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나와 멀지 않은곳에 사는 지인에게 밭을 반을 나눠 심기로 했다
내쪽은 밭길이도 좀 짧고 기존에 심어 둔것들이 있어 반에 반정도만 심는다고 볼 수 있다.
고구마, 땅콩, 참깨, 아스파라거스, 울금, 도라지... 하다보니 들깨는 3줄 정도의 밭이 남아있다.
지인은 9줄의 밭에 들깨를 심기로 했다.
같은 밭 같은 작물을 심게되는 경우가 많아 늘 같이 심게 된다.
나는 모종을 넘겨주고 지인은 이식을 하는 일을 하게 되었는데, 묘하게도 나의쪽 밭은 살아남은 모종이 많지 않다.
날도 뜨거운 탓도 있고, 속상해서 더 이상 심고 싶지가 않아졌다.
지인쪽의 들깨밭이다.
간간이 죽은 구멍도 보이지만 거의 살아난것 같다.
마침 날이 뜨거운데다 내쪽을 먼저 심는 바람에 더위를 더 먹기도 했겠지만
아무래도 남의것은 내것보다 대강 심지 않고서야 이렇게 다를수가 있나?
땅콩도 참깨도 같이 심었는데 번번이 이런식이어서 땜빵으로 심은 콩만 늘었다.
혼자 심은 고구마만 실수없이 제대로 잘 살아났다.
고구마는 시기적으로 좀 이른시기에 심은거라 타 죽을 일이 적어서도 그렇겠지만
같은 날, 같이 심은 작물은 차이가 나니 은근히 화가 난다.
내가 심겠다고 하면 너무 느려 답답하다고 바꿔주지 않아서 매번 담당이 같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참깨심을때는 씨를 너무 얕게 뿌려 싹이 더위에 지탱을 하지 못해 타 죽는 일이 많았다.
나중에 지인 밭은 내가 우겨서 조금 깊이 심어 성공적이었고
땅콩은 내가 모종을 키워 이식했는데 내가 뿌린거라고 내것부터 하는것이 이기적인것 같아
지인쪽부터 심다보니 내쪽은 모종이 모자라서 겨우 눈이 틘것을 이식하기도 하다보니 생장이 형편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년부터는 나 혼자 해야겠다
다른 사람에게 밭도 거저 빌려주고 울타리 쳐 주고 빈터는 시트깔아 풀걱정 없이 해주고
흙이 떨어져 풀이 나면 틈틈이 뽑아주는 일은 모두 내 몫인데,
지인의 밭쪽에 풀이 나면 내가 애가 탄다.
아무래도 잡초에 씨가 맺히기 전에 틈틈이 뽑아주지 않으면 아무리 덮어도 기어 나오는 것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멀칭하면서 눌러 놓는 흙에도 잡초가 무성해질테고...
멀칭이 바람에 날려 벗겨질까봐 누름흙을 만들자고 제안했더니
그렇게 안해도 된다며 기존에 내가 만들어 놓은 흙을 다 가져다 눌러 놓아
어느 바람부는 날 시트가 다 벗겨진채 울타리에 올라타 울타리가 다 자빠졌다.
울타리보수는 물론 누름흙을 더 만들어 꾸역꾸역 보수를 해야만 했었다.
비닐사서 누름흙을 만들자고 했더니 쓸데없는 일에 돈쓴다고해서
나 혼자 구입해서 나혼자 만들어 할 수 밖에 없었다.
보다보다 속터져서 풀뽑으러 오라고 보채야 겨우 와서 부랴부랴 뽑고 가니
밭 빌려주고 나면 일이 반으로 줄어 들 줄 알았는데 속앓이 더 늘었다. ㅠㅠㅠ
밭일도 줄고, 일도 나눠 할 생각으로 나눠준 밭인데,
비닐멀칭만 둘이 한것 말고는 모두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되었다.
좀 쉽게 살려다가 마음고생만 하는 한해가 되었다.
첫댓글 이럴때 속담이 죽 써서 개준다는 말이 적당한 말일지 몰겠지만... 아~ 사서 고생한다는 말도 . ㅎㅎ 혹 떼려다 혹 붙었다가 맞나? ㅎㅎ 왠지 약올리는 말만 한것 같네. 이 더위에 언니 할일만 더 늘었네..ㅜㅜ 언니 적당히 해~, 그러다 쓰러져...
네 말이 딱 맞다!
그친구가 빨리 대충하는 성격이라 같이 하다보면 적당히 할 수 밖에 없기는 해
몸이 힘들어도 성질껏 해야 되는데 내밭을 내뜻대로 못하니까 은근히 속상했어.
속상하시겟습니다.
같은 날 같이 심어도 제것을 먼저 심다보니 시행착오는 내쪽에서
보완한 방법은 그 친구 쪽에서 하다보니 일이 그렇게 되었네요.
워낙 일을 잘하는 친구라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제가 밭도 주고 도움도 주는 꼴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