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다 ‘요즘 애들은 꿈이 없어 큰일’이라는 말을 들었다. 비전을 말하는 거라면 나도 일부 동감하는 바다. 내가 어렸을 때는 택시 운전사로부터 비행기 조종사까지, 화가로부터 유명한 소설가까지 참 꿈도 많았다. 지금 전혀 꿈이 아니었던 목사로 살고 있지만.
내 어릴 때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그 목사님은 무엇이 될 것인가 하는 게 꿈이라고 생각하며 하시는 말씀 같았다. 하지만 실은 그게 꿈은 아니다. 무엇이 되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실은 우리가 바쁜 일상과 물신주의의 삶 가운데 매몰되어 어떤 삶을 사느냐를 생각하지 않는 걸 걱정해야 한다.
담임선생님이 반 아이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너희는 장차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
이 물음에 아이들은 대답했다.
"위대한 학자가 되겠습니다.", "세계적인 갑부가 되겠습니다.", "훌륭한 정치가가 되겠습니다.“
나름대로 아이들은 각자의 생각을 대답했다. 그러나 한 명의 아이가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놀란 선생님이 그 이유를 묻자, 아이는 대답했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서 큰일을 하고 명성을 떨친다 해도 사람다운 사람이 아니라면 동물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저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아이가 훗날 미국의 20대 대통령 제임스 A. 가필드이다. 가필드는 어렸을 때 대통령이 되겠다고 원대한 포부는 말하지 않았지만 사람다움을 추구한 그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 늘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사람이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맞다. 그 무엇이 된들 사람다움이 없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없지 않겠는가. 어느 목사님의 책 제목인 걸로 기억된다. ‘우리가 바로 살면 세상은 바뀝니다’ 그렇다.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답지 않은데 세상이 바뀔 수 없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에 대고 설교할 게 아니고, 그보다 먼저 자신에게 설교해야 한다. 자신의 사람다움을 먼저 추구해야 한다. 그러면 어느 새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따르게 될 것이다.
무엇이 되고자 하는 꿈은 접고, 사람다움을 추구하는 게 먼저다. 사람다움을 추구하다 보면 분명히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혹 남들이 우러러보는 존재가 되지 않는다 해도 사람다움으로 이미 성공한 것이다.
소나무는 소나무다우면 성공한 거다. 사과나무는 사과가 목적이니 사과를 튼실하게 열면 성공한 거다. 개는 개다워야 하고, 고양이는 고양이다워야 한다. 마찬가지다. 사람은 사람다워야 한다. 사람은 무엇이 되는 게 성공이 아니고 사람다움을 갖추는 게 성공이다.
-김 학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