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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로도일대를 운항하는 유람선 금어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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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수 |
| 전라남도 고흥군 동일면과 봉래면을 이루는 섬 나로도. 기암괴석과 깨끗한 바다, 삼나무 숲, 유자나무, 계단식 논밭과 사철 따뜻한 날씨 등이 섬의 특징이다. 고흥읍에서 25㎞ 떨어져 있으나 12년 전에 내나로도에 이어 외나로도까지 연결돼, 나로도 선착장까지 가는 길에 그림같은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연결된다.
섬의 남동쪽엔 마치산(380m) 장포산(360m) 등 비교적 급경사의 산이 있고, 북서쪽은 200m 미만의 낮은 구릉지로 되어 있다. 북서쪽 해안에는 깊은 만과 돌출부가 있으며, 만 안에는 간석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남동쪽 해안은 암석해안으로 높은 해식애가 발달해 있다. 동백나무, 곰솔나무, 후박나무 등의 난대림이 자란다. 연근해에서는 삼치, 새우, 바지락, 꽃게, 도미, 등이 잡히고 김, 미역, 꼬막, 조개 등의 양식이 이루어진다.
나로도는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로 돼 있다. 원래는 나라에 바칠 말을 키우는 목장이 있어 나라도라 불렸으나 일본인들이 나로도(羅老島)라 개명한 이래로 나로도가 되었다. 섬 사람들은 '비단이 오래돼 흐물흐물 한 상태의 섬'이라는 의미를 원래의 이름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가 않다고 한다.
공기가 맑고, 기후가 온화하며 풍부한 먹거리로 넘쳐난 나로도는 한때 인구가 2만명이 넘었으나 현재는 약 5천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인공위성 발사기지 공사가 약 90%에 이르러 우주체험관, 청소년스페이스캠프 등이 완공되면 연간 약 150만명 정도의 관광객을 예상하고 있어 인구 증가가 예상된다고 한다.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하반마을에 건설 중인 우주센터가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13번째로 자체적인 발사장을 보유하는 나라가 된다. 다리가 개통되면서 개발이익을 계산한 외지인들에게 섬의 ⅓이 팔렸다.
나로도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나로2대교를 거쳐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 금붕어처럼 생긴 금어호의 선장 고정석씨의 섬에 대한 해박한 역사 해설과 명소자랑에 나로도의 경치가 한결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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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맷돌의 손잡이를 닮았다하여 이름붙인 곡두여 - 낚시꾼들의 천국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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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수 |
| 항구를 떠나 약 10분쯤 가자 낚시꾼들의 천국이라는 곡두여에 도착했다. '여'는 밀물 때에는 물속에 잠겼다가 썰물 때는 바닷물위에 드러나는 바위를 말한다. '곡두'는 맷돌에 곡식을 갈 때 윗부분의 돌에 끼고 돌리는 손잡이의 자루를 의미한다. 한때는 이 섬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했다가 지금은 해제되어 주말에는 전국에서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주로 잡히는 어종은 감성돔이다.
안내를 하는 선장은 나로도는 제주도와 더불어 양식을 금지하고 있단다. 양식을 하지 않아도 고기가 충분할 뿐만 아니라 바다 밑에 어마어마한 양의 바지락이 살아 바지락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란다.
살기 좋은 섬의 조건으로는 물이 풍부해야 한다. 이 섬에는 물이 풍부해 물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며 해안가에는 샘의 깊이가 7m에 달하는 민물샘이 있어 근방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은 물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옛날에는 머리 부스럼 치료에 쓰였던 약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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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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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수 |
| 두 개의 굴이 나란히 있는 쌍굴, 코 모양을 닮은 코굴을 지나 여자의 성기 모습을 닮은 여자바위를 지나 용굴에 이르렀다. 용굴은 깊이가 60m에 이르고 끝에 가면 자갈밭이 있어 일정기간은 생활할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이 일제의 강제징용을 피해 먹을 것을 배에 싣고와 숨어 지내다 일경이 가버리면 다시 돌아왔다는 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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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굴 - 일제 징용을 피해 마을주민들이 숨어 살았던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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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수 |
| 한참을 가니 멀리 태평양을 바라보며 지그시 눈을 감고 잠자는 듯한 모습의 사자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까이 가보면 각자 별도 모습의 바위들이 합성하여 이루어진 바위다. 우리 눈에 비친 사물이나 사람의 모습도 내 마음의 빛을 보내 되돌아온 모습을 그대로 본다고 하질 않는가? 대상을 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정견(正見)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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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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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수 |
| 5분쯤 파도를 헤치며 나가자 부처님이 합장을 하며 바다를 향해 서 있는 모습과, 세 개의 바위로 연결되어 흔들면 떨어질 수도 있다는 흔들바위 가까이 이르자 선장이 숙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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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경사면을 보면 합장하는 부처의 모습아래 흔들바위가 보인다 . 소나무가 보이는 10m 바로 위가 우주선 발사기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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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수 |
| "저 바위를 흔들면 떨어질까요? 안 떨어질까요?"
아무도 대답을 못하고 다들 궁리만 하고 있는데 선장이 답을 제시했다.
"지금까지는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았는데 내년쯤에는 떨어질지도 몰라요." "왜요?" "약 10m쯤 위를 보세요. 저기가 바로 인공위성 발사기지예요. 인공위성이 발사되면 그 진동으로 저 바위가 아마 무너질 것입니다."
재미있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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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록수림뒤로 나로도해수욕장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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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수 |
| 나로도해수욕장 바로 인근에는 동백나무, 구슬잣밤나무, 후박나무, 황칠나무, 감탕나무, 생달나무, 보리밥나무, 자금우 등의 상록수가 있어 전형적인 난대림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상록수림으로 난대림상(暖帶林狀)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학술적가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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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포해수욕장의 몽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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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수 |
| 유람선을 내려 10분 거리에 있는 염포해수욕장을 구경하러 갔다. 물기를 머금으면 새파랗게 되고 해가 뜨면 반짝반짝 빛나는 몽돌로 유명한 염포 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봉래산에는, 일본인들이 삼치를 가공하면서 시험림으로 심어놓은 80년 이상 된 아름드리 크기의 삼나무와 편백 숲이 유명하다.
돌아오는데 외초마을 입구에서 마을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마늘을 수확하고 있었다. 뽑아서 밭에 말리는 모습이 보기 좋아 사진을 한 장 찍겠다고 하자 막걸리에 바다에서 잡은 게무침을 권하며 송편을 권한다. 우리네 시골에 가면 어디나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씨들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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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늘 수확을 하고 있는 주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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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수 |
| 나로도하면 굉장히 멀게 느껴지지만 여수 돌산도와는 지척이라서 임진왜란 때도 수많은 병사들이 이순신 장군 휘하에 들어가 싸우며 공을 세웠다. 머잖아 11개에 이르는 여수 고흥간 연륙연도교가 완공되면 현재는 2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가 30분 이내로 단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