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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미국 워싱턴주 중부 |
경위도 | 서경 122°19′59″, 북위 47°36′35″ |
면적(㎢) | 369.2 |
시간대 | UTC-8, Summer:UTC-7 |
행정관청 소재지 | 600 4th Ave, Seattle WA |
홈페이지 | www.seattle.gov |
인구(명) | 620,778(2011년) |
미국 북서부 최대의 도시로, 캐스케이드산맥 서쪽 기슭 퓨젓사운드의 엘리엇만(灣)에 면한 아름다운 도시로 태평양안 북부의 중심을 이룬다. 미국의 도시 중 아시아 및 알래스카에 이르는 최단거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들 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문호(門戶)가 되고 있다. 북위 49° 부근에 위치하나 기후는 온화하며, 1월 평균기온 4.41℃로 서울보다 따뜻하고 7월은 17.61℃이다. 1851년 정착이 시작되었으며, 철도 개통 이전까지는 목재집산지에 불과하였으나 1884년 터코마와의 사이에 철도가 개통되고, 1893년 그레이트노던 철도의 기점이 되었다.
1896년 일본 선박의 입항(入港)을 시초로 무역이 발달했으며, 1897년부터는 유콘·알래스카의 골드러시에 의해서 금의 적출항, 상업의 중심지로서 번영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조선업,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항공기 제조, 조선의 대공장이 잇따라 건설되었으며 이에 수반하여 철강·알루미늄 공업도 활발하여 공업도시로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무역은 주로 알래스카·아시아를 향한 것으로 목재·수산물·과실·공업제품을 수출하며, 견직·목화·양모·펄프·석유 등을 수입한다. 그레이트노던·노던퍼시픽·유니언퍼시픽·캐나디언퍼시픽 등의 대륙횡단철도와, 주요 자동차 도로의 기점이다. 또한, 정기 연안항로뿐만 아니라, 외국항로 선박의 발착점이기도 하며, 1919년에 국제공항이 개설되었고 현재는 타코마국제공항(Takoma Int. Airport)이 있다. 1905년에 건설한 미국 최초의 시유(市有) 수력발전소는 시의 공업발전에 크게 공헌하였다.
시내에는 워싱턴대학·시애틀대학·성서연구소·시정참고도서관(市政參考圖書館)·맹인 전용도서판·시애틀미술관·어류박물관 등이 있으며, 서쪽에 올림픽 국립공원, 남동쪽에 해발 4392m의 레이니어 산이 있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오페라극장과 아이맥스 영화관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한곳에 모여있는 시애틀센터가 유명하며 이곳에 있는 높이 185m의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전망대가 있다. 치안이 매우 잘 되어있는 곳이며 미국 내에서 살기좋은 도시 2위에 선정되었다. 도심의 중심은 인터내셔널 디스트릭트(Int. District)라는 거리이며 차이나타운도 유명하다.
숲과 호수와 바다의 도시, 시애틀
[한국일보 조용식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4-03-12
태평양을 앞에 두고 하늘 높이 솟아 있는 빌딩들이 마천루를 환상적으로 만들어 주는
시애틀. 호수, 산, 바다로
둘러싸인 시애틀의 아름다운 자연은 미국의 어느 도시와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로 다가온다.
인디언 추장 이름 따서 '시애틀' 명명
시애틀은 미국으로 볼 때는 동양과 캐나다, 알래스카로 통하는 항구이자 관문으로, 북서부 태평양 연안 도시로서는 규모가 가장 큰 시애틀은 미국의 42번째
주인 워싱턴 주에 있다.
시애틀은 검푸른 엘리엇 만과 대형 담수호인 워싱턴 레이크 사이에 자리해 경관이 아름답고, 서쪽으로
겨울철 폭우로부터 보호해주는 올림픽 산맥, 동쪽으로 중부 대륙의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는 캐스케이드 산맥이
솟아 있어 미국에서도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불린다.
'시애틀'은 워싱턴 주가 되기 이전 그 지역 원주민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는 이 지역 땅을 '팔라'는
미 정부의 촉구에 "땅은 신성한 것, 하늘과 마찬가지로
팔고 살 수 없다. 땅은 사람의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의 것"이라며
호기롭게 대처, 당시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가
감동해 그의 이름으로 도시를 명명하고 친구가 됐는데, '시애틀'에는 '조정자'란 뜻이 담겨 있다.
시내 관광은 시애틀센터 전망대부터
숲과 호수와 바다의 도시 시애틀은 도시 자체가 휴양지이자 관광명소라 할 만큼 어디를
가도 조용하고 평화롭고 아름답다. 시애틀 관광은 근교를 포함, 보통 3박 4일로 잡지만 보기에 따라 일정은 다를 수 있다.
시애틀에서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시애틀센터다. 196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였던 곳으로
약 30만 평방미터 면적에 높이 185미터의 전망대 스페이스
니들과 오페라하우스 그리고 2개의 극장, 콜로세움, 음악·과학·어린이 박물관과
아이맥스 영화관 등 여러 공공건물들과 위락 시설들을 잘 갖추고 있어 시애틀의 대표적인 명소로 통한다.
누구든 시애틀에 오면 먼저 이곳 전망대에 올라 시의 동서남북을 조망하며 전체적인 감을 잡는 것이 순서다. 이곳 전망대에 서면 서쪽으로는 태평양으로 연결되는 푸른 엘리엇 만, 북쪽
바로 발 아래로는 거대한 담수호 유니언 레이크, 저 멀리 동쪽으로는 워싱턴 레이크, 남쪽 멀리로는 흰 눈을 덮어쓴 해발 4천392미터의 레이니어 산봉이 높이 솟아 있는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강 둘러보려면 반나절 정도 소요되지만, 곳곳에 있는 박물관까지 다 둘러보려면 하루만으로도
부족하다. 시내 웨스트 레이크 센터에서 이곳 시애틀 센터까지는 세계박람회 당시 만들어진 모노레일이 운행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3월에 시애틀을 여행한다면 이 지역의 특산 와인인 메를로와 까르베네 쇼비뇽을 비롯해 다양한 와인을 맛볼 기회가 주어진다. 3월 29, 30일 양일간 시애틀 센트리 링크 필드 이벤트 센터에서
열리는 '테이스트 워싱턴 2014(Taste Washington
2014)'가 바로 그것이다.
테이스트 워싱턴 2014에는 200개가 넘는
워싱턴 주의 와이너리가 참가해 세계적인 워싱턴 주 와인을 선보일 예정이며, 와인 시음과 함께 50여 개 시애틀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와인과 어울리는 특별한 음식도 만나볼 수 있다.
일반 방문자를 위한 Taste Washington 2014의 시음 행사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며 쉐프 또는 와인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VIP 테이스팅'은 오후 1시에
시작된다. 또 세계적인 와인 전문가들의 세미나도 함께 열려 와인 애호가들에게 워싱턴 주 와인의 매력을
알리는 유익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타벅스 커피 1호점과 재래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시애틀센터에서 나와 시내로 내려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둘러본다. 시내 관광 코스에 빠지지 않는 파이크 플레이스는 시내 1번가라 할
수 있는 퍼스트 애비뉴와 파이커 스트리트 사이 엘리엇 만을 끼고 자리 잡고 있는데, 신선한 생선이나
야채를 찾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재래식 시장이다.
1907년 개장했는데, 원래는 어시장이었으나 차츰 일반 물품을 파는 상점들로 변모했다. 80여 년 전에 세워진 네온사인 시계는 지금도 멀리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현재 이 시장은 2만8천328평방미터의 대지에 200개가 넘는 식당과 연어, 던지니스 게, 굴 등 신선한 어패류와 꽃, 액세서리, 공예품 등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휴일 없이 영업하고 주변의
식당은 밤늦게까지 문을 연다. 시장 앞에서 '거리의 악사'가 순번제로 하는 연주도 볼 만하다. 입구에 청동으로 '레이첼'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인근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벅스 커피 1호점이 있어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데, 커피와 함께 이 집에만 있는 오리지널 브랜드가 새겨진 머그잔 등 각종 기념품도 인기 쇼핑 품목이다. 때를 맞추면 이색적인 거리 공연을 볼 수도 있다.
3월에 시애틀을 여행한다면 이 지역의 특산 와인인 메를로와 까르베네 쇼비뇽을 비롯해 다양한 와인을 맛볼 기회가 주어진다. 3월 29, 30일 양일간 시애틀 센트리 링크 필드 이벤트 센터에서
열리는 '테이스트 워싱턴 2014(Taste Washington
2014)'가 바로 그것이다.
테이스트 워싱턴 2014에는 200개가 넘는
워싱턴 주의 와이너리가 참가해 세계적인 워싱턴 주 와인을 선보일 예정이며, 와인 시음과 함께 50여 개 시애틀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와인과 어울리는 특별한 음식도 만나볼 수 있다.
일반 방문자를 위한 Taste Washington 2014의 시음 행사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며 쉐프 또는 와인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VIP 테이스팅'은
오후 1시에 시작된다. 또 세계적인 와인 전문가들의 세미나도
함께 열려 와인 애호가들에게 워싱턴 주 와인의 매력을 알리는 유익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1934년 설립된 샤또 생 미셀은 역사와 규모, 품질
면에서 모두 1위를 자랑하고 있는 워싱턴 주의 대표적 와이너리로 'Wine & Sprit 으로부터 13대 와이너리로 선정되는 등 프리미엄 와인의 생산지로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애틀의 옛모습을 보려면 파이어니어 광장으로
시애틀의 옛 모습을 보고 싶으면 시애틀이라는 도시의 발생지인 파이어니어 광장으로 가면 된다. 독특한 모양의 토템 기둥이 있는 이곳은 미국 국가 지정 사적지로 시내 중심지 체리 거리와 1번대로 사이에 있는 작은 삼각형 모양의 광장이다.
독특한 모양의 토템 기둥이 있는 파이어니어 플레이스를 중심으로 19세기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건물들을 아직도 많이 볼 수 있는데, 1889년 6월
시애틀 대화재 때 불타버린 자리에 미술관, 화랑, 레스토랑, 골동품 가게들이 새롭게 들어섰다.
광장 가운데는 높이 18미터의 토템 폴과 인디언 추장 시애틀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인근에 스미스 센터, 언더그라운드 투어, 갤러리 등이 있어 시내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시애틀 서쪽에 있는 잔잔한 바닷가 워터프런트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엘리엇 만이 인접해 있고 남쪽으로 이어진 길 주변에 수족관 등의 볼거리가 많고 부두에서는 관광 유람선이 출발한다. 또 다양한 이벤트가 끊이지 않아 항상 활기가 넘친다. 워터프런트 스트리트 카를 타고 워싱턴 스트리트에서 벨 스트리트 사이 마음에 드는 곳에서 하차하면 된다.
덧붙여 시애틀은 알래스카를
운항하는 호화 여객선의 기항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에는 약 7만 톤 이상 되는 대형 유람선을 가까이서 보며 웅장한 규모 등을 가늠할 수도 있다.
시애틀에서만의 관광이 아쉽고, 시간이 허락된다면 인근의 명소로 넓혀보는 것도 좋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시애틀 인근 레드먼드 시에 본사가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캠퍼스라고 통칭한다. 127번 건물인 마이크로소프트
비지터 센터는 일반인들도 들어갈 수 있다. 최초 창업자들의 사진과 이름부터 회사의 발전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시애틀의 문화와 역동적인 젊음은 벨타운과 브로드웨이에서
시애틀은 세계적인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보잉사 그리고 전 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은
스타벅스와 아마존닷컴이 있으며 코스코, 노드스트롬 백화점과 T- 모빌사가
자리 잡고 미국 내 IT, 문화, 패션의 또 다른 아이콘이
시작되고 있는 역동적인 도시다.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시애틀의 문화와 젊음을 느낄 수 있는
도심의 명소가 벨타운과 브로드웨이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재즈바, 와인바, 레스토랑, 클럽 등이 많고 늦은 저녁까지 젊음의 활기가 넘쳐 흘러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다.
시애틀은 육상에서보다 바다 위에서 바라보는 게 더 아름답다. 일반 관광이나 점심 또는 저녁
식사를 겸한 유람선 투어가 인기인데, 매년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아고시 크루즈 유람선이 잘 알려졌고
또 편리하다. 12월의 '크리스마스 선상축제'는 특히 유명해 많은 관광객으로 붐빈다.
시애틀의 아름다운 야경으로 잠 못 이뤄
시애틀은 야경이 매우 아름다운 도시로
이곳의 야경을 감상하지 않고는 시애틀을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없다. 야경이 멋진 3곳이 있다. 먼저 케리 파크는 엘리엇 만과 다운타운을 배경으로, 시애틀의 상징인 스페이스 니들과 레이니어 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해질 녘 조명이 켜질 때가 좋다. 도심 북쪽 퀸앤 언덕에 있다.
그 다음은 첫 이주민 지역인 서부 알카이 포인트는 엘리엇 베이
너머로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일품 지역이다. 알카이 비치와 인접해 도로를 따라 다양한 레스토랑 및
카페가 즐비해 부차적으로 입맛을 즐길 수도 있다. 알카이 비치는 지역 주민들도 조깅을 하거나 캠프파이어, 카누, 서핑 등을 위해 즐겨 찾는 아름다운 곳이다.
마지막으로 북쪽 유니언 호숫가에 인접한 공원인 개스윅스 파크는 과거 열병합 발전소에서 1962년
공원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호수 안에 수많은 보트가 있고, 수상
도시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 축하 공연과 함께 많은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는 축제의 향연이 펼쳐진다. 세 곳 모두 도심에서 약 8 ~16킬로미터 떨어져 있는데, 대중교통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5~20분 소요.
가는 길: 시애틀까지는 대한항공이 주 5회 운항하고
있다. 소요시간은 약 10시간
시애틀... 인디언들의 영혼이 숨쉬는 위대한 자연
한경 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 [
기사입력 2007-10-31]
시애틀의 명소 파이오니아 스퀘어에 가면 인디언 추장의 흉상이 있다. 시애틀이라는
도시는 이 추장의 이름에서 따왔다. 바다 건너 알카이 비치를 향하고 있는 시애틀 추장의 얼굴에서 여유와
경외감이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1852년 미국정부는 13대 밀라드 필모어 대통령의 이름으로 북서부 최대 인디언 부족 스노쿠아미족
추장인 시애틀에게 서신을 보낸다. 유럽에서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미국정부는 이주민들에게 제공할
땅이 필요했고 그 서신에는 완곡한 표현으로 ‘땅을 팔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를 받아본 시애틀 추장은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내용만 놓고 보면 총만 겨누지 않았을 뿐이지 땅을 강제로 내놓으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애틀은 지혜로운 건강한 영혼의 소유자였던 것 같다. 그는
다음과 같은 서신을 미국 정부에 보낸다.
‘워싱턴에 있는 백인추장(대통령)은 우리에게
편지를 보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하늘을 어떻게 사고 팝니까. 맑은 대기와 찬란한 물빛이 우리 것이 아닌 터에 그걸 어떻게 사겠다는 것인지요. 우리는 이 땅의 일부요, 이 땅은 우리의 일부입니다. 향긋한 꽃은 우리의 누이입니다. 곰, 사슴, 독수리… 이 모든
것은 우리의 형제입니다. 험한 산봉우리, 수액, 망아지의 체온, 사람… 이
모두가 형제임은 두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결국 스노쿠아미족 영토는 미국정부에 강제 복속됐지만 자연을 사랑하는 그의 정신만은 꺾을 수가 없었다.
그의 편지는 현대 생태주의 연설문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꼽힌다.
그의 말처럼 시애틀은 자연이 살아 숨쉬는 그런 곳이다. 시애틀에 간다기에 톰 행크스, 맥 라이언이 주연한 영화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을 다시 봤다. 영화 속 사랑하는 부인과 사별한 톰 행크스는 자신이
살던 시카고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시애틀로 무작정 떠난다. 그 때 친구들의 반응이 재밌다. “시애틀 같이 일년 중 반이 비가 오는 데는 왜 갈려고?” 그리고
영화 속에서는 정말 비가 줄기차게 내린다.
실제로 시애틀은 1년 중 반 이상 비가 내리는 곳이다. 그것도
겨울에 말이다. 그러나 봄, 여름은 청명함 그 자체다. 애국가 3절의 첫 소절인 ‘가을하늘
공활(空豁)한데’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하늘이 선명하다.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차로 30분쯤 달리면 스노쿠아미 폭포를 만나게 된다. 220피트 높이의 이 폭포는 수력발전을 위해 만든 인공폭포로 유명하다. 영화
트윈픽스의 촬영지로 쓰여 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곳은 인디언 5000명을
몰살해 생매장한 가슴 아픈 곳이기도 하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터전을 빼앗긴 채 쓸쓸히 죽어가야
했던 인디언들의 눈물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시애틀 외곽에서 5번 도로를 타고 다운타운으로 향하다 보면 플루딩 브리지를 건너야 한다. 2.5킬로미터에 펼쳐진 이 다리는 해수면과 거의 나란히 있다. 중간에
차를 세워 내릴 수는 없지만 손만 뻗으면 북태평양 바닷물을 만질 수 있는 거리다. 플루딩 브리지 밖
바다에는 하얀 요트가 떠있다. 선선한 북태평양 바람 속에 느끼는 망중한이라. 부럽다는 것 외에 할말이 없다.
요트는 시애틀 사람들에게 최고의 레포츠다. 밸뷰 등 부자들이 모여 사는 곳에는 으레 요트 1~2대는 기본이다. 쉬는 날이면 시애틀 시민들은 요트에 먹을 것과 낚시도구를 실어 바다로 향한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하이댐 운하. 시애틀을 둘러싸고 있는 워싱턴 호수는 호수라고 하기도
그렇고 바다라고 하기도 그렇다. 민물과 바다가 만나 거대한 호수를 이룬 것이라고밖에 설명이 안 된다. 그래서 시애틀 시내를 다니다 보면 워싱턴 호수에서 개와 함께 수영을 즐기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그러나 하이댐 운하 밖은 북태평양이다. 요트족들이 바다로 나가기
위해서는 하이댐 운하로 모여야 하는데 워싱턴 호수와 북태평양은 수심이 다르다. 때문에 하이댐 운하에서
요트들은 물이 빠지고 찰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이댐 운하는 수심이 높은 워싱턴 호수와 상대적으로
수심이 낮은 북태평양을 구분하는 관문이다. 때문에 이곳에 가면 운하를 박차고 오르는 연어들의 힘찬 뜀박질을
볼 수 있다. 만약 좀 더 가까이 가서 연어를 구경하고 싶다면 하이댐 운하 내부에 마련된 연어 전시관에
가면 된다.
시애틀 추장의 영혼이 살아 숨쉬는 알카이 비치는 시애틀 사람들이 자주 찾는 명소다. 이곳에서
보는 다운타운의 석양은 사람의 마음을 절로 흥분하게 한다. 알카이 비치에서의 추억이 아쉽다면 인근 솔티스라는
레스토랑에 가보는 것도 괜찮다. 이곳은 미국에서 해산물 요리를 잘하기로 아주 유명하다. 매년 미국에서 발표하는 시푸드 레스토랑 50위 내 드는 곳으로 시애틀을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가보는 것도 괜찮다. 솔티스는 소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속편인 ‘메디슨 카운티의 추억’에 등장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이곳에서 주인공 킨케이드는 갈등을 겪던 아들과 바다를 보며 부자 간의 정을 다시금 느낀다. 솔티스에 가면 실내보다는 가급적 테라스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래야
선선한 바닷바람과 다운타운의 멋진 석양을 더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반드시 연어구이 그것도
자연산을 먹으라고 추천하고 싶다. 7~8월은 북태평양 연어들이 워싱턴 호수로 올라와 산란하는 시기이므로
자연산 연어 값이 그다지 비싸지 않다.
시애틀의 다운타운은 걸어 다니기가 좀 불편한 구조다. 경사진 곳에 조성돼 다운타운 전체를
돌아보면 다음날 다리가 상당히 뻐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비가 자주 오기 때문에 개폐식으로 지어진 미
프로야구리그(MLB) 팀 시애틀 매리너스의 홈구장인
세이프코필드도 다운타운 근처에 있다.
일반 사람들의 소박한 삶을 보고 싶다면 시장구경 만한 것이 없다. 시애틀도 마찬가지다. 도시 내 가장 큰 규모의 재래시장인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사람사는 정이 느껴지는 곳이다. 사시사철 무료공연이 끝이지 않는 이곳은 원래 바다에서 갓 잡아온 생선을 파는 어시장에서 출발했다. 그래서인지 내부는 마치 오래된 범선 내부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시장 중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연어 및 각종 생선을 파는
가게 직원들이 생선을 공중으로 던져 받는 간단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마치 배에서 내린 연어를 일사분란하게
전달하는 듯한 모습을 보며 시장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시민들과 어느새 하나가 돼 가는 모습이다. 살아있는
연어가 구경꾼들을 향해 던져지는가 싶어 잡아보니 연어인형. 상인, 구경꾼의
파안대소가 이어진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가격 흥정. 값이
비싸든 말든 물건을 사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난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는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 1호점이 있다. 1971년 문을 연 이 가게는 초창기 스타벅스 커피 맛이 궁금한 사람들로 매일 인산인해를 이룬다. 매장 안은 개장 당시 그대로의 모습이다. 커피에 문화를 접목시킨
오늘날 스타벅스 매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사실상 테이크아웃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이곳에 가면 기념품
하나 정도 사두는 것도 괜찮다. 이곳에서 판매 중인 기념품에는 초창기 스타벅스 로고가 찍혀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기념이 된다. 지금은 초록색이지만 초창기 스타벅스 로고는 갈색에 디자인도 굉장히 조잡하다. 그러나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곳만의 기념품. 희소성을 생각하면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로 넘쳐나서 그런지 스타벅스 1호점 주변에서는 문화공연들이 자주 열린다. 이날도 가게 앞에서는 흑인 5명이 모여 아카펠라공연을 열고 있었다. 어 모멘트 인 타임(A Moment
In Time)이라는 이름의 이
그룹은 이날 2시간 넘게 무료공연을 했다. 물론 한 손에는
자신들의 공식음반을 들고서 말이다. ‘마이 걸’ 등 귀에
익숙한 노래를 영혼의 노래인 아카펠라로 듣고 있노라면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거리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시애틀 추장의 말처럼 이곳의 가장 큰 볼거리는 바로 자연이다. 자연 그 자체를 가슴으로
느끼는 것, 이것이 바로 시애틀 여행의 백미다. 만약 화려한
네온사인이 그립다면 라스베이거스가 훨씬 낫다. 시애틀의 명물인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만이
시애틀의 밤하늘을 수놓을 뿐 나머지는 자연이 빚어낸 환상의 하모니 그 자체다. 달빛이 비추는 워싱턴
호수와 그 위에 정박돼 있는 하얀 요트들. 그것이 바로 시애틀의 밤을 잠 못 들게 하는 것들이다.
시애틀 관광명소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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