속에 자신을 감추고 있다면 과연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첫댓글 즐감
감사합니다.
즐독합니다,
즐~~~~감!
즐독 합니다!
고맙습니다
즐독 입니다
즐독하였습니다
즐감
감사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감사 합니다
즐!!!독 감사
즐독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하고 감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독입니다
즐독입니다. 휴가 가셨을까요?
감사
왠일이야
십전무판자' 올려주세요
휴식이 끝이 없네 무슨 사연일까? 이젠 가을인데 올려쥬샵
감사합니다.
아 재미 있었는데 작가님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이제연제 안하나요
어디 아프신가요
재미 있어서 기다려 집니다
무협소설방은 이제 글 안 올라오나요 ?
?
작가님 시간이 만이 지나갔네요
무선 사연이 있으신지요 다시 시작 해주세요 간곡히 부탁 드림니다
감사합니다 즐독 합니다
이제는 무협소설 방에
소설 안 올리시나요?
즐독 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