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를 산정하기까지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 택지를 싸게 공급받더라도 인허가가 늦어지면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곧바로 분양가에 영향을 미친다. 또 지방사업은 대부분 손실을 보기 때문에 이를 서울·수도권 사업에서 보전하는 경우도 있다. 단편적인 사례만으로 건설사가 폭리를 취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
택지지구에서 주택사업을 하는 중견건설사의 주택영업담당 임원 K씨의 말이다. 주택사업은 연속사업이기 때문에 단지 몇가지 사례만 가지고 ‘폭리’ 운운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란게 K씨의 주장이다.
한국토지공사가 지난 1일 “건설사들이 택지공급 가격을 무시하고 분양가를 올려 폭리를 취한다’며 택지지구 택지공급가격을 공개하자 분양가 상승의 주범으로 몰리게 된 건설업체들이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G건설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자체사업 외엔 단순히 공사를 도급받아 시공만 할 뿐 분양가 산정에는 별로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분양가는 택지를 분양받는 시행사들이 주변 시세를 감안, 책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토공이 분양하는 가격 외에도 금융비용, 마케팅비용, 세금 등 주택 분양가를 둘러싼 변수는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경기 화성동탄에서 분양한 D건설 관계자는 “토공이 토지를 공급하면 건설사는 평균 2년 정도 보유하는데 금융비용을 연간 7∼8%로 가정할 경우 프로젝트별로 최소 수십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까지 부담한다”면서 “이외에도 취득세 등 각종 수수료까지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W사 S분양팀장은 “사실 건축비는 뻔하다. 평당 280만원인데 이 비용은 달리 움직일 수가 없다. 그런데 서류상 분양하는 면적과 실제 건축하는 면적이 다르다. 지하부문과 관리사무소 등 분양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건축시설까지 지을 경우 건축비가 평당 430만∼440만원까지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토지공사는 시행사에 택지를 저렴하게 공급했다고 주장하는데 그럼 토공은 원래 농사짓는 사람에게 땅을 매입할 때 과연 얼마를 주고 매입했는지도 공개해야 이치에 맞는다”면서 “몇십만원에 땅을 사들여 몇백만원에 시행사에 팔아넘기는 토공이 분양가 상승의 주범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박했다.
한편 한국주택협회 등 주택관련 단체들은 ‘토공이 분양가 상승 원인을 건설사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