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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을 보내면서:
조성내(법사, 컬럼비아 의과대학 임상 조교수)
형님, 안녕하십니까.
제가 소학교 때, 한국의 봄은 나비의 등을 타고 온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에 와서 보니까, 미국의 겨울은, “할로윈 데이” (Halloween Day: 10월 31일)의 밤에, 마녀의 지팡이에 걸터 앉아서 오는 것 같습니다. 할로윈 데이가 오면 미국의 어린이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밤이면 마녀의 옷을 입고, 혹은 귀신의 얼굴 가면을 쓰고 다니면서 “켄디를 달라, 그렇지 않으면 못된 짓을 해버리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어른들이 켄디를 줍니다. 어린이들은 켄디를 받으면 즐거워합니다. 이렇게 해서 미국의 겨울이 시작합니다.
형님, 날씨가 추워지면 낙엽이 집니다. 저의 집 옆은 공원입니다. 공원에는 커다란 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낙엽을 치울 때 마다 저의 어렸을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그러니까 1953- 56년도, 저의 학교 운동장 주위에는 커다란 포푸라 나무들이 꽉 둘러 싸여 있었습니다. 낙엽이 지면 수많은 동네 어린이들과 아낙네들이 와서 낙엽을 다 끍어갑니다. 왜냐구요? 그 당시 한국은 아주 가난했었습니다. 긁어온 나뭇잎으로 부엌에서 밥을 해먹었습니다. 슬펐습니다.
형님, 과거는 항상 현재의 눈을 가지고 봅니다 현재 우리가 행복하면 과거는 다 행복해보입니다. 과거의 가난이 이제 와서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습니다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는 항상 슬픈 과거가 끼어있습니다.
형님, 벌써 12월입니다. 세월은 참 빨리도 흘러갑니다. 시간은 커피 브레이크(Coffee break)가 없습니다. 시간은 잠시도 쉬지를 않습니다. 만약 시간이 커리 브레이크를 갖는다면 아마 인간들은 더 서서히 늙어갈 것입니다.
형님, 금년에 제가 한 일 중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일은 제가 살을 뺀 것입니다. 1967년도에 미국에 올 때만 해도 저의 몸무게는 125 파운드 였었습니다. 빼빼했었습니다.
형님, 제가 125파운드라고 하니까 몸 무게가 어느 정도 되는지 감이 가지 않지오, 1파운드는 0.453 킬로그램입니다. 그러니까 저의 몸무게가 그 당시 56 내지 57 킬로그램이라는 말입니다.
미국이란 나라는 어딘가 좀 오만한 데가 있습니다. 세계 모든 다른 나라는 다들 킬로그램이나 센티미터를 사용하는 데 미국만 유독 그램(Gram), 파운드(Pound)며 야드(Yard), 마일(Mile) 이란 숫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부터도 혼동을 많이 느낍니다. 가령 기온도 한국에서는 섭씨를 사용하는 데 미국만이 유독 화씨를 사용합니다. 미국이 세계를 따라갈려고 하지 않고, 세계더러 미국식으로 하라고 강요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점이 미국의 나쁜 점인 것 같습니다.
저의 어머니가 미국에는 좋은 약이 많이 있으니까 약을 많이 먹고 살 좀 찌라고 당부했었습니다. 막상 미국에 와서 보니까, 의사로서 환자를 봐야만 하는 데, 영어는 서투르고, 아는 것은 별로 없고, 그러니까 하루 하루가 고통이 였었습니다. 이런 고통속에서 무슨 밥맛이 있었겠습니까. 밥을 먹지 않고 그저 담배만 피워댔습니다. 그랬더니 살이 찌지가 않았습니다. 아주 빼빼하게 더 말라버렸습니다. 세월이 약이라고 누가 말을 하데요. 세월이 흐르니까 미국생활에 적응이 되어갑니다.
1983년도에 골프를 시작했습니다. 1986년도에 담배를 끊었습니다. 담배끊고, 그리고 골프치면서 걸으니까, 밥맛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밥맛이 좋으니까 막 먹어댔습니다. 담배를 피울 때는 밥맛이 없었습니다. 배가 고파도 담배 한 대면 그만이 었습니다. 헌데, 담배를 끊으니까, 담배 대신 입속에다 뭔가 집어넣어야 만 했습니다. 군것질을 아주 많이 했습니다. 밥이며 빵, 과자, 과일 등을 닥치는 대로, 무엇이든, 입속에다 마구 갖다 집어 넣었더니, 살이 찌면서 몸이 불어났습니다.
가난과 여인의 몸무게는 반비례:
제가 어렸을 때 살이 찐 사람들을 볼 것 같으면 힘도 세 보이고, 건강해 보이데요. 그래서 기분좋아라 하고 막 먹어댔습니다. 그랬더니 175 파운드까지 불어났습니다. 50파운드가 더 늘어난 셈이지오. 뚱보가 되니까 아주 불편해요. 등이 가려우면 손이 미치지를 못해 긁어댈 수가 없습니다. 무거운 몸을 끌고 다니니까 무릎이 아픕니다. 살이 찌니까 저의 얼굴이 추남으로 변해버리대요. 저의 젊었을 때의 그 예쁜 얼굴이 어디론가 다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혈압이 올라갔습니다. X-ray찍어보니까 저의 심장이 커져 있었습니다. 은근히 겁이 났습니다. 큰 일 나기전에 무언가 해야겠구나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ㅇ고서, 금년 1월부터 살을 빼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걷기 운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음식조절을 해서 25 내지 30 파운드의 살을 뺐습니다. 살을 빼고 나니까 혈압도 내려오고, X-ray를 보니까 저의 심장의 크기가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형님 한가지 이상한 것은 미(美)라는 것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사고방식에 따라 변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살이 쪄야 아름답다는 사고방식을 가졌습니다. 그러니까 살이 찐 여인들이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미국에 와서 보니까 참 이상하게도 살이 살짝 마른 여인들이 더 예뼈보입니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살이 쪄야 예쁘고, 그리고 부자의 나라에서는 살이 빠져야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옛날, 가난했을 때의 유럽이나 아세아의 화가들이 그린 그림 속의 여인들을 보십시오, 아름다운 여인들은 다 살이 포동포동 쪄 있습니다. 헌데, 요사이 잘 사는 나라의 그림 속의 여인들은 다 빼빼 말라있습니다. 가난과 여인들의 몸무게는 반비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겨울은 살찌는 계절:
형님, 미국에서는 겨울 특히 추수감사절 (11월 마지막 목요일)부터 살이 찌기 시작합니다. 겨울에는 파티가 많습니다. 마냥 먹어댑니다. 한 겨울 동안 쉽게 5 내지 10 파운드의 살이 찝니다. 미국사람들의 50%가 과체중이고, 그리고 30%가 뚱보라는 사실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미국은 음식이 풍부한 나라입니다. 세계의 유명한 요리사들이 다 미국으로 모여듭니다. 서로 경쟁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냅니다. 한쪽에서는 안 먹을려고 안간힘을 쓰는 데, 요리사들은 아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진 자는 신세 망칩니다. 만약 요리사의 음식이 먹여지지 않으면 그 요리사는 쫓겨납니다. 만약 요리사의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대면 ‘우리’는 살이 쪄서 뚱보가 됩니다. 뚱보는 업신여김을 받습니다. 요리사하고 ‘우리’ 사이에 누가 이길까요. 둘이 다 이길 수 있는 묘한 방법은 없을까요? 가령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었는 데도 살이 찌지 않는 방법말입니다.
추수감사절이란 말이 나와서 한 마디 더 해보겠습니다. 미국의 인구는 3억입니다. 가령 열명이 한 마리의 터키를 잡아먹는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그러면 추수 감사절 하루에 3천만 마리의 터기가 죽습니다. 친구에게, 3천만 마리의 터키 영혼이 한꺼번에 어디로 가겠는가 하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터키 고기맛이 좋으면 천당으로 가고, 터키 고기맛이 좋지 않으면 지옥에 갈 것이라 대답합니다. 그래서 한 바탕 웃었습니다.
형님, 그래도 저는 겨울을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긴긴 밤에 책을 읽을 수가 있어 좋습니다. 이처럼 형님에게 편지를 쓸 수가 있어서 또한 좋습니다. 비디오 영화를 볼 수가 있어서 좋습니다.
비데오 영화에는 자막이 있습니다. 자막을 읽으면 속독술(Speed reading)이 늘어납니다. 저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지 않습니다. 극장에는 자막이 없습니다.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온 비데오 영화는 무료입니다. 자막이 있습니다. 영화는 재미가 있어 좋고, 자막을 읽음으로 해서 속독술을 단련시킬 수가 있어 좋고, 영어공부가 되기에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겨울이 되면, 일주일에 적어도 두 세 개의 비데오 영화를 꼭 봅니다.
형님, 이번 겨울에는 컴퓨터를 배울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두 달 전에 원도우 XP 컴퓨터를 하나 샀습니다. Dummies (바보들)를 위한, 750 페이지나 되는 컴퓨터 책도 한권 샀습니다. 첫 페이지부터 서서히 그리고 자세하게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컴퓨터 학원에 나가 컴퓨터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할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왜 그러는 줄 아세요? 컴퓨터가 고장났을 때 아들녀석에게 좀 가르쳐 달라고 말하면 시간이 없다는 등,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저를 도와줄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자식들을 교육시키기 위해서 비싼 돈을 들여 대학까지 보내주었는 데도, 자식들이 제 말을 고분고분 들어주지를 않습니다. 허지만,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자식을 어떻게 합니까, 불효자식이라고 고함을 질러준다고 해서 해결된 문제도 아니고 ---, 그래서 제가 컴퓨터에 대해 공부해버리기로 작정해버렸습니다.
요사이의 결혼:
어제 친구 딸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성당에서 결혼했습니다. 성부 성자 성신의 이름으로 신부(神父)가 젊은이들의 결혼을 축하해드리데오. 아름다운 광경이 였습니다. 이 두 부부가 앞으로 잘 살기를 관세음보살님께도 제가 빌어 주었습니다.
형님, 현실은 불행하게도, 미국에서는, 결혼 후, 2년내로 대략 40%의 부부들이 이혼을 하게 됩니다. 10년 전에는 이혼율이 50%였었는 데, 이제는 40%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허지만 40%도 엄청나게 많은 숫자입니다.
어떤 친구의 아들은 시카코에서 결혼했습니다. 한달 후에 뉴욕에서 또 결혼식을 거행하기로 했습니다. 헌데, 뉴욕 결혼식을 취소했습니다. 알고 보니까, 시카코에서 결혼 한 후, 일주일도 못 되어서 이혼을 했답니다. 이처럼 일주일도 못되어 이혼하는 예는 극히 드뭅니다 만.
한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칼리포이나에서 결혼식을 갖었는 데도 또 뉴욕에서 결혼식을 갖습니다. 어떤 젊은이들은 한국에서 결혼을 합니다. 한국에서 결혼을 했으면 그만인데도, 미국에 와서 다시 결혼식을 갖습니다. 결혼식을 두 번을 갖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더러 있습니다. 결혼 한 번 하는 데, 비용이 꽤나 드는 데, 결혼식을 두 번이나 거행하는 사람들을 볼 것 같으면,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결혼식 두 번 갖는다고 해서, 이혼율이 죽어드는 것도 아니고, 결혼식을 두 번 갖는다고 해서, 결혼 후 더 잘 사는 것도 아닌데도, 어떤 사람들은 결혼식을 두 번씩이나 갖습니다.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어떤 젊은이들은 결혼을 미국식으로 했으면 그만인데, 미국식으로 결혼을 하고 난 후, 폐백드린다고 해서, 다시 한국 예복인 사모관대를 입고서, 다시 결혼식을 거행합니다. 왜 두 번식이나 결혼식을 거행해야 하는지 이것도 저한테는 수수께기 입니다.
미국에서는 이혼을 하게 되면, 여자 남자가 재산을 둘로 나누어 갖습니다.
6개월 전에, 친구인, 미스터 김의 딸 결혼식에 참석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미스터 김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신랑의 집이 부자였습니다. 신랑은 자기 아버지로부터 80만 달라의 유산을 물러 받았답니다. 신랑이, 결혼하기 전에, 신부 (미스터 김의 딸)에게, 만약 이혼할 경우, 이 80만 달라의 돈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말라, 쉽게 말하면 이 80만 달러를 둘로 나누어 갖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80만 달라에 대해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는 “결혼전 계약”에 사인을 하라고 하더랍니다. 신부는, 기분상하지만, 할 수 없이 사인을 했답니다.
형님, 미국의 부자들은, 결혼하기 전,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산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말라는 “결혼전 계약”을 많이 맺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흔한 일이니까 이제 와서는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는 이혼할 경우, 위자료를 얼마큼 달라고 미리서 계약을 해놓고 결혼을 하기도 합니다. 잘 알려진 예로는, “시카코”라는 영화에 출연한 케더린 세다-존스는 유명한 영화배우 마이클 다크라스가 청혼해 왔었을 때, 이혼을 할 경우, 그 액수는 잊었지만, 하여튼 엄청난 돈을 준다는 결혼전 계약을 맺고서,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만약 마이클 다크라스가 세다-존스하고 이혼할 경우, 결혼전 계약서에 적힌 대로 그 액수의 돈을 줘야만 이혼이 성립된다는 말입니다. 이혼을 전제로 하고 난 후 결혼을 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모순 같지만, 그래도 이게 현실입니다. 하리우드에서는 많은 유명한 배우들이 가끔 이혼하고 재혼하니까, 세다-존스처럼 결혼하기 전부터 이혼금 부터 정해놓으면, 이혼을 해야만 할 경우, 법정에서 찍고 받고 싸울 필요가 없어 오히려 좋은 것 같습니다. 마이클 다크라스하고 세다-존스는 결혼해서 아들 딸 낳고, 지금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만, 누가 압니까. 언제 이혼할지?
형님, 여기에서 제가 말을 하고자 하는 점은, 옛날에는 결혼하면, 싫으나 좋으나, 죽을 때까지 같이 살아야만 했었습니다. 헌데, 요사이의 젊은 부부의 사고방식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결혼에 대해 책임감이 많이 박약해진 것 같습니다. 어느 결혼식에 가보아도,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성할 때나 아플 때나, 일생 신의를 지키며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할 것을 약속합니다” 하고 맹세를 합니다. 헌데, 결혼 한 후 2년 내로 40%가 이혼을 합니다. 이혼을 할 때는 그냥 점잖게 이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온갖 욕질을 하면서 추악하게 이혼을 합니다.
이혼하는 40%의 부부는 “일생 신의를 지키며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할 것을 약속한다” 고 한 결혼서약을 어긴 것입니다. “일생 동안 같이 산다”고 해놓고, 이혼을 했으니까 결국은 결혼서약에 대해 거짓말을 하게 된 셈입니다.
결혼식 때, 40%의 신혼부부에게 왜 거짓말을 하게끔 해야 합니까? 거짓말을 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기는 있습니다. 결혼식 때, (‘괴롭고’ 그리고 ‘아플 때’ 라는 말을 싸악 빼버리고), “즐겁고 성할 때만 신의를 지키며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하고 같이 살겠습니다” 하고 맹세를 하게끔 합니다. 나중에 이혼을 할 경우, 즐겁고 성할 때만 당신을 사랑한다고 약속을 했으니까,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닌 것이지오. (형님, 농담입니다)
미래의 결혼:
형님, 미래의 결혼에 대해 혼자서 상상해보았습니다. 아까도 말했습니만, 결혼한 후 40%가 이혼을 하게 되고, 그리고 많은 부자들이 “결혼전 계약”을 맺고 있으니까, 앞으로는 아예 처음부터 결혼전에 미리서 이혼까지 약속해버립니다. 가령, 우리가 결혼해서 2년만 같이 산다. 혹은 5년만 같이 산다. 그리고 헤어진다. 헤어질 때는, 네 물건은 네가 가져가고, 내 물건은 내가 가져간다, 현금은 둘로 나누어갖는다, 자녀가 생길 경우에는 양육권을 누가 갖을 것이고, 자녀 양육비는 누가 얼마만큼 줄 것이고, 등등 미리서 결혼계약을 맺습니다. “일생 신의를 지키며”, 여기서 “일생”이란 말 대신에, “우리는 2년 간 만, 혹은 5년 간 만 신의를 지키면서, 당신을 사랑하고 그리고 당신하고 같이 산다”는 문구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처럼 얼마 동안 같이 살 것인가 미리서 계약해놓고 난 후, 결혼식을 갖습니다.
결혼 계약이 끝난 후에 서로 마음에 들면, 얼마든지 결혼기간을 다시 연장할 수가 있습니다. 같이 살아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약대로 헤어지면 됩니다. 이혼하자고 가정싸움을 해야할 이유가 없어 좋습니다. 이혼비용이 들지 않아서 좋습니다. 헤여질 때 속이 상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런 결혼 계약이 오히려 현실적이고 그리고 실용적일 것입니다. (농담입니다)
형님 왜 제가 이런 말을 하는 줄 아십니까?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결혼비용이 대략 5만 불(佛) 내지 10만 불이 듭니다. 미국의 중류급이 일년에 5만 달라를 법니다. 일년의 총 수입이 하룻저녁의 결혼비용으로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물론 가난한 사람들의 결혼비용은, 아마 2만불 내지 3만불이 소요됩니다. 결혼하고 나서, 자식을 하나 둘 정도 나아보십시오, 그리고 이혼을 할 경우, 이혼비용이 또한 꽤 많습니다. 이혼비용이 싼 것이 아닙니다. 제가 아는 어떤 사람은 홧김에 이혼을 했기에 너 죽고 나 죽자 하는 식으로 법정에서 싸움을 하다 보니까, 물론 변호사들이야 돈을 벌어서 좋지만, 당사자들의 이혼비용이 2만 달러 3만 달라까지 올라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결혼 이 삼년 간에 결혼비용 5만달라 내지 10만달라 그리고 이혼비용 1만 달라 내지 2만 달라가 소요된다면, 결혼도 일종의 사업인데, 저의 생각으로는, 크게 밑지는, 크게 손해보는 사업이 되고 맙니다. 밑지는 장사를 왜 해야합니까.
여자들끼리 만!:
어제 결혼식에서, 저의 친구를 만납습니다. 이 친구의 아내는, 그냥 미세스 김이라고 불러봅시다. 미세스 김은 아주 절실한 가톨릭 신자입니다. 몇 개월 전에, 미세스 김은 저의 아내한테, 저를 떼어놓고, 이스라엘에 있는 성지 구경을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성지구경을 가면 미세스 김이 저의 아내한테 무언가 아주 중요한 것을 보여주고 가르쳐 주겠다고 했답니다. 아내는 미세스 김하고 같이 성지구경을 가기를 원했습니다. 허지만 제가 거절을 했습니다. 성지구경을 가면 남편인 나하고 같이 갈 일이지, 왜 미세스 김하고 같이 갈려고 하느냐고 오히려 따졌지오. 미세스 김하고 같이 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저부터도 이스라엘의 성지를 구경가고 싶었습니다만, 이스라엘은 파레스타인하고 싸우고 있고, 그리고 가끔 미국사람들이 이스라엘에 관광객으로 가서 총에 맞아 죽었다는 신문 보도를 듣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여행하기에는 아직까지는 안정치가 못해서 가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어제 결혼식 피로연에서 미세스 김이, 제 아내를 자기하고 같이 가지 못하게 했다고 저더러, “닫힌 사람이라는 등, 성숙되지 못한 사람이라는 등, 아내를 가두어놓고 사는 속 좁은 사람이라는 등” 욕을 하지 않아요. 별놈의 여자 다 봤어요.
만약 내가 미세스 김이 원한대로, 내 아내하고 같이 여행을 떠나게 허락해주었다면, 미세스 김은, “닥터 조는 아주 좋은 사람이예요” 하고 칭찬했었을 것입니다. 자기 마음대로 해주면 좋다고 하고, 자기 마음대로 해주지 않으면 욕질하고---, 이게 보통 사람들의 심리인 것입니다.
아내가 미세스 김한데 같이 가지 못해서 죄송해요 하고 사과를 하니까 미세스 김이, “괜찮아요, 다행히도 내 남편이 같이 가 주어서 괜찮았아요” 하고 말합니다. “다행히도 그녀 남편이 같이 가주어서 괜찮았았다”고 말합니다.
미세스 김의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저의 아내한테 이스라엘에 같이 가자고 한 이유는, 혼자 가기에 심심하니까, 저의 아내한테 같이 가자고 한 것입니다. 자기의 심심풀이를 위해서 남의 아내를 데리고 여행을 가겠다는, 배짱좋은, 어찌보면 염치없는 여인입니다.
욕을 얻어먹고 나니까 저도 화가 났습니다.
“당신은 가히 좋은 사람은 아니군요. 당신 혼자 여행하는 데 심심하다고 해서 내 아내를 데리고 갈려고 하고, 그리고 못가게 하니까 나를 속좁은 사람이라고 욕을 하는 당신의 심보는 좋지가 않습니다. 당신의 심심풀이를 위해서 내 아내를 데리고 갈려고 하는 짓은 나의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가 됩니다. 당신 죽어서 천당가고 싶으면, 괜히 남의 가정을 파괴할려고 하지 말아요”
“나의 가정을 파괴할려고 하지 말아요” 하고 한 마디 내뱉고 나니까, 속이 후련해짐을 느꼈습니다.
형님, 근래에 이상한 유행이 퍼지고 있습니다. 살짝 늙은 여자들, 그러니까 나이가 55세 내지 65세 된 결혼한 여인들이, 은퇴해서 집에서 놀고 있는 남편을 혹은 일하고 있는 남편을 집에 홀로 남겨 두고, 여자들끼리만 일주일 내지 2주 일 씩 여행을 다닙니다. 유행치고는 묘한 유행입니다. 두달 전에 카나다 칼고리Calgary) 지역에서, 남편을 집에다 놔두고, 여자들끼리만 여행 다니는 두 셋의 여인을 만났습니다.
“남편하고 같이 여행다니면 뭐가 나쁘다고, 여자들끼리만 여행을 다니십니까?”
“남편하고 같이 여행 다니는 것이 나쁠 것이야 없지오. 허지만, 여자들끼리만 돌아 다니면 더 재미가 있어요”
“남편의 식사문제는 걱정이 안 됩니까?”
“남편이 알아서 해결하겠지오. 굶어죽지야 않겠지오”
“당신 남편이 다른 여자하고 바람을 피우면 어떻할려고 합니까?”
“저의 남편은 바람 피울 사람도 아니고, 설령 바람피우면 피우라고 하지요 뭐”
말하는 투가 “No problem”이라는 식이다. 어찌보면 남편에 대한 정이 없다는 식이다.
뉴욕에 돌아 온 후, 카나다 칼고리에서 만난 여인의 남편에게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내가 칼고리에서 돌아온 후, 이 삼일 후에 또 한국에 나가버렸다고 말합니다. 지금 혼자서 사는 데, 집에 아무도 없으니까 집에 들어가기가 싫다고 말합니다. 밥은 매일 식당에서 사먹고 있다고 합니다. 어딘가 초라하게 보이데요.
이런 초라한 신세가 되고 싶지 않아서, 아내한테, 어디를 가든 나하고 같이 가야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만약 아내가 고집을 피워서, 저 없이, 다른 여자들하고 어울리어 여행을 가버린다면? 형님, 어떻게 하지요? 만약 아내가 다른 여자들하고 어울리어 며칠간 여행을 가버린다면 그건 참 큰 문제입니다. 아내를 때려 줄 수도 없고, 아내 앞에 무릎을 끊고 앞으로는 다시 그런 짓 하지 말라고 빌고 애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여행을 잘 다녀왔느냐고 물어본 후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도 없고, 왜 나를 버리고 다른 여자들하고 돌아다녔느냐고 따지면서 가정싸움을 벌릴 수도 없고, 홧김에 이혼할 수도 없고, 다 늙은 주제에 다른 여자하고 바람을 피울 수도 없고, ---, 형님, 어떻게 했으면 좋을까요? 그러지 않기를 빕니다만, 만약 아내가 다른 여자들하고 여행을 떠난다면, 그때가서 서서히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보죠.
형님 너무 길어서 편지를 그만 줄여야 겠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참선을 하면서 신심을 닦아가고 있습니다. 형님, 새해에는 형님이 하시는 일에 관세음보살님의 가호가 있기를 빕니다. 형님 건강하게 사십시오. 연락을 바랍니다.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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