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스의 위성지도 보기 클릭 (부소산성)
오늘 충남 부여군을 다녀왔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한 부여의 걷기 좋은 길인 '사비길'에 대한 코스 조정을
심의하기 위해 선정위원 세 분과 함께 다녀왔네요.
부여는 백제사비시대(538~660)에 왕궁이 위치한 수도로 추정되는 곳으로 그 근거로
부소산성을 비롯하여 궁남지, 정림사지터, 능산리고분군 등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과 근대문화유산인 시인 신동엽 생가와 백제 토성 등이 하나로 엮인 길이
바로 부여 사비길입니다.
이 후기 중반 이후로는 걷기에 매우 적합한 부소산성을 중심으로 진행하다 마무리하겠습니다.
먼저 눈길을 확 끌까싶어 부소산성 길에서 이날 촬영한 사진 하나로 시작합니다.
이후로는 타임라인에 맞춰서 진행합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던 중 아침 끼니를 해결한 기흥 휴게소의 향천 우동.
휴게소 우동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맛을 선사합니다.
다만 튀김우동 가격이 셀프치고는 6천5백원이라는 거금이어서 지갑이 가벼워 진다는 단점이...^^
부여군청 문화관광과에서 문화관광과장님에게 코스 변경 요청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답니다.
답사팀 일행이 함께 타고 움직인 차량입니다.
지역 주관단체 사무국장님의 개인차량이지요. ^^
구뜨래선착장과 부소산성 내의 고란사선착장을 오가는 배입니다.
부여시내에 자리한 시인 신동엽 생가입니다.
1997년 8월에 와보고 14년 만에 방문입니다. 솔직히 그때 기억은 하나도 없네요.
현재 내부 수리중이며 뒤쪽으로 기념관도 건립중입니다.
서동요로 유명세를 탄 궁남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연못정원이라고 하네요.
마른 연꽃대는 서러워도 기꺼이 다음 세대를 위한 어미가 될 자세를 갖추었습니다.
내 아이의 아이를 보는 것은 사람 밖에 없는 듯...
여전히 궁남지입니다. 70년대 복원 당시 새로 지은 정자라고 합니다.
부소산성 앞에 있는 맛집입니다.
감탄이 흐를만큼의 맛은 아니지만 이 부근에서는 가장 낫다고 하네요.
궁남지의 형태를 보시라고 근처에 있던 위성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여기는 능산리고분군 옆에 있는 토성입니다. 저 토성 위로 걷기 길이 놓여질 겁니다.
백제시대만해도 석성이 아닌 토성으로 성을 쌓았기에 지금은 걷기코스로 역할변화가 가능한가 봅니다.
그냥 지나는 길에... ^^
베어지고 난 밑동도 썩어 문드러져 새로운 유기물로 돌아가는 식물의 삶!
다른 이의 삶을 위한 거름이 되는 것은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런지...
이런 숙명을 거부한다면 그건 인간이길 단념하는 건 아닐런지...
자, 드디어 본래 업무를 마치고 남는 시간에 돌아본 부소산성입니다.
총 2시간3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길이 여러갈래여서 선택하기에 따라 더 걸릴 수도 있을 듯합니다.
매표를 하고 들어선 길...
길에 깔린 박석의 색감에서 깊은 질곡의 세월이 보입니다.
왠지 부소산성과 잘 어울리는 질감이랄까?
길 입구부터 겨울이 코 앞인데 아직 잎을 버리지 않은 단풍들이 많아
우리를 벙싯거리게 합니다.
백제 3명의 충신을 기리는 삼충사입니다.
백제의 충신 세 분은 성충, 흥수, 계백입니다.
성충은 백제 의자왕 때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 애쓰다 투옥되어 식음을 전폐하고
죽음에 이른 충신이며, 흥수는 나당연합군이 공격해오자 탄현으리 지키라고 의자왕에게
간곡하게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또한 계백은 김유신 장군이 5만군을 이끌고
황산벌로 쳐들어오자 5천 결사대로 싸우다 그곳에서 장렬히 전사하였지요.
삼충사를 지나는 길. 멀리 두 분이 걸어오는데 여자분의 눈길이 못내 아쉬운 듯 지나온 길에서
떠나질 못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 길입니다.
정말 11월29일이 맞냐고 되묻고 싶은 곳입니다.
가을 단풍 걷기코스로 추천해도 되겠지요? ^^
저렇게 고슬고슬한 흙길도 있답니다.
길을 걷다 매점에서 도토리묵 한 접시도 시켜서 먹었지요. ^^
약수터의 바가지가 이채로와서 한컷... ㅋㅋ
정말 뜻하지 않은 단풍걷기를 하게 됐습니다. ^^
사자루입니다.
사진촬영을 하는데 하늘에서 추풍낙엽 사자성어가 마구 떨어집니다.
사자루에 걸린 백마장강 현판은 '상황산 개심사'란 현판을 쓰신 조산 말기의 김규진 선생님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곳 외에도 보신각, 촉석루, 가야산 해인사, 즉조당 등의 현판을 남기셨지요.
함께 한 김영록 선생님이 지나던 객을 포커스에 잡습니다.
"에이 조금 더 있다 가지... ㅋㅋ"
여기가 낙화암입니다.
삼천궁녀 전설은 그야말로 전설로만 남아 이곳 안내문에서 조차 사라지고
다만, "백제여성의 절개와 고귀한 충렬의 표본이 되고 있다"란 문구가 삼천궁녀를
대신합니다.
저 아래 고란사와 선착장이 보입니다. 저기로 가봅니다.
마침 5시를 알리는 고란사의 종소리가 댕댕 울립니다.
뜻하지 않았던 고찰의 종소리에 마음도 함께 울리며 위안을 받습니다.
한동안 울리는 종소리에 발길을 떼지 못하고 그만 그자리에서
명상을 하는 분들도 계셨답니다.
선착장 가는 길
이제 늦단풍도 사라지겠지요.
그래도 며칠은 더 있을 듯한 기세였답니다.
가실 분들은 얼릉 찾아보셔요.
부여 백제는 천오백년 전에 떠났지만
내 맘 속의 백제는 이제야 한 걸음씩 다가오는 듯 합니다.
2011. 11. 29.
-발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