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모임을 가졌던 7월의 어느 날부터 지금까지 정말 시간이
쏜살같이(진부한 표현이라 안 쓸려고 했는데 마땅히 생각나는게 없다)흘러간 것 같다.
잊을수 없었던 첫만남의 설레임, 그리고 만남을 한번 두번
더 갖을수록 돈독해지는 우리의 우정....
대부분 국민학교 시절에는 그다지 친분이 두터웠던 것은
아니었지만 졸업후 1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만났고
불확실한 지금의 우리의 상황이나 예전의 관계는 모두 떨쳐
버리고 상무국민학교 24회 졸업생이라는 공통된 가치 아래
똘똘 뭉쳐 진한 우정을 새삼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서서히 과도기에 접어들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병철이의 지적대로 작게는 카페 게시판의 사용
문제에서부터 크게는 우리의 초등학교 동창 모임의 의미에
이르기까지 지금부터 서서히 정립해 나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한국민의 냄비근성이 우리 모임에도 적용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너무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다. 무엇을 위해
달구어지는지도 모른채 마냥 활활 타오르고 있어 조만간
냄비에 그을음이 생기고 홀라당 타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이에 규환이의 생각에 덧붙여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1.정례화된 모임을 만들자.
인터넷 세상이 좋긴 좋아서 우리가 첫 만남을 가지는데
이 싸이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음> 카페> 동문회> 초등학교> 상무초등학교24회 졸업생 아래에
묶여있는 것은 왠지 뭔가 빠진듯 하다.
상무초등학교 24회 졸업생도 그리 나쁠건 없지만 우리가
정식으로 모임을 만들려면 사회적인 지위와 역할(?)이 있는지라 그럴듯한 이름 하나는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름 짓는 것은 그리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카페 게시판을 통해서 공모를 해서 가장 좋은 이름을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정기 모임에 대한 논의도 있을 때가 된 것 같다.
지금처럼 갑작스런 만남도 물론 좋기는 하다. 그리고 정기
모임이 생긴다고 해서 이런 만남이 없어져야한다는 것은
물론 더더욱 아니다. 물론 시간이 될때 마다 자주 만나는
것도 좋지만 12월 마지막 주말에 총동문 모임을 한다던지
이런 정도의 정리는 있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년에 한번 12월 말쯤에 총동문 모임을 갖고 수도권과 광주로 크게 나누어져 있으니까 한번씩
번갈아가면서 개최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규환이가 지적한 대로 우리의 모임이 단순한 우리의
친목에만 있어서는 그 의미가 조금은 퇴색될 듯 하다.
우리의 은사님들을 초청하고 우리가 이만큼 자랐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리 또한 의미가 있을 듯하다.
2. 게시판은 우리의 생각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활용하자.
요즘 게시판에 들어와 보면 어디에선가 퍼온 글로 온통
도배된 듯한 인상이 짙다. 물론 어떤 특정인을 비방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는 점 우리의 용녀는 잘 아리라 생각한다.
하나하나가 모두 친구들의 소중한 글이므로 물론 게시판에 올린 글에 경중을 따질 수는 없지만 병철이가 지적한대로 게시판이라는 곳은 우리의 생각을 공유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퍼온 글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많은 글을 올리는 바람에 병철이의 말대로 중요한 사안이 순식간에 뒤로 밀리는 바람에 간만에 들어온 친구들이나 잠깐 시간을 쪼개 들어온 친구들은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이곳 게시판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명작이나 명문이 아니라 우리 친구들의 숨결과 고뇌, 기쁨, 슬픔 등을 총망라한 감정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닌가 싶다. '구'의 글을 통해 불확실한 우리 친구들의 현재를 함께
느끼고 '민화'의 글을 통해 서울 타지 생활의 외로움을,
'희숙'이의 글을 통해 인간승리의 현장(수영 2M가 갔다는 글이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때론 정말 이 글이 친구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때 한번씩 퍼온 글을 올리는 것도 삶의 청량제가
되리라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용애의 글도
많이 있으니까.
이런 구구절절 넘 말이 많았군. 말 많은 것도 직업병이라니까.
우리의 만남이 한 1-2년 만났다가 헤어질 관계가 아니라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내맘속에 소중한 친구들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맘에서 두서없이 글을 써봤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많은 친구들이 비슷한 생각을
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좀더 진지한 논의는 담에 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