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곡역에서 다른 등산객들과 함께 내려서 홀로 홍릉으로 들어가 대강 둘러보고 약한 담장을 넘어서 백봉으로 갈려다가 한 시간 가까이 견고한 철망을 빙빙 돌며 포기하고 연못 앞에 앉아 40여 년 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막걸리 한 컵 마시고는 금곡실내체육관과 전곡사를 지나 남양주시청에서 오는 정규 등로로 올라간다.
코를 땅에 박는 된비알을 지나 만개한 진달래에 표지기 몇 장만이 걸려있는 수리봉(355.8m)을 넘고 수많은 인파 들과 함께 냉랭한 바람과 포근한 바람이 번갈아 불어오는 산길 따라 예상보다 먼 백봉(587.2m)으로 올라간다.
정자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양지바른 헬기장에 모여앉아 떠들썩하게 음담패설을 쏟아내며 점심을 먹는 남녀 등산객들을 바라보며 쓴 입에 억지로 맛없는 김밥을 밀어 넣다 포기하고 과자 부스러기로 대강 때우고 만다.
비전힐스 골프장 쪽으로 꺾어지는 산길을 따라가다 돌아와 안테나 서 있는 암 봉을 오르고 예전의 기억을 살리며 흐릿한 능선을 긴장해서 내려가니 오른쪽에서 반질반질한 길이 나타나 웃음이 나온다.
예전의 서울리조트 터를 바라보며 벤치와 이정표들이 있는 산길을 떨어져 내려가 훌쩍 앞서가는 날렵한 중년 한 분을 보며 등산객들의 차가 일렬로 세워져 있는 마치고개를 건너고 삼각점(양수450)이 놓여있는 356.5봉을 지나 백봉이 잘 보이는 조망터들을 지나서 스키장 너머로 바벨탑처럼 서 있는 천마산을 바라보며 힘 빠진 다리를 채근해서 가파른 산길을 올라간다.
절벽처럼 날카로운 암 능을 한동안 지나서 젊은 등산객들로 붐비는 천마산(810.3m)에 올라 한편의 바위에 앉아 송라산을 바라보며 간식을 먹고 다시 스트레칭도 하며 한동안 쉰다.
노송들이 어우러진 데크 밑의 전망대 바위에 앉아 또 소주를 마시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철마산 가는 능선에서 왼쪽으로 꺾어 돌핀샘을 지나고 야생화로 유명하다는 팔현리 계곡으로 떨어져 내려간다.
잘 알지도 못하는 눈으로 여기저기 숨은 야생화들을 찾아보며 봄꽃 사진 찍으러 온 사람들과 지나쳐 완만하고 넙데데한 사면에 바람도 불지 않는 아늑한 계곡을 천천히 따라가면 봄바람은 살살 불어와 피곤한 산 객의 마음을 흐트러 뜨린다.
앙증맞은 바람꽃과 괭이눈들을 보며 팔현리 계곡을 빠져나와 오남저수지로 내려가 쌀쌀해진 바람을 맞으며 호수 변의 데크 길을 따라가다 반대에서 오는 부부에게 시내버스 타는 곳을 물어보고 20분도 넘게 저수지를 빠져나와 홀로 오는 여인에게 다시 길을 확인하니 아까 큰 도로로 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면박을 하는 통에 마치 데자뷰에 빠진 것처럼 어리둥절해진다.
심란한 마음을 추스르며 오남 시내로 내려가 이것저것 버스 편을 알아보다가 생각지도 않은 105번 버스를 타고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를 질주해서 금방 당고개 종점에서 내린다.
첫댓글 아침에는 홍릉에서, 오후에는 여인에게서,,,그 날 천마산에 사람이 많았는데 오후라 사람이 없네요
애들만 북적이단데요...
그년의 지지배는 왜 면박은 주고 지랄인지
20분도 전에 반대로 지나쳤는데 밑에서 만난 것 같아서...기분이 묘하더군요.
@킬문 얼마나 걱정 염려되었어면 ㅡㅡㅡ외지인이라서
데자뷰 같네요...^^
@킬문 링반데룽?
kkk면박도 당하시고
재미나는 시골입니다
오남 촌동네 저수지에 뭔 산책객들이 버글버글...
@킬문 그짝에 야생화가 많데요
저수지를 빙 도는 데크길이 있어서 걷기도 좋고 경치도 볼만하더군요. 데이트 하기도 딱이고...
전날 12시간 정도걷고
담날 10 시간씩이나~~ㅎㄷㄷ
톨님이올린 걸읍시다"대로라면
200살까징은 까딱 없을것같습니다.ㅎㅎ
집에서 놀면 병 나요...이제는 무릎이 안 좋을려나봐.
@킬문 증상이 있으면 정밀검사 받아보세요.
미루지 마시고요~
지난 번에 못본 꽃도 보이네요. 방장님 살살하세요.ㅋㅋ
놀러다닌 건데...
천마산을 오랬만에 보네요.모임에서 한번 가보아야 하는데~~~덕분에 잘 감상하고 갑니다ㅣ.
생긴 것도 멋지고근교의 명산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