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이 올라온다는 예보에 가슴이 쿵쾅거리는 과수농들~
초비상사태인지라 사흘전부터 만반의 대비를 하게 되지요.
모든일 뒤로미루고 하루종일 종종걸음으로 농원을 헤집고 다녔답니다.
치울것 치우고 나무에 받침대까지 받쳐주며 단단히 묶어주며....
그렇게 분주하게 보내던 오후~
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합니다.
저는 집으로 돌아오고 남편은 농원의 견들과 함께 농원에서 지내겠다 합니다.
기나긴 밤을 새우고~동이 터오자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힘없이 절망의 소리만이 전해집니다.
무엇보다 수확하지 않은 가을황도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고 그 모습이 참담하다는 걸...
집에 있는 저로선 차라리 집베란다 창문이 깨어지는게 낫지 싶었으니까요~
모두 10년 이상 키워온 나무들입니다.
잘키운 복숭아나무 한그루~ 논한마지기와 바꾸지 않는다 하지요.
그만큼 애지 중지 소중했던 나무들입니다.
수확10여일 남겨둔 이품종은 도화농원의 수확량의 50%에 해당하는 물량이었습니다.
사과와 배처럼 추석대목용 상품입니다.
먹고남은 씨까지 한가지도 버릴게 없는 멋진 품종의 복숭아
이제 50% 수확하고 50% 남았다 하였는데요~
그 50%의 꿈이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그 꿈이란
모든작업이 땡볕에서 수확까지 이뤄집니다.
그렇다할지라도 수확하여 작업장에 가져와 선별포장작업만큼은
좀 더 시원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작업장 보수작업으로 작업환경을 바꾸는 것이었지요.
올 여름 살인적인 폭염에도 이 복숭아때문에 웃으면서 일할 수 있었다 하겠습니다.
복숭아열매만 떨어지면 다음해에 다시 농사를 잘 지으면 되겠지~
10년 넘게 키워온 자식같은 나무들이 맥없이 쓰러졌습니다.
뿌리까지 뽑아내려면 포크레인을 불러야겠고 복구장비들을 동원해야겠지요~
손대보지도 않은 열매를 달고서 누워있는 나무들~
이제 수확을 앞두고 색을내며 몸이 막 불기 시작할 단계였거든요.
나무에 매달려있는 열매들도 상처투성이입니다.
얼마나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감힘을 쓰며 버티었는지 안스럽기만 합니다.
아직 수확할수 없는상태라 사과배와는 달리 복숭아낙과로 재활용은 생각지도 못합니다.
차라리 바닥에 떨어지기라도 할것이지....
카메라에 담아내면서 또 눈물이 납니다.
바람을 막아준다는 방풍망시설도 넘어져 버렸네요.
시설물 다시 복구 정비하려 생각하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없는 곳에 새로운 시설하기는 쉬워도 이런상태에서 시설복구란~~~
주지를 잡아주는 우산식 지주대도 축 늘어졌구요.
복숭아주지에 집게벌레잡이용으로 붙여둔 끈끈이 테이프와
강렬한 태양의 피해를 막기위해 사료푸대로 묶여져 태풍에 쓰러진 걸보니 무색합니다.
성목이든 어린나무든 열매가 있는 없든 가리지 않고 부러뜨렸습니다.
강한바람이 몰아칠때면 복숭아떨어지는 소리~
나무 부러지는 소리가 얼마나 크고 강렬한지
그 이상 야릇한 소리에 농원지킴이 용택이가 밤새 울부짖어대었답니다.
태풍이 지나간자리 그 고요속에 한낮임에도 지친기색이 역력하더니 긴 잠에 빠져있습니다.
만 하루동안 태풍의 위력을 지켜 볼수밖에 없었던 농원주의 지친 모습과도 너무 닮았네요.
수확중이었던 황도품종인데 부러졌다기보다는 뽑혔습니다.
우산식 지주대를 비롯하여 관수시설까지 엿가락처럼 휘어버렸습니다.
이제 막 수확을 시작했던 어린나무들도 태풍의 희생양이 되긴 마찬가지네요.
얼마나 바람을 맞았으면 갈기갈기 찢겨졌을까~
벌써 병충해가 눈에 보이는듯~
비가 계속 온다는데 세균감염은 불보듯 뻔한일이네요.
이 나무가 서있다 해도 제대로 회생할지....
산옆에 서있는 돌복숭아 한그루~
이 열매가 포도송이처럼 그대로 남아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 세찬 바람이 어찌 비켜갔는지...
소나무들이 바람막이가 되어 온전하게 바람을 막아준것 같습니다.
해마다 이 돌복숭아를 따서 효소를 담았었는데
올해도 돌복숭아 효소를 담아야 할까봐요.
돌복숭아효소는 벌레때문에 오래두기가 힘들어 익기도 전에 따버리지만...
전 양에 관계없이 최대한 익혀서 효소를 담궜는데 향이 엄청 좋습니다.
작년엔 벌레한테 다바치고 조금의 양이었지만~
털이 수북한 보잘것 없는 돌복숭아도 잘 익으면 이쁘고 향기롭다는걸 보여주는 것 같네요.
역시 철없는 강쥐 용택이의 여동생 미홍이는 바닥에 널부러진 복숭아를 물고 다니며 공놀이를 하더니
복숭아털때문에 입이 껄끄러웠는지 고인 빗물에 입을 씻는듯... 울다가 웃게 하네요.
이 운반차에 수확용 바구니를 실고 뒤로 펼쳐진 곳에 들어가야 하는데 길이 막혀 들어 갈 수가 없습니다.
걸으면 발에 밟히는 수 많은 낙과 복숭아들을 감히 짓밟고 다닐 수가 없으며
그 잔해들을 아직은 치울 엄두가 나지않아서~~~
카메라에 담았던 사진들을 지금에서야 꺼내 놓을수 밖에 없었던 심정....
태풍이 너무 강하고 머물고 간 시간이 너무 길었기에
태풍 볼라벤이 준 상처가 너무 아픕니다.
비틀거리며 지탱하고 있는 남은 나무들을 보며 또 다른 작은 희망을 심어볼까 합니다.
태풍이 오기전부터 저와 같은 한마음으로 함께 염려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분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첫댓글 아! 마음이 너무도 아픔니다.
잘 지내시지요형순님
마음 고생이 많으 시겠습니다 힘내세요..
고맙습니다.
많이 안타깝네요... 무슨말로 위로를 드려야할지....태풍이 야속할 따름이네요...
행여 건강을 잃으실까봐 염려됩니다...힘내세요 !!!!
첨엔 기가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젠고맙습니다.
아.. 얼마나 기가 막히실까요.
기운내시라 하는것조차도..정말 야속하네요.
네힘낼게요
에혀................가슴이 싸아 하네요...........
복숭아는 얼마나 아팠을 것이며...
쥔장님은 또 얼마나 기가 막힐까요
그래두 힘 내시길 바랍니다
밤새도록 지켜야하는 남편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힘 내시고, 꼭 다시 일어나셔야 합니다.
네힘내겠습니다.
정말로 참담하네요..힘내세요..
맹선생님쪽지보고 눈물이 났답니다.감사합니다.
이기막힌 사실에 할말이 없습니다
힘내시고 건강챙기셔서 다시시작하셔야지요
고맙습니다.
세상에나~~~ 대충 짐작은 했지만 이정도로 처참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모두 응원의 힘을 보내 드리오니 힘내시길 바랍니다...
자주 뵈어 반갑습니다.
영미님
이럴수가..!
위로의 말을 잃게 하네요.
미홍이 하는 짓(?)으로도 웃을 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맞습니다.
미홍이가 꼭 어린아이같아요
어여쁜 도화님의 얼굴에서 소리없는 눈믈이 흐르는 모습을 상상하니...
저도 너무 가슴이 아픔니다.
그래도 사람은 안다쳐서 이만하길 다행이다 하고
스스로 위로를 하시고
힘내세요.
사람도 죽고 산다 하잖아요
그리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옳으신 말씀
카메라에 담었던 사진을 지금에야 꺼낼 수 밖에 없는 심정!!!
그 말이 가슴에 꽂히네요.
그 어느 과일보다 복숭아는 빨리 무르는 과일인데요....
낙과는 커녕 나무에 달려있는 복숭아도....:그리고 나무들도.
힘내세요^^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이 말 뿐이라 안타깝네요^^
사진을 찍긴 찍어찍었는데 열어볼 용기가 없더라구요.
남아있는 것도 상처투성이네요.
감사해요
정말 내 살이 찢기는 기분입니다
맘이 너무 아파요..
힘내세요...어떻해요..
어른 허벅지보다 굵은 주지가 뚝 부러진걸보니 앞이 캄캄하대요.
힘낼게요
너무 맘이 아픕니다..낙과를 보면서 차마 지나갈수 없다는 말씀..
자연앞에 너무나 나약한 우리들입니다..
힘내세요..달리 무슨 위로의 말도 생각 안나네요..
제 아이들과 함께 낙과를 주워모아 매립시켰답니다.
운반차 가득
빨리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네요.
힘내세요라고 밖에 할 수 없어서.. 어쩌면 좋아요
빠른 복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이 되면 잎이 지겠지요.
그때까지 기다려야 할듯해요. 고맙습니다.
많은 피해를 입으셨내요 힘내셔야죠
네^^
이곳 아랫녘의 과수농이 피해가 심하네요. 고맙습니다.
에효 에효... 눈물이 납니다. 그 심정 어떻게 위로를 해야할지...십년이란 작지않은 시간을 한순간에 앗아가버리다니 ㅠ.ㅠ
그저 힘내시라는 말씀밖에...
힘내십시요!
매일 매일 10년넘게 희망을 키워온 자식들이지요.
고맙습니다.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 글을 보니,, 울음만 나네요,,,
그 참담함을,, 누가 알수 있을까요,, ㅠㅠ
자식같은 나무의 쓰러짐과 아이같은 열매들이 몸부림치다가 낙과할때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참,, 자연의 행패에 인간은,, 힘이 없군요,,
가까이 있으면 작은 손이라도 거들고 싶은데,,맘만 있읍니다,,
힘내십시요,,, ㅜㅠ
홀애비 심정 과부가 안다고
고맙습니다.
도화농원 복숭아를 참 좋아했었지요...
상처앞에 그저 마음이 저려옵니다.
권미나님...어떻게 위로의말을 건네야 할지요...
그 마음을 제가 알기에 더 할말이 없습니다.
두분 건강 챙기셨으면 합니다.
아유 세상에
그것을 지켜보신 남편마음이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힘내세요
저희 키위나무들 지주목들이 전부 들려 엎어진 것과 똑같아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연동으로 묶어놔 더 피해가 컷던 것 같네요.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