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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결과와 내용을 모두 충족했던 시즌
나이츠의 17~18시즌은 우승이라는 결과 만큼이나 그 내용도 좋았던 시즌이었습니다.
팀득점은 54경기 평균 87.3득점으로 화끈한 공격농구를 펼치며 10개구단중 1위를 차지했고
팀어시스트는 평균 19.6개를 기록하며 역시 1위.. 팀리바운드는 평균 41.1개로 2위..
여기에 팀블록은 4위.. 3점슛 4위.. 자유투 1위등 주요지표에서 대부분 최상위권을 마크하며
종전시즌이었던 16~17시즌보다 훨씬 진일보한 경기내용을 보여주었지요.
특히 팀득점은 05~06시즌에 대구오리온스가 기록한 평균 88.9득점이후 12년만의 최고득점기록으로서
팀내 국내선수중 가장 뛰어난 득점력을 자랑하는 김선형이 무려 45경기를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정도의 공격력을 뽐냈다는것은 상당히 의의가 있어 보이는군요.
예전부터 농구팬들이 "SK의 농구는 이기든 지든 재밌다"라는 의견을 나타내는걸 많이 보아 왔었는데
재미진 공격농구의 색깔이 올시즌에도 잘 들어 났던것 같습니다.
② 부상이슈를 딪고 우승을 일구다
3년전 6강플레이오프에서 갑작스런 헤인즈의 시즌아웃부상으로 전자랜드에게 시리즈를 업셋당한후
SK나이츠는 매시즌 핵심선수들의 크고작은 부상이슈에 끊임없이 시달려 왔습니다.
특히 올시즌에는 팀의 기둥 김선형이 무려 45경기에 결장하는 참담한 부상이슈를 시작으로
최준용의 8경기 부상결장과 변기훈의 6경기 결장, 김민수 최부경의 각각 3경기 결장등
국내선수중 54경기를 풀로 소화한 선수가 단 한명도 없으리만치 어려움을 겪었으며
4강 PO를 앞두고는 팀의 절대적 에이스였던 헤인즈마저 시즌아웃당하며 그야말로 지긋지긋한
부상악령에 시달려야 했지요.
팀에 아무리 뛰어난 감독이 있고 아무리 뛰어난 선수들이 있다한들
팀성적을 냄에 있어서 부상앞에는 장사가 없는법인데
올시즌의 우승은 그래서 더 갚지고 소중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역대 KBL 우승팀중에 올시즌 나이츠처럼 부상이슈가 많았는데도 우승을 한팀은 없었으니까 말이죠.
부상선수의 공백을 최소화했던 문경은감독의 전술적 운용과
부상당한 동료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한발씩 더 뛰어준 선수들의 투혼에 찬사를 보냅니다.
③ 한차원 진일보한 문경은 감독의 리더쉽
연세대 재학시절 팀내 주장으로 역대 최초의 대학팀 농구대잔치 우승을 일궈냈고,
KBL시절 삼성썬더스의 주장으로 00~01시즌 통합우승의 주역이 되었으며,
국가대표 시절에도 역시 팀내 주장으로 2002 아시안게임 20년만의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 문경은은
주장을 맡을때마다 소속팀이 각종 대회 우승을 성취했으리만치 리더쉽이 좋은 선수였습니다.
이제 그에게 필요한건 감독으로서의 우승트로피였는데 드디어 숙원을 풀었군요.
선수시절 핵심멤버로서 농구대잔치, KBL, 아시안게임을 모두 우승하고
감독으로서도 우승을 거뭐진 농구인은 아마도 문경은감독이 유일한듯 싶군요.
농구인으로서의 그의 커리어는 참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올시즌 문경은감독의 리더쉽이 한차원 진일보한 면모를 들어냈다고 보여집니다.
공격에선 1가드-4포워드 농구를 골자로 신장의 우위를 가져가되 상황에따라 유연한 변화를 택했으며
김선형의 45경기 부상공백을 헤인즈와 최준용을 통한 적절한 역할 분담으로 상당부분 상쇄시킴으로서
나이츠는 김선형이 없이도 리그 득점 1위와 속공 1위를 마크..
특유의 트랜지션농구가 팀 스피릿으로 완전히 정착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수비에서도 문경은감독은 종전시즌의 드롭존디펜스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
드롭존과, 2-3지역방어, 1-3-1매치업존을 경기 상황에따라 끊임없이 순환시키며 상대에게 혼선을줬고
4강PO와 챔프전에서는 주전가드 김선형을 빼면서까지 그간 출장비중이 적었던 최원혁과 이현석을
상대용병 스토퍼로 붙이는 승부수가 통하면서 승리를 가져오기도 했지요.
올시즌의 문경은감독을 보면서 느꼈던 또한가지는 임기응변능력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부분입니다.
나이츠가 과거 정규리그 1위-3위-3위를 찍으며 잘나가던 시절에 문경은 감독은
팀의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은 돋보였으나 급변하는 경기 상황에 대처하는 임기응변엔 문제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가져온 기본 전술이 잘 통하지 않으면 경기중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B프랜, C플랜 없이 A플랜만을 고집하다가 끝내 위기를 돌파하지 못하고 무너지곤 했죠.
문감독의 그러한 단점이 잘 들어났던것이 바로 모비스와의 챔프전 0-4 업셋경기...
그러나 그후 5년이 지난 지금 문경은감독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마에스트로처럼
능수능란하게 게임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A플랜을 가져가되 B,C,D까지 준비가 되어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급변하는 경기 상황에도 당황함이 없이 차분한 경기대처와 임기응변을 보여주고 있지요.
살짝만 경기 흐름이 이상하거나 만족스럽지 않아도 발빠른 선수교체와 전술변경을 통해
상대팀에게 조금의 빌미도 허용하지 않겠다라는 날카로운 게임운영도 돋보입니다.
지나치게 선수를 믿고 느슨한 경기운영을 보였던 과거의 문경은 감독은 이제 없는것 같군요.
한편, 선수의 장점을 찾아내어 팀에 적절한 톱니바퀴로 만들어내는 문감독 특유의 장점은
올시즌에도 빛났던것 같습니다. 그 결실이 바로 신인 안영준이었죠.
헤인즈가 시즌아웃되었을때 갑자기 데려온 메이스를 빠르게 팀에 녹아들게 했던점도 좋았구요.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않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점도 박수를 보낼만 합니다.
KCC 추승균감독과 DB 이상범감독이 변화를 두려워하고 특정선수에게 의존했던 반면
문경은감독은 궁지에몰린 상황에서도 라인업의 변화를 주저하지 않았고
주전급 선수나 활약중인 선수라 할지라도 게임플랜에 맞지 않으면 벤치에 앉혀두는 강수를 택했지요.
선수시절 클러치상황에서 결코 망설임이 없었던 그의 승부사기질이
감독으로서도 올시즌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것 같군요.
문경은감독이 지난 7여년간 나이츠의 감독직을 역임하면서 팀을 잘 이끌어 왔다고 생각되지만
우승을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듯한 인상을 줬던것도 사실인데
올시즌 드디어 우승을 넘볼 수 있는 감독으로 업그레이드된 그의 진일보가 반갑고
여러 악재가 있었음에도 SK나이츠를 18년만의 V2로 이끌어주어 고맙기 한량 없습니다.
계약기간이 올해로 만료되지만 재계약을 할것이 너무도 당연한 만큼
앞으로도 나이츠의 든든한 수장으로 남아주길 기원합니다.
④ 나이츠의 구원자 애런 헤인즈
올시즌 SK나이츠와 애런헤인즈의 조우는 대 성공 이었습니다.
그는 공격에선 누구보다 믿음직한 선봉장이었으며 수비에선 존디펜스의 핵심코어 였지요.
득점,어시스트,리바운드,스틸등 주요지표에서 모조리 팀 최고를 찍어주니 가히 팀 전력 그 자체였다고 할만합니다.
김선형이 시즌아웃성 부상을 당할때만해도 나이츠가 정규리그 최상위권순위에 오르리라고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죠. 하지만 헤인즈가 불가능을 가능케 만들었습니다.
공격과 볼운반, 리딩, 수비에 이르기까지 헤인즈는 너무도 많은 역할을 소화해 주었지요.
거기에 부상조차없이 정규리그 54경기에 모두 나왔으니 그의 팀 공헌도는 가히 역대급입니다.
절대적 에이스의 면모로 팀을 이끌고도 우승의 순간엔 함께하지 못했기에 너무도 아쉽습니다.
내년에도 나이츠의 유니폼을 입을지는 분명치 않지만 올시즌 헤인즈가 보여준 투혼은
SK나이츠 모든 팬들의 가슴속에 오래토록 남을 것입니다.
⑤ 도미넌트했던 챔프전의 폭격기 테리코 화이트
정규시즌에는 팀내 메인용병의 자리를 헤인즈에게 양보해야 했기 때문에 엄청난 파괴력까지는 보여주지 못했고
주로 2,3쿼터에 나와 외곽슛에 비중을 두는 플레이를 펼쳤던 테리코 화이트였기에
헤인즈의 부상아웃이후 그의 전방위적 역할을 화이트가 과연 얼마만큼 상쇄시켜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다소 의문부호가 붙었던것은 사실이었습니다.
KCC와의 4강 PO를 봐도 화이트가 헤인즈를 대신하긴 무리인듯 보였죠.
그러나 챔프전이 열리자 갑자기 초사이어인 모드로 변신하며 도미넌트하게 팀을 이끈 화이트..
붙으면 돌파, 떨어지면 슛의 정석을 실천하며 높은 야투율로 득점왕급 득점력을 보여주었는가 하면
어시스트는 무려 7.5개로 득점과 어시스트 모두 정규시즌의 대단했던 헤인즈조차 능가하는 모습이었죠.
시리즈내내 폭발력과 꾸준함이 동시에 빛난 진정한 챔프전 MVP였습니다.
그러나 멍청한 용병신장제한 제도때문에 우리의 MVP화이트는 이제 팀을 떠나야 합니다.
나이도 젊은 선수인만큼 앞으로 더더욱 발전할 수 있는 선수였기에 너무도 아쉬움이 남는군요.
다음시즌엔 보기 어렵겠지만 다다음시즌 제도가 다시 바뀐다면 꼭한번 재회할 수 있기를...
⑥ 고맙다 제임스 메이스.. 너는 땜빵 이상이었어!
헤인즈의 갑작스런 시즌아웃으로 급히 공수해온 땜빵용병 제임스 메이스는 기량은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팀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고작 열흘정도에 불과했기에 얼마만큼 팀에 도움이 될지 예측불허였던게 사실인데
결과적으로 대 성공의 사례로 남게되겠군요.
4강PO와 챔프전 합쳐서 10경기를 소화하는동안 부진했던 경기라고는 고작 DB와의 1차전 한경기뿐이고,
나머지 9경기에선 모조리 제몫을 해 주었습니다.
평균 20분 중반대의 출전시간을 가져갔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생산성과 효율이 높은 플레이였지요.
SK가 프리시즌에 헤인즈와 메이스를 두고 주판알을 튕기겠으나 꼭 SK가 아니더라도 분명 다시보게될 용병입니다.
갑자기 와서 손발도 안맞을 텐데도 팀을 위해 꾸준한 플레이로 헌신해준 메이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⑦ 신인왕의 자격을 스스로 증명한 안영준
신인 드래프트 당시만 해도 안영준을 고평가하는 전문가나 팬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의 단점을 부각시키며 포워드가 즐비한 SK나이츠에서 제대로 자리잡지 못할거라는 의견이 많았었죠.
그러나 문경은 감독의 생각은 달랐던것 같습니다.
안영준의 수비력과 정신력을 칭찬하며 시즌 초준반경부터 안영준을 꾸준히 믿고 기용하기 시작했죠.
이에 안영준은 늘어나는 출장시간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팀이 원하는 부분들을 착실히 수행해 나갔고
정규시즌 종반부에 이르러서는 이미 팀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핵심 자원으로 거듭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KCC와의 4강 PO에 접어들자 엄청난 야투율로 매경기 두자리수 득점을 찍으며 팀을 이끌었는가 하면
수비에서도 멈추지않는 허슬플레이와 찰거머리같은 수비집중력으로 팀의 에너지 역할을 톡톡히 해냈지요.
만약 안영준의 분투가 없었다면 과연 나이츠가 우승을 할 수 있었을가에 대해 쉽게 장담을 못하리만치
올시즌 안영준의 공헌은 돋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왜 자신이 신인왕인지를 스스로 증명해낸 시즌이었죠.
선수의 장점을 제대로 캐치하여 팀의 필요한 톱니바퀴로 만들어내는 문경은감독의 장점이 또한번 발휘된것 같군요.
안영준은 문경은 감독의 작품이라고 해야할듯 싶고, 감독의 믿음에 부응한 안영준의 정신력에도 찬사를 보냅니다.
팀의 미래를 이끌어갈 준수한 자원을 얻은 기쁨은 우승의 기쁨 만큼이나 크다고 봅니다.
다음시즌 더욱 발전하는 모습으로 쓸데없이 설레발친 유재학감독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길...!
⑧ 최고의 주연은 되지 못했지만 우승의 한을 푼 김선형
정규리그 2차전 모비스전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며 시즌의 대부분을 TV로 관전해야했던 김선형..
팀내 최고 연봉선수이자 주장으로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심정과 마음고생이 오죽했을까 싶습니다.
5년전 챔프전 우승 좌절의 한을 풀기위해 절치부심 했던 그였지만 팀이 우승을 했음에도
부상의 악령이 그를 주인공으로 만들진 못했지요.
그러나 나이츠 우승 과정에서 김선형이 큰 임팩트를 남긴 몇경기가 매우 중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K가 2위로 4강 직행을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시즌종반 6연승..
그리고 그 6연승의 시작은 3월2일 오리온스전 역전승리였는데 바로 그 경기에서 김선형이 대활약을 펼쳤습니다.
김선형이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엄청난 활약이었고 6연승의 기점이 된 중요한 일전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경기는 역시 챔프전 3차전일 겁니다.
1,2차전 연패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김선형의 4쿼터,연장 대활약으로 대역전승을 거둔 경기였죠.
그 경기를 천신만고끝에 잡았기에 이후 4연승의 흐름을 타고 우승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김선형의 3차전 활약은 정말 너무도 갚진 것이었어요.
올시즌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기에 팀에게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볼 순 없지만
우승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김선형이 보여준 몇경기의 큰 임팩트는 역시 김선형이라고 할만 했습니다.
다음시즌엔 부상없이 코트를 종횡무진 휘젓는 특유의 신바람농구 기대하겠습니다.
⑨ 애증의 역사를 딪고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김민수
올시즌 정규리그의 김민수 스탯을 보면 재미있는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평균 6.4개를 기록한 리바운드 수치입니다.
이는 김민수 커리어사상 역대 최다 리바운드 수치인데 37세의 노장선수가 커리어 하이를..
그것도 궂은일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는 경우는 KBL역사상 극도로 드문 특이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만큼 김민수가 올시즌 얼마나 열심히 뛰어 주었느냐를 방증하는 데이터라 할 수 있겠지요.
김민수는 나이츠 팬들에게는 애증의 선수였습니다. 나이츠 10년 암흑기의 절반가량을 함께했던 선수이기도 했구요.
나이가 점점 먹어가고 기량도 점점 떨어지면서 이제 우승의 영광은 그에게는 머나먼 일인듯 보여졌는데
올시즌 뜻밖의 우승운이 터지며 이제 드디어 김민수도 챔피언 반지를 끼게 되었군요.
SK의 잦은 지역방어 속에서 언제나 장신용병에대한 1차 수비를 맡아준 김민수의 분투는 눈물겨웠습니다.
용병들 틈에서 치이고 깨지고 가격당하면서도 어김없이 골밑을 사수해 주었던 노장 김민수의 투혼이 없었다면
나이츠의 코트밸런스는 진즉에 무너졌었겠지요.
플레이오프와 챔프전 들어서는 다소 기복을 보이기도 했으나, 우승이 결정된 챔프전 6차전 4쿼터에서
김민수의 연속 3점슛을 포함한 8득점은 흐름을 나이츠로 되찾아오게만든 정말로 큰 한방이었습니다.
슛을 성공시키고는 주먹을 치켜 올리며 환호하는 모습.. 그리고 우승이 확정된뒤 흘리던 뜨거운 눈물..
김민수이기에 더 감정 이입이 되더군요. 김민수는 우승 반지를 낄 자격이 있습니다.
이제 선수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울 그를 변함없이 응원하겠습니다.
⑩ 공/수/주의 활력소가 되어준 최준용
최준용은 올시즌 지난시즌보다 두루두루 발전된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가시적으로는 지난시즌에 37.4%에 불과했던 야투율과 22.6%에 불과했던 3점슛 성공률이 크게 뛰어 올랐고
득점과 어시스트에서도 동반 상승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공격에서의 존재감이 한층 향상되었죠.
또한 수비시엔 헤인즈가 없을경우 드롭존 디펜스의 탑에 서면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는데
아직 익숙치 않은 탓인지 도움수비와 스위치 타이밍에서 애를 먹으면서 수비미스를 범한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시즌 말미로 갈수록 나아졌던 모습입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4강 PO에서는 공수모두 실망스런 플레이를 펼치기도 했으나
DB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4.5.6차전 3경기 연속으로 두자리수 득점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속공의 시발점이자 존디펜스의 코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내면서 나이츠가 연전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중요한 밑바탕이 되어 주었지요.
최준용은 신장이 크고 스피드가 빠를 뿐만 아니라 운동능력과 볼핸들링능력도 갖추었기 때문에
공,수,주 모두에서 활용가치가 큰 선수입니다.
다음시즌엔 셋오펜스에서의 공격기술과 슛팅능력을 더욱 연마 한다면 훨씬 무서운 선수가 될것 같군요.
매년 발전하는 보습 기대해 보겠습니다.
⑪ 묵묵히 팀을 떠받치는 최부경
최부경.. 화려함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선수. 그러나 바로 그래서 매력적인 선수.
SK나이츠에서 최부경만큼 팀 스피릿이 강한 선수가 있을까요?
몇년째 계속 보아오고 있지만 이선수는 정녕 팀플레이의 화신입니다.
경기에 투입되면 아주 기본적인것들.. 스크린.. 박스아웃.. 리바운드.. 이 세가지만을 신경쓰죠.
최부경이 개인 기록에 욕심을 낸다거나 승부처에서 무리수를 둔다거나 하는걸 거의 본적이 없습니다.
경기에 10분을 투입되든 20분을 투입되든 그는 오로지 자신이 해야할 기본적인 역할에 충실합니다.
언제나 일정한 수준의 정신력을 유지하면서 투철한 팀플레이를 해주는게 최부경이지요.
개인기량을 놓고 봤을때 최부경을 오세근이나 김종규, 하승진, 이종현, 김준일등보다 낫다고 보기는 힘들 겁니다.
하지만 경기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와 성실성으로 본다면 최부경이 리그 탑 수준의 빅맨이라고 생각되는군요.
7위를 했던 작년시즌 나이츠는 최부경이 군에서 제대한 이후에는 승률이 5할 5푼까지 껑충 뛴바있고
최부경과 처음부터 함께한 올시즌에도 7할에 가까운 승률을 찎었습니다.
또한, 최부경과 함께했던 1위-3위-3위 시절에도 무지막지한 승률을 기록했었구요.
최부경같은 유형의 선수는 팀이 강해지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는 선수라는 것이지요.
내년에도 나이츠가 좋은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는데엔
역시 최부경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을것 같습니다.
돋보이지 않아도 팀을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그의 프로정신을 응원합니다.
⑫ 진정한 '언성히어로' 이현석과 최원혁
팀이란 하나의 '유기체'입니다.
이런선수가 있으면 저런선수가 있어야 하고 저런선수가 있으면 또다른 유형의 선수가 있어야 하죠.
이렇듯 서로다른 스타일을 가진 선수들이 각자의 장단점을 바탕으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팀이지요.
이현석과 최원혁은 개인기량이 특출난 선수들도 아니고 때문에 많은 출장시간을 부여받는 선수들도 아닙니다.
이 둘이 한시즌에 기록하는 스탯은 논하기도 애매할 정도로 저조합니다.
하지만 이 둘이 팀이 우승을 위해 거쳐야할 관문인 4강 PO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상대 특급용병과 상대 국내선수 에이스에 대한 1차 밀집 수비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죠.
팀내 최고 연봉선수인 수퍼스타 김선형이나 김민수,변기훈같은 고연봉 선수들도 해내지 못한 역할을
연봉도 적고 네임벨류도 한참 떨어지는 선수들이 해낸 것입니다.
이현석과 최원혁의 활약은 하나의 팀이 나아가야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고 봅니다.
네임벨류가 높고 기량이 화려한 선수들로만 로스터를 채워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팀을 이끄는 선수가 있으면 뒤에서 밀어주는 선수도 있어야 하고,
화려한 선수가 있으면 궂은일을 하는 선수도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
그것이 팀이고 조직력입니다.
이현석과 최원혁은 이번 시리즈의 '언성 히어로(unsung hero)' 였습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팀 나이츠'가 완성되었다고 봅니다.
올시즌후 동반으로 입대하는것 같은데 둘다 상무를 탈락했다니 매우 아쉽습니다.
건강하게 군생활 잘 하고 2년후 멋진 모습으로 팀에 복귀하길 기대하겠습니다.
⑬ 뭔가 계기가 필요해 보이는 변기훈
지난시즌 저조한 모습으로 일관하며 기대에 미치지못했던 변기훈이었지만
FA로 풀린덕에 오히려 연봉이 올랐었죠.
팀이 한번더 믿음을 부여한 이상 올시즌엔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줬어야 했는데
올시즌에도 지난시즌과 비교해서 딱히 큰 반등을 이뤄내지는 못하고야 말았습니다.
평균득점은 6.4득점에 그치고 있고 야투튤도 슛터라기 부끄러운 수준...
변기훈은 수비나 다른걸로 공헌하는 선수도 아니고 슛이 최대 무기인데 그 슛마저 이렇다면 어찌해야 하는 것인지..
돌파나 미들플레이 없이 오로지 3점슛만을 노리니 득점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것은 당연합니다.
과거의 변기훈은 다양한 공격루트를 갖춘 선수였는데 어쩌다가 3점슛 원툴 선수가 되어버린 것일까요.
현재 변기훈이 받는 연봉이 3억임을 감안하면 그는 너무 고비용 저효율 선수입니다.
SK나이츠의 프런트나 문경은감독의 성향상 그래도 18년만의 우승멤버인 변기훈을 버리려 하지는 않을 텐데
아마도 내년시즌이 변기훈 커리어의 마지막 변곡점이 될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올시즌수준의 활약에 그친다면 연봉은 대폭 깍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남은 선수인생을 그저그런 식스맨으로 마무리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⑭ SK나이츠의 내년 시즌 전망
일단 SK의 내년시즌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시즌 우승멤버들인 김선형,김민수,안영준,최부경,최준용이 그데로 건재하고
헤인즈나 메이스도 입맛따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변기훈도 안고갈 마음만 있다면 안고갈 수 있구요.
챔프전 MVP 화이트마저 로스터에 남길 수 있었다면 연속우승도 충분히 노려볼만 했는데
얼빵한 제도때문에 거기까지는 운이 닷질 않게 되었군요.
외부 선수영입을 통한 추가적인 전력보강의 여지도 있지만 셀러리캡이 관건입니다.
올시즌 우승때문에 우승공헌도가 큰 선수들은 연봉상승이 불가피합니다.
일단 군입대하는 최원혁과 이현석의 연봉을 세이브 할 수 있지만
신인 안영준과 최성원의 연봉이 내년부터는 셀러리캡에 포함되기때문에 그게 그거고
공헌도가 떨어지는 3억연봉 변기훈과 2억연봉 정재홍을 방출 내지는 연봉 삭감한다고 쳐도
준척급 FA를 영입할만한 자금은 생성되지 않을것 같군요.
어쩔수없이 다음시즌은 올시즌의 DNA를 그데로 이어가는 선에서 만족해야할듯 싶네요.
화이트를 대신할 단신 용병만 잘 뽑으면 내년에도 최소 3위이상의 성적은 가능할것 같습니다.
항상 괴롭히는 그놈의 부상만 없다면.... 부상만 없다면 말이지요.
...
이상으로 올시즌 SK나이츠를 결산해보는 글을 마치겠습니다.
너무도 길고 재미도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쓰다 지쳐보긴 처음이네요ㅎ)
첫댓글 올시즌 sk 정규리그때는 응원하지못하고 플옵부터 열심히 응원했는데.. 에고이스트님 글 덕분에 한시즌이 바로 정리되네요..스크 응원한지 15년정도 된 것 같은데...농구를 처음 접했을때부터 응원했으니... 우승하고 거리가 먼줄 알았고 몹과의 챔결에서 무기력한 모습보면서 문감독님 비판 많이하고했는데.. 이번에 우승할때보니 저도 눈시울이 붉어지더라구요... 헤인즈 아웃되고 기대도 안했는데 잘해준 선수들에게 박수쳐주고 싶습니다..
여러 악재를 딪고 거둔 우승이기에 그 감격이 더하는것 같습니다. 감독이하 선수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정성 어린 글 잘봤습니다 sk는 확실히 모비스의 향기가 물씬 풍기네요 앞으로도 강호로 꾸준히 군림할듯 싶습니다
용병제도가 자꾸 이랬다저랬다 하는게 문제네요. 왕조를 만들려면 좋은 용병들을 꾸준히 팀 로스터에 안고가야 하는데...
탁월한 분석글을 이번 플옵 시리즈동안 잘봤습니다 ㅎ 다음시즌에도 기대할게요~ㅎ
제가 글을 그닥 재미있게 쓰지 못하는 편인데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정말 딱 두가지 아쉽네요 변기훈의 이번시즌과 화이트의 다음시즌 ㅎ
김민수 선수때문에 SK를 응원한지 10년이 되었네요.
김민수 선수 올 시즌 보여준 모습과 우승하고 기뻐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저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무턱된 SK를 비난하는 글들을 보면서 가슴도 많이 아파하며 챔프전을 보면서 꼭~우승하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딱 부러지는 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민수가 유니폼을 벋기전에 우승반지를 하나 가지게 된것은 정말로 반가운 일입니다. 나이츠 프랜차이즈로서 그간의 공헌도가 누구보다 큰 선수였는데 말이죠. 이제 남은 선수생활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수놓을 수 있겠네요.
정성글 잘봤습니다. 삼성의 레전드로 남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삼성을 떠난후 선수로서도 감독으로서도 18년만에 우승을 달성한 문경은 감독이었네요. 우승이 확정된 직후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말해주듯이 눈물 흘리는 모습이 뭉클하더군요. 그리고 김민수 선수 지난 10년 동안 SK의 희노애락을 함께했는데 올시즌 용병을 상대로 든든히 골밑을 지켜주며 드디어 첫우승을 했네요.
문감독이 팀내 핵심선수로서 우승을 하고 팀의 감독으로서도 우승을 거뭐진건 허재감독이후 두번째 기록이네요. 상당히 의미있는 기록이 탄생한것 같습니다. 김민수의 용병수비는 우승의 과정에서 정말로 컸지요. 이런 김민수를 볼 날이 이제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는게 참 아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